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임기 7개월 남기고 불명예 제대시켜 파문확산
패션산업 연구원 에이어 두 번째... 산업부도 충격
예산 증액 경영평가 양호, 이사장과 불편한 관계 원인인듯
기관장 해임은 당사자에게 사형선고, 강 원장 법적 대응할 듯
서울 섬산련등 해임 숙고 요청, 결국 무위로 끝나 당혹

대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회가 강혁기 원장(55)을 임기 7개월 남기고 전격 해임한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경영평가위원회가 결정한 해임안 기준이 애매한데다 이사장을 비롯한 업계와 소통부진이란 애매한 기준을 적용한 것부터가 해임가결의 당위성을 의심케 하고 있는데다 해임안에 반발한 강원장이 소송전을 공개 선언하고 있어 이로 인한 파문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섬개연은 지난 2월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평가위원들이 작년 1년간 경영실적이 부진하고 이사장을 비롯한 업계와의 불편한 관계와 조직 관리의 일부 문제점을 들어 강 원장 해임안을 1차 결정했고 본인에게 해임안 통과 이전에 사퇴할 명분을 주기위해 3월 8일까지 일주일 말미를 주었다.

그러나 강 원장이 사퇴하지 않고 “부당한 해임 결정에 법적 대응 하겠다”고 맞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섬개연은 전관 규정상 매년 회계 연도말에 평가 위원회를 열어 원장의 경영 실적을 평가 하도록 되어 있는데 정부 예산 사업 실적이 지난해 늘어나는 등 경영 실적은 지적할 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관장으로서 이사장을 비롯한 지역 업체들과 긴밀한 소통이 부족해 소원한 관계가 이어지고 내부적으로 다소 조직 관리에 지적 사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해임할 만한 부정이나 비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복용 이사장과의 관계가 원활치 못한 문제가 제기돼 최근 몇 달 동안은 두 사람 사이에 대면 접촉이 없을 정도로 소원한 관계가 지속됐다고 한다.

산업부 시장기술과장을 그만두고 지난 2018년 11월 2일 첫 임지인 섬개원장으로 부임한 강 원장은 전문생산연구원들의 어려운 예산 확보의 고충 속에서도 섬유수출협회와 ICT 인력양성사업을 따내는 등 여러 과제에서 예산 확보에 나름대로 기여해 평가 위원회의 재정 평가는 80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복용 이사장과 불편한 관계가 지난해에도 제기돼 교체설이 나돌았으나 작년 이사회에서 이사들이 “부임한 지 1년 만에 해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좀 더 지켜보자”고 무마했었다.

그 후 김 이사장도 “강 원장의 태도가 많이 누그러졌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할 정도로 두 사람 사이가 원활해진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다시 두 사람 사이에 간극이 커졌고 업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이사진들이 김 이사장의 뜻을 반영해 임기 7개월을 남긴 강 원장의 해임 가결이란 극한 선택을 하고 말았다.

말이 쉬워 해임 결정이지 기관장이 소속 기관에서 해임 결의가 이루워지면 향후 다른 기관 취업에 치명타를 당하게 돼 당사자에게는 사형 선고나 다름이 없다.

강 원장 역시 민간 기관에 첫 발을 땐지 2년 5개월 만에 이 같은 가혹한 결정을 당해 개인은 물론 섬개연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고 추천했던 산업부의 모양새도 말이 아니게 됐다.

따라서 앞으로 산업부가 강한 불만 속에 섬개연에 인사를 추천하는 것도 사실상 물 건너갔고 어찌됐건 정부 과제를 받아 예산 확보가 절실한 섬개연에 직접․ 간접 불이익이 우려된 것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도 신임 김기준 섬산련 상근 부회장이 이의열 대경 섬산련 회장에게 해임 결의안을 숙고해 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강 원장의 해임 결정에 대해 섬개연 노조가 들고 일어나 잘못된 결정이라고 항의하고 있고 대구 경실련도 “해임 결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대구 섬유 패션 기관장을 임기 중에 해임시킨 것은 패션산업연구원 주상호 전 원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며 대구 단체장들이 후폭풍이 예상되는 강 원장의 무리한 해임 결의를 막았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면 주무 부처가 대구에 기관장 추천을 배제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섬개연과 대구 섬유 패션 업계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자충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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