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염색산업 경쟁력 강화는 전국적으로 난립해 있는 무허가 공장을 제도권으로 편입시켜 양성화하고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유틸리티 비용을 관련당국간 효율적인 지원제도 시스템을 통해 낮춰 주는 게 선결과제로 떠올랐다.또 가중되고 있는 인력수급난과 관련 정부가 산업연수생제도 및 외국인 고용허가제 등의 제도적인 보완을 통해 이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방침에 따르는 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한 사안으로 대두됐다. 이는 지난 23일 산업자원부가 염색가공산업 활성화 대책 주제로 마련한 염색업계 간담회에서 제기됐다.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염색업계 대표들은 산자부가 마련한 염색산업 발전비전 및 발전과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국내 염색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난립해 있는 무허가 염색업체들이 가공단가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염색업계 대표들은 이 때문에 공단에 입주해 있는 염색업체들의 경영부실을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관계당국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통해 무허가 공장에 대한 지도단속 등 엄정한 법 집행을 요구하는 한편 이도 여의치 않을 경우 무허가 공장을 아예 양성화시켜 정상적인 경쟁시스템으로 만들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특히 현재 공단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의 평균 임가공료는 kg기준 2000원을 웃도는 데 반해 무허가 업체들은 대부분 소량단위로 오더를 받아 이보다 15%정도 싼 1700원 선에서 오더를 수행하고 있다며 문제는 이 가격이 전체 공임가격으로 호도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박제활 (주)파라다이스영진 사장은 현재 자체 임가공료는 3000원을 웃도는 상황이라고 밝힌 뒤 이 같은 상황에서 무허가 공장과는 아예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산자부·지자체·환경부 등 관련당국이 공단입주 업체들을 위한 환경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또 김해수 한국염색연합회 회장은 무허가 공장의 원천적인 방지는 폐수처리 등 환경부문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만 선행된다면 저절로 해소 될 수 있다며 특히 경기도 북부지역의 경우 무허가 공장들이 난립한 지역을 아예 공단으로 조성, 양성화시켜 나가자고 주장했다.정봉문 동두천 조합 이사장도 경기도 포천·양주지역의 무허가 공장에 대한 단속을 검찰·환경청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공단 허가지역이 아니더라도 양성화 방안을 마련해 제도권으로 흡수시켜 나가는 것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염색업계 대표들은 벙커C유·공업용수·전기료 등 염색가공공장 운영을 위한 필수적인 유틸리티 비용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공단입주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3가지 부문에 대한 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정책적인 배려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 부문에 대한 지원만 이루어지면 무허가공장은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며 산자부의 강력한 협조를 요청했다.김학봉 반월조합 이사장은 염색가공 제조원가에서 염료 등 케미칼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고 인건비 역시 미증 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유틸리티 비중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며 이제 염색산업의 승부수는 유틸리티 비용을 줄여나가는 게 과제로 대두됐다고 강조했다.정용팔 (주)효창티엔티 사장은 생산원가만 낮출 수 있다면 무허가 공장의 난립을 막을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공업용수와 전기료 가격을 인하시켜 주는 한편 벙커C유에 대한 특소세를 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정기철 동우섬유(주) 사장은 국가가 운영하는 반월공단과 민간이 운영하는 시화공단의 경우 열병합발전소 운영비용을 비교할 때 시화공단이 40%이상 높다며 이는 운영주체가 다르다보니 일어나는 현상으로 지적한 뒤 법개정을 통해서라도 형평성을 맞춰주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벙커C유나 가스를 사용하는 국가공단에 입주한 업체를 대상으로 면세나 환급정책을 적절하게 구사할 경우 무허가 업체의 난립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염색산업의 경쟁력은 물론 섬유산업의 경쟁력도 제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함정웅 대구염색공단 이사장은 현재 상황에서 개별 염색공장의 현대화 작업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며 그러나 개별기업이 시설투자를 하는데는 대부분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뒤 전국에 산재한 염색공단을 염색특구로 지정해 정부가 다양한 지원을 펼쳐나가는 것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태리의 경우 훌륭한 시설을 바탕으로 장인정신을 살려내고 있다며 정부가 벤쳐산업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염색업체들이 시설투자를 할 수 있도록 장기비전정책을 내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백성기 부산경남조합 이사장은 섬유산업은 향락산업이 아닌데 수많은 특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를 아예 없애 경영안정을 도모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 뒤 부산경남지역 염색가공업체들은 모직물 중심 운영으로 BT작업이 많아 이를 해소하기 위해 Pilot 염색가공지원센터 설립지원을 정부에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라며 정부가 부산경남지역 염색산업을 홀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역업계 분위기를 강하게 전달했다. 그는 또 중국 소주 출장길에 텐타기 25대를 가동하는 염색업체를 방문한 뒤 충격을 받았다며 앞으로 우리가 살길은 소량다품종 생산시스템을 바탕으로 틈새시장 개척이나 특화전략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수많은 섬유기술인력양성소 운영을 통해 유능한 섬유기능인력을 배출하고 있다며 인력유인을 위해 회사명이라도 IT업체로 보이게끔 바꿔 나가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구홍림 (주)우성염직 사장은 인력수급은 염색업계의 최고 당면과제라고 지적한 후 고급인력의 경우 병역혜택과 함께 현장실습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산업연수생제도 확대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단순인력은 국내 인력으로 수급을 맞출 수가 없는 상황인 만큼 현재 3년 기한의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합법적으로 7∼8년 정도로 늘려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방침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조성이 요구되고 있다며 정부의 계획성있는 행정력을 당부했다.엄광빈 (주)선광염직 사장도 섬유관련 업종에 지원하는 병역특례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현역병 요원이 섬유관련 업종에 배치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또 최근 미국 출장을 통해 의류회사 2곳을 방문한 결과 그들은 생산보다 패션브랜드를 사들이는 등 지적개념을 사업확장에 적용시키고 있었다며 우리 염색업체들도 이제 생산개념에서 지적개념으로 전환할 시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때문에 안된다는 논리에서 벗어나 시스템을 활용하는 관리마케팅으로 전환시켜 바이어가 원하는 규격화 된 칼라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김번웅 태승섬유(주) 사장은 인력수급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풀어야 하는 과제라고 지적한 후 염색업체들의 부도·도산 사태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현재 남은 업체 수가 3년 전의 55%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대부분 염색업체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장 필요한 시설개선에도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자금지원을 강력히 요청했다.김광수 건국대학교 교수는 섬유·염색산업도 IT·ET를 접목한 고부가가치 창출형 첨단산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에 맞춘 정책방향을 제시한 것은 시의 적절했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말로만 첨단이지 학교나 연구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각 대학의 섬유공학과나 염색가공학과 경쟁력은 거의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첨단인력 양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하고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인력을 양성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염색공장의 첨단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위기술 업체를 모델로 삼아 전파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조현태 숭실대학교 교수는 오더는 글로벌 기업이 준다고 전제한 뒤 특히 글로벌기업은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근로자의 작업환경이 뛰어난 후발국으로 오더를 주는 경향이 최근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국내 염색업체들이 글로벌화에 대응 못하면 앞으로 존재조차 어려운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들 대부분은 비전을 생각한다며 고급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하면 된다는 막연한 논리보다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WTO체제하에서 정부지원은 한계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상황이 어려운 것보다 3∼4년 앞을 내다보면서 정부는 정책을 지원하고 업계는 이에 맞추는 생존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박영환 생산기술연구원 본부장은 94년부터 Pilot 설비를 운영하면서 똑같은 원단이더라도 생기원의 파일럿 생산제품의 이태리 수출가격 가격은 염색업체보다 2배정도 더 높게 받고 있다며 앞으로 국가별·섬유소재별 수요조사 정보를 염색업체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유럽의 선진 염색공장을 모델로 도입, 시범염색공장으로 운영해 한국형 모델로 삼아 나갈 것을 제안했다.류종우 염색기술연구소 이사는 Pilot 시스템에 불과한데도 너도나도 빨리·싸게만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 후 기반조성 부문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과 각 지역별 특화기반은 연구소나 학계 주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윤수영 섬유패션산업 과장은 정부의 지원은 이제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등 예산편성 방향이 바뀌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로비형태로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지원은 여론조사가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정책수요자 평가조사에서 밀라노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가 최하위를 기록, 포스트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예를 들었다. 정준석 생활산업 국장은 업계도 변하지만 정부도 변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제 부처간 예산확보전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염색업계도 새로운 채찍질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유틸리티·고용허가제 등과 관련 앞으로 정부정책을 믿고 이행하시는 분들이 피해가 가지 않도록 관계부처간 협력체제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준석 생활산업국장 주재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김해수 한국염색연합회장을 비롯 김학봉 반월조합 이사장·정용팔 시화조합 이사장·정봉문 동두천조합 이사장·방병문 대구경북조합 이사장·함정웅 대구염색공단 이사장·백성기 부산경남조합 이사장 등 공단 및 지역조합 이사장 및 서울·경기지역 업체대표 6명, 대구경북지역 업체대표 4명, 학·연 대표 4명 등 21명과 윤수영 섬유패션산업과장·문철현 사무관 등 총 26명이 참석했다.(전상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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