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사업장 외국인 근로자 농촌으로 이직
근로시간 단축으로 월 280만원 임금 200만원으로 줄어
양파 수확 임금 일당 18만원 주간만 일해도 400만원
사람보다 귀한 생산인력 기업들 오더 기근 이탈 방관

최악의 인력난!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주 52 시간제가 실시 된지 한 달이 지나면서 국내 섬유사업장을 지키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수입 감소로 인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 산지와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한 섬유 산지에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 52시간제 실시로 월 280만 원(연장근무수당포함) 수준이던 임금이 근로시간 감축으로 인해 월 200만 원 수준으로 감소되고 말았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지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온 것이 아니다는 절박한 상황을 호소하며 수익이 좋은 직종으로 무더기 이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섬유 사업장은 오더 기준으로 일감이 없어 직원들을 줄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 섬유 이외 업종을 찾아 줄줄이 빠져 나가고 있다.

때마침 농촌에 양파 수확기를 맞아 하루 일당 18만원을 받고 양파 수확 일을 하기 위해 이직하고 있다.

양파 수확 일을 주간만 일하고도 월 400만 원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양파 수확기가 지나면 가을 추수 시즌이 닥쳐 농촌에서 일손 구하는 요청이 많아 이들의 몸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양파 수확기 이전에는 대구 경북 지역 섬유 사업장 근로자 중 상당수가 성주 참외 꽃 따는 일과 참외 수확에 역시 18만 원~20만 원대 일당 노동자가 필요해 그쪽으로도 많이 이동되기도 했다.

주 52시간제가 실시되면서 상당수 사업장은 근로자들 임금을 올려주되 대신 직기나 편기 대수 숫자를 늘려 보도록 조종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업은 그나마 기업이 안정돼있고 오더 기근이 덜한 기업에 해당될 뿐 오더 기근과 재고 체화로 고통 받은 기업은 당장 기업 축소가 대세를 이루고 있어 외국인 근로자를 전부 붙잡고 있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 생산 현장에는 사람이 없어 공장 가동을 제대로 지속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해 있어 앞으로 오더가 올 경우에도 소화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국내 제조업 현장에는 내국인이 오지 않아 생산성이 떨어지고 언어 장벽이 있지만 불가피하게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창궐한 코로나19로 신규 반입이 중단된 데다 체류기간 만료 자들은 본국으로 출국해 생산 현장의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책정한 올해 외국인 근로자 도입 쿼터는 4만 명이지만 올 상반기까지 입국한 근로자는 500명 수준에 불과해 섬유를 비롯한 제조업 현장의 인력난이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섬유 사업장에 생산 인력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오더가 몰려와도 처리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 오더 수주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상황과 직결돼 산업의 앞날에 먹구름을 예고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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