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의 패션 디자이너를 육성한다는 취지아래 지난해 야심차게 출발했던 '월드 디자이너' 지원 사업이 내년부터 자칫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한국패션협회와 이 사업을 공동 주관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진흥재단이 잡음이 많다는 이유로 슬그머니 발을 빼려 하고있고 예산을 지원하는 산자부 역시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이와관련 원대연 패션협회 신임회장은 지난 24일 취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국가 대표급 디자이너를 선정해 이들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키우겠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지난해 처음 실시한 '월드 디자이너' 선정작업이 평지풍파만을 일으켰다"며 "나 자신도 선정작업에 참여했던 사람이지만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망라돼 수차례 논의 끝에 결정한 일이면 결과에 승복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못하고 온갖 잡음만 무성했다"고 말했다.결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보니 자연 정부쪽에서도 자금지원을 중단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를 육성하겠다며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업계의 분열만을 초래하고 좋은 소리를 못들을 바에야 아예 사업자체를 취소하는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업계관계자는 "지난해 첫 주자로 김지해 문영희 홍은주 등 3명의 디자이너가 선정됐는데 이에 탈락한 디자이너들이 도대체 선정근거가 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면서 "이렇게 3명씩 뽑아 10년정도 지나면 자격을 갖춘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을텐데 자기가 먼저 하겠다고 나서다 보니 일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가 없다"고 아쉬워했다.하지만 이날 원대연 회장은 "산자부에서 월드디자이너 육성사업을 백지화한다고 공식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다"며 "업계의 중지를 모아 앞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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