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중합능력 825톤을 보유한 대한화섬(대표 이상익)이 지난 2일 일산 465톤 규모인 PSF 중합노의 불을 끊다. 그리고 일산 360톤 규모 PEF는 일산 200톤 수준으로 가동률을 낮추는 한편 경쟁력이 없는 PEF 생산은 과감히 중단시키는데 이어 당분간 칩 생산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규모 중합가동 중단과 함께 600명에 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겠다고 노조에 통고했다. 대한화섬이 폴리에스터사업 철수를 전제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국내 PET산업 전반에 걸쳐 지각변동의 회오리를 예고했다. 특히 대한화섬의 이 같은 조치는 그 동안 무한경쟁으로 치달아 온 국내 PET산업의 경쟁력이 바닥국면에 도달한 것을 정조준했다는 측면에서 향후 대한화섬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화섬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한화섬의 조치는 화섬산업에 대한 제2의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하고 대한화섬의 결단은 모기업인 태광산업이 배후에 있다는 점에서 가능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97년 IMF 이후 정상 화섬업체들이 워크아웃·화의 등을 통해 연명하는 화섬업체와의 경쟁에서 대부분 골병이 들대로 든 데다 최근 중국과의 경쟁은 더 큰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번 대한화섬의 자발적인 사업철수는 타 화섬업체들에게 무언의 경고로 부상하고 있다.한편 대한화섬의 갑작스런 PSF 및 PEF 생산중단으로 이를 사용해오던 관련 직물업체들이 원사를 구하지 못해 아수라장 분위기로 돌변했다. 특히 타이트한 수요를 보여 온 50D 및 ITY는 극심한 구득난을 보이고 있다. 직·편물 등 수요업계는 "구조조정이든 사업철수든 어떤 의미를 갖던 생산을 중단하면 사전에 통고해 주는 게 상도의가 아니냐"며 "이미 받아놓은 오더의 수출납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원사를 구하지 못해 꼼짝없이 클레임을 당하게 됐다"고 대한화섬의 돌발적인 행동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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