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FTA 발효 10년... 섬유의류 무관세
PET직물, 화섬사, 편직물, 니트의류 관세 족쇄 풀려
5~32% 관세 폐지. 中 • 베트남보다 비교우위
경쟁력우위품목, 설비확장, 마케팅 강화 전략 시급

지난 2012년 3월 15일 0시를 기해 발효된 한·미 FTA가 만 10년이 지났다. 이로써 FTA 발효 당시 관세 즉시철폐품목과 10년 단계적 폐지품목으로 구분됐던 섬유류는 이제 모든 품목의 관세가 철폐됐다.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측이 민감품목인 폴리에스테르 직물과 강력사, 레귤러사, 타이어코드 직물, 편직물, 니트셔츠 등 한국산의 대량 수입을 의식해 매년 10%씩 10년간 단계적 관세철폐를 관철했으나 이제 섬유류 관세장벽은 완전히 폐지됐다.

기본 8%에서 15%, 심지어 최고 32%에 달한 섬유류 관세가 0%로 폐지되면서 한국산 섬유류의 대미 수출은 일단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그러나 민감품목의 집중 수입증가를 우려했던 한국산 섬유류의 대미 수출은 당초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 대미 섬유수출은 FTA 발효후 5년간 미국의 단계적 관세 인하에도 불구, 연평균 약 2%의 감소 추세를 보였다.

당초 FTA가 타결되면 한국산 섬유류의 대미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한 것과는 전혀 딴판이 됐다.

FTA 효과를 보기보다 오히려 악재가 되다시피 했다.

FTA 발효 후 계속 감소되던 대미 섬유류 수출이 2018년에 겨우 전년비 12.4% 증가했을 뿐 19년과 2000년에 들어와서도 전년 수준에 멈추고 말았다.

그나마 마지막 해인 지난해 전년보다 18%의 수출증가율을 보여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대미 섬유수출이 기대했던 한·미 FTA 효과는 커녕 오히려 감소되는 참담한 현상의 원인은 한국의 섬유산업이 그만큼 빨리 공동화(空洞化) 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생산기반이 매년 급속히 약화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이 아니 다른 소싱국에서 만든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증거다.

여기에 미국내 의류생산량 감소로 국산 폴리에스테르 직물 수요도 기대만큼 활발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대미 섬유수출에서 한국산의 가격 경쟁력은 관세철폐에 따른 엄청난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8~32%에 달한 한국산 섬유·의류의 대미 수출관세 철폐는 기본 16~32%에 보복관세까지 겹친 중국산에 비해 천양지차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비해서도 매우 유리한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

대구가 주 산지인 폴리에스테르 직물 같은 품목은 가능성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봉제산업이 공동화된 지 오래돼 대량 수출은 어렵지만 여성용 패션의류의 경우 품질과 숏 딜리버리의 비교우위를 활용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업계는 물론 단체, 연구소 등이 한·미 FTA 관세철폐에 눈을 뜨지 못하고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상이다.

한국산 폴리에스테르 직물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은 세계 제일이다.

여성용 패션의류도 한국처럼 단납기에 적합한 나라가 없다.

8~32%에 달한 관세가 없다는 것은 관세를 그대로 부과받는 국가와의 경쟁력은 하늘과 땅 차이로 볼 수 있다.

이같이 유리한 비교우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경기 타령만 일삼는 업계와 수수방관하는 단체와 연구소, 이를 제대로 가이드 하지 못한 정부 관계부처의 무관심 모두가 국내 섬유의류산업의 퇴보를 재촉하는 꼴이다.

한·미 FTA 발효 10년째 마지막 해인 지난해 대미 섬유의류 수출이 모처럼 18.7%가 증가한 것은 하기에 따라 가능성을 엿보는 시금석이란 점에서 업계의 대미 수직수출 집중화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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