지난 몇 년간 반목과 질시의 고질적인 악순환에 휘말렸던 대구 섬유업계에 화합과 단결의 훈풍이 불면서 오랜만에 평화가 정착되는 반가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대구 섬유업계는 직물과 염색 그리고 직물업계 중진끼리의 대립과 갈등이 반복되면서 내편촵네편으로 갈라져 심한 내홍을 겪었는데 최근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선출을 계기로 지도자들 사이에 뿌리 깊은 앙금이 봄눈녹듯 녹아 내리고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대구 섬유업계가 일부 개성강한 지도자들의 독선과 아집으로 지역섬유업계를 양분시킨 것은 물론 지지하는 중진들의 대리전도 그 도가 갈수록 심해 볼성사나운 모습을 연출해 왔으나 노희찬 삼일방직 회장의 상의회장취임과 권성기 태왕회장의 경영자협회회장 선임 내정을 계기로 종전에 볼수 없던 화합과 단결의 진면목을 보이고 있다고. 특히 노희찬 신임 대구상의회장은 사실상 승리자라는 입장을 낮추고 자신을 만장일치로 추대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준 권성기회장의 대승적결단을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는 것. 또 권회장 뿐 아니라 권회장 지지자들에게도 조금도 구원을 표시하지 않고 적극 포용함으로써 그릇 큰 지도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 더욱이 지난 8일 낮 대구경제계는 물론 광역단체장, 관계, 학계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구상의회장 취임식에서 그의 연설솜씨와 노련한 운영에 참석자들 모두가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내 대구 경제계 수장(首長)으로서 노희찬회장 시대를 화려하게 개막. 그는 이튿날인 9일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대구상의주최 김중권 민주당 대표 최고위원 초청행사에서도 무려 700여명의 지역대표 등을 초청, 성대한 행사를 노련하게 진행해 참석자들로부터 지도자로서 능력과 덕목을 확인받기도. 이같은 분위기속에 그동안 대표적인 라이벌이었던 권성기 회장도 자신의 표현대로 대구경제계가 안고있는 고질적인 불신과 반목을 씻고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한 자신의 결단대로 행동으로 이행. 권회장은 실제 8일 노회장 취임식날 일부러 참석, 많은 참석자들이 지켜본 가운데 축하하는 것은 물론 만나는 사람마다 노회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적극 협력을 다짐해 대구 경제계의 분위기가 완전 반전되고 있는 느낌. 특히 대구의 섬유단체장들도 하나같이 노회장과 권회장 두사람의 돈독한 화해와 단결을 주문하면서 다각적으로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어 더욱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 대구경제계의 원로인 경영자협회 김용기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자연스럽게 권성기회장 추대론이 제기돼 23일 열릴 총회에서 권회장이 만장일치 추대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는 것. 이번 권회장의 경영자협회 회장 추대는 대구섬유단체장은 물론 그동안 상의회장선출을 놓고 다소 소원해졌던 함정웅 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 등이 앞장서 추대하는 모습을 보여 지역섬유업계의 단합을 더욱 고조시키기도. 대구섬유업계의 화합과 단결의 징후는 상의회장선출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에 앞서 이뤄진 대구촵경북견직물 조합의 새로운 이사진 구성에서부터 확연하게 드러나기도. 지난 2월 19일 열린 견조총회에서 하영태 이사장은 종전 16명의 이사를 29명으로 늘리면서 2년전 이사진 구성에서 빠진 중진들을 대거영입. 이들 중진 이사들은 3월 9일 아침 대구프린스호텔에서 상견례를 갖고 다시한번 화합과 단결을 과시해 2년전 이사진 구성에서 발생했던 잡음을 완전 해소시키면서 대구섬유업계의 진로설정을 위해 적극 협력을 다짐하기도. 또 하나 대구 섬유업계의 독특한 장점은 섬유단체 정기총회때 지역 섬유단체장 모두가 행사에 참석, 축하하는 보기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남의 단체총회를 소닭보듯하는 서울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아무튼 대구섬유업계가 내편촵네편으로 갈려 심한 내홍을 겪던 지난날의 오류는 새천년 새봄을 맞아 말끔히 해소되고 화합과 단합을 과시하는 새로운 분위기로 탈바꿈한데 대해 대구섬유업계는 물론 서울에서도 갈채를 보내고 있다. <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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