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임가연료 20년 전보다 낮아 채산 악화 벼랑끝 몰려
화섬메이커 올 들어 원사 값 수시 인상 불구 가공료 인상외면
대당 임가연료 원 3500만 원 20년 전에도 4000만원 웃돌아
임가연 업체 돌릴수록 적자, 설비 절반이상 세워 절망상태

화섬 메이커의 임가연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 가연 업체들이 가연료 현실화가 매년 불발되면서 생산 설비를 절반 이상 세우고 명맥만 유지하는 한계 상황을 호소하고 있다.

임가연료가 20년 전 가격보다 더 떨어져 채산을 맞출 수 없는 데다 화섬 업계가 가연료 현실화를 외면하는 것은 물론 중소 가연 업체 스스로도 가연료 인상을 위한 공동 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섬 메이커의 하청 임가연료가 20년 전 가격인 가연기 대당 월 4000만 원 선보다 더 내린 3500만 원 선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원청 기업인 화섬 메이커들이 임가연료 인상을 철저히 배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 가연 업계는 20년 전 임가연료가 가연기 대당 4000만 원 이상을 유지해 온 점을 내세워 그동안 인건비와 전력료, 원부자재 인상분 등을 감안하면 아무리 양보해도 가연기 대당 임가연 요금이 4500만 원 선을 유지해야 됨에도 아직까지 대당 3500만 원 선에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소 가연 업체는 오래전부터 이 같은 임가연료로는 이익은커녕 최소 생존마저 불가능하다고 전제, 최소 손익 분기점 수준인 대당 4000만 원 선 이상을 요구했으나 이마저 일감을 딸려는 중소 가연 업체들의 과당 경쟁으로 업계의 요구가 관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악순환 속에 10여 년 전만 해도 국내에 60여 개 업체에서 500대 규모에 이르던 가연 설비가 현재 불과 20여 개 업체에서 가연기 150대 규모에 불과한 옹색한 상황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가연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 가연 업체는 문 닫을 경우 발생하는 악성 소문을 의식해 보유 설비 절반 이상을 세워 놓고 절반 규모만 겨우 가동하는 업체가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특히 화섬 메이커는 올 들어서도 수시로 원사 값을 인상해 채산이 크게 호전되고 있는 데 반해 임가연료는 한 푼도 현실화시키지 않고 있으며 중소 가연 업계에 따라서는 모기업인 화섬 메이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현재의 가격을 주는 대로 받는 백년하청 체제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화섬 메이커들이 적정 수준의 임가료를 부담하면서 가연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있어 아직도 120여 업체에서 가연기 1500여 대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중소 가연 업체들은 원청 업체인 화섬 메이커에서 그나마 임가연을 거둬들이고 타 경쟁 업체로 전환할까 봐 채산과는 상관없이 공장 가동에 감지덕지하는 사례가 많아 임가연료 현실화를 주장하는 행동 통일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20여 개에 불과한 중소 가연 업체 중 DTY를 생산해 직접 영업을 하는 일부 업체를 제외한 임가연 업체들은 이 때문에 생산 설비인 가연기를 대거 세워 놓고 일부만 가동하고 있는 악순환 속에 적자 경영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호소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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