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마사 반덤핑 제소를 둘러싸고 면방업계와 실수요업계간에 각을 세우는 대치국면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대표적인 사령탑인 해당 단체장이 가까운 친인척관계여서 당사자들이 곤혹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어 화제. 이는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산 코마사에 대해 덤핑제소를 단행한 대한방직협회의 김영호 회장과 실수요업계를 대표해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는 한국의류산업협회 김운렴회장이 가까운 외사촌 형제이기 때문. 바로 김영호 회장의 부친인 고(故) 김형남 일신방 창업주는 김운렴 회장 어머니의 친동생으로 김운렴 회장(64)은 김영호 회장(57)의 외사촌형. 이미 두분 모두 작고했지만 형 김형남 회장과 김운렴 회장 부친인 김계호 회장은 친처남 남매간으로 큰 인물이 많이 나기로 유명한 평양 인근 강서에서 태어나 남한으로 내려왔으며 자식들인 외사촌간에도 우애가 유난히 두텁기로 소문난 사이. 김영호 회장의 부친인 김형남 회장은 서울 공대 전신인 경성고공(京城高工) 섬유공학과를 졸업, 면방직 분야의 대표적인 기술자로 활약하다 해방 이후 주일공사를 거쳐 정계에서 활약하던 고 김용주 전 전방 창업주(초대경총 회장)와 함께 광주소재 당시 일본계 동양방 공장을 공동 인수, 일신방과 전방으로 나누어 독자경영을 해온 면방업계의 대표적인 거물. 김형남 회장이 광주는 물론 전국의 대표적인 기업의 하나였던 일신방직 광주공장을 경영하는 것을 계기로 조카인 김운렴 회장이 성장기시 한때 광주고에서 수학했으며 그 후 서울 용산고와 숭실대를 나와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수학하는 기간에도 광주에 자주 오갈 정도로 각별한 관계. 자연히 부모가 이북에서 내려와 남한에서 사업을 하며 성공한 과정에서도 이들 외사촌 형제간에 각별한 우애를 과시했으며 성장과정뿐 아니라 지금도 이들의 우애는 남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이 각별한 우애를 과시해 온 김운렴 회장과 김영호 회장은 최근 면사 덤핑제소 문제가 불거지면서 두 사람 모두 말못할 마음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 이는 면방업계를 대표해 덤핑관세부과를 위해 초강수를 두고 있는 김영호 회장과 실수요업계의 생사가 걸려있는 중대사안이라며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있는 의류산업협회 김운렴 회장간에 빚어진 업종간의 대립 때문. 김영호 회장은 "일신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죽어가는 국내 면방산업을 위해 덤핑관세 부과를 꼭 관철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고, 김운렴 회장은 "내 개인보다 수출경쟁력에 치명타를 입게 될 제품수출업계를 위해 일전불사"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 따라서 이들 양 단체장은 친인척이란 소아를 버리고 각기 소속업계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는데 오히려 이들 관계를 알고 있는 업계 일각에서 "개인적으로는 못할 일"이라며 동정하고 있는 상태. 그러면서도 김운렴 회장과 김영호 회장은 코마사 덤핑제소에 따른 양 업계가 부딪히는 장소에는 가급적 막닥뜨리지 않을려고 피하는 모습이 역력. 지난번 파레스 호텔에서 열린 전임 신국환 장관주재 섬유산업 정책 간담회에도 김운렴 회장이 미국출장을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의류업계 대표들이 뜨거운 감자인 면사덤핑 제소를 놓고 김영호 회장과 대리전을 치르기도. 또 지난 16일 열린 섬유산업연합회 회장단 회의 때도 공교롭게 김운렴 회장은 일본 출장중으로 불참하는 바람에 껄끄러운 대좌를 피하기도. 아무튼 자신이 속한 업계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4촌 형제간에 날카롭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이들 두 단체장을 향해 섬유업계는 "천륜의 정이야 금이 갈 수 있겠느냐"며 그래도 "업계가 그들에게 못할짓을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위로하기도. <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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