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은 감투가 아니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국정 운영 동력의 핵심이다. 빈번하게 불거지는 돌출 악재 속에 보수 언론으로부터 무차별 난타 당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직 40%를 견지하는 것을 보면 신기한 일이다.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도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앞서고 있다.

집권 4년차에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율은 31%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12%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32%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4년차에 26%에 지나지 않았다. 최순실의 추문성 소문이 난무 할 때는 서울 지역 긍정 평가가 18%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주 한국 갭럽이 조사한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39%라면 콘크리트 지지자가 여전히 차돌처럼 견고 하다는 의미이다. 오는 4월7일 치러질 서울, 부산 시장 재 보궐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정권 안정론과 심판론이 맞붙어 진영논리가 만연한 이번 선거에서 적어도 서울에서만은 박빙의 결과가 승부를 가릴 것으로 보여 진다.

몸과 시간, 돈, 배짱과 강단 있어야

본질 문제로 돌아가 서울 부산 시장 선거뿐 아니라 섬유 패션 단체장 선거 계절이 왔다. 대다수 단체가 2월 정기총회에서 임기 만료 단체장 선출 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마무리 되고 있는 양상이다. 건강상 이유나 특별히 자진 용퇴 의사를 밝힌 단체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유임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실제 임기 만료된 중앙 단체장은 이미 전원 유임됐거나 유임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현재의 단체장이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계속 봉사 하도록 기회를 주자는 선의가 작용하고 있다. 그보다는 코로나 사태로 ‘자기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할 만한 사람까지 굳이 돈과 시간과 몸을 희생해야 하는 단체장에 나서지 않겠다고 꽁무니를 빼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반적인 임기만료 단체장 개선과는 달리 대구지역 단체장은 상당히 개혁성 인사가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이의열 대경 섬산련 회장이 오래전부터 사의를 표명하면서 아직까지 힘든 과정을 거쳐 난산을 거듭한 것부터 전례 없는 일이다. 또 KTC이사장을 연임 의사가 강한 현 이사장을 배제하고 이사회가 새로운 인사를 전격 선택한 것도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그만큼 지역 섬유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 이라는 점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구 섬유 업계도 개혁성이 강한 새로운 인사가 정점이 되어 난마처럼 얽힌 지역 섬유 산업의 비상구를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원로와 새로 수혈된 젊은 피가 톱니바퀴를 이뤄 맞물려 돌아가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이며 다양한 전략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추구해야 할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단체장의 책임과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과거에는 명예욕이

강한 일부 인사들이 폼을 잡기 위한 자리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자기희생을 각오하고 소명의식으로 무장해

몸과 시간을 봉사하고 추가로 돈을 쓸 줄 알아야 한다.

맹물에도 티가 들어가듯 업계의 전면에서 지도자로 활약하기

위해 들어가야 할 금전적 부담이 만만찮다.

공식적으로 내놓고 할 얘기는 아니지만 업계 발전을 위해

정치권과도 소통을 해야 하고 합법적으로 후원회에도 가입하는

마당발 역할이 불가피 한 것이다. 과거 어느 지방 상공회의소

회장은 재임 5년 동안 사재 20억 원 이상을 사용했다. 경조사

비용과 화환값. 후원회 등에 들어가는 돈이 연간 수억 원이다.

이분이 섬산련회장 재임기간 50억 원에 불과하던 섬유패션

스트립간기술협력자금 정부 예산을 400억 원으로 늘렸다.

주무부처가 기껏해야 연간 몇 십억 단위를 배정하는데 성이

차지 않아 정치권을 설득해 1년에 100억.200억까지

증액해주는 수혜를 입었다. 그토록 어렵게 확보한 예산이

지금은 일몰되고 없다. 시간과 몸. 금전적 희생 없이 입으로만

해야 되는 요술이 아니다. 지도자의 소명의식이 관련 산업의

중흥정책을 만들고 그 혜택이 업계에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단체장은 우선 투철한 봉사와 희생의 소명의식과

병행해 자기 사업을 잘하는 기업인이 맡아야 한다. 지금의

상황은 진짜 폭풍 속에 편주(片舟)처지인 섬유산업을

회생시켜야할 중대 기로에서 있다.

중언부언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찢기고 할킨 많은 기업이

떡쌀을 담그고 말았다. 코로나 이전에 이미 적색신호가 켜진

국내 섬유산업은 몰락의 속도가 더욱 가파르고 있다. 코째기

내기를 해도 이내로 3년 가면 현재의 국내 섬유산업은 절반이

사라질 판이다. 하늘에 먹구름이 짙게 깔려 한번의 번개에도

폭풍이 몰아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열심히 봉사하는 단체장이 있지만 업계 발전에 헌신하지 않은

유명무실 단체장은 정신 차려야 한다. 지도자의 덕목에는

배짱과 강단도 있어야 한다. 업계를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는

사익이 아닌 공익 차원에서 정부와 정치권에 저돌적으로

대시할 수 있어야 한다. 몸과 시간을 뺏긴 것도 중요하지만

정무 감각까지 겸비해야한다. 전기차. 조선. 반도체 등

잘 나가는 업종에도 수 조원씩 정책 자금이 지원되고 있다.

아직도 4만8000개의 제조업체와 30만 명의 현장근로자가

몸담고 있는 섬유패션산업에 지원되는 정책지원 규모가

조족지혈의 현실을 온몸을 던져 타파하는 배짱과 강단이

필요한 것이다.

7대3 의류용과 산업용섬유 함께 가야

물론 섬유산업 연합회를 필두로 섬유산업을 사양이 아닌

고부가 첨단산업임을 강조하고 정부도 이런 대 전제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무게는 철의 4분이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강한 첨단소재가 탄소 섬유이고 아라미드 섬유이다.

자동차. 비행기 IT산업소재로 무한 진화하고 있다. R&D개발과

디지털화 등을 통해 섬유가 또 하나의 산업의 쌀로 신성장

동력을 이끄는 잠재력이 큰 산업임을 부인할 수 없다.

경박단소 시대에 가장 적합한 산업중의 하나가 섬유산업임을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것은 탄소섬유. 아라메드, 타이어코드.

스판덱스 등은 대기업 영역이다. 그 분야는 정부가 지원하지

않아도 충분히 투자가 이루어지고 기술 개발이 가능한 분야다.

하지만 아직도 산업용 섬유비중은 의류용 섬유에 비해 3대7에

불과하다. 70%의 의류용 섬유산업에 토사곽란이 난지

오래인데 대기업이 선도하는 산업용섬유 대세론만 펼쳐서는

안 된다. 현재의 국내 섬유산업이 더 이상 붕괴되지 않고

의류패션용 섬유산업 지키기를 병행해야 한다. 이 절박한

상황을 업계 지도자인 단체장들이 전면에 나서 추진하고

쟁취해야 한다. 울지 않으면 젖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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