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조영일 발행인 “지도자의 덕목…소명의식 ‧‘先公後私’지요?”

섬산연 회장 0순위 기회 끝까지 고사 “中企보다 대기업이 맡아야

섬수협 승승장구 비결 유능한 사무국 전폭 신뢰 자율성 부여

포스트 코로나 대비 AI. 디지털, IoT 정보화 선도 총력 경주 할터

직원5명 옹색한 단체 20명으로 확대 10대 핵심 사업 성공사례

새해 글로벌 경기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 “보복소비 가능성도”

국내 섬유산업 고비용, 저효율구조 한계 자동화 투자. 로봇 활용 시급 

동성교역•성광 대표이사 겸직, 포멀블랙 수출 한국대표기업 명성 

좌우명 ‘지성사달’(至誠事達)...직계가족 박사학위 10명 숨은  명문가

 

과거에는 흔히 업계 지도자의 덕목을 신언서판 (身言書判)에 뒀다. 즉 신수. 말씨. 문필. 판단력 등 4가지 조건을 중시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 정보화 시대에는 이 같은 고전적인 기준은 저 멀리 갔다. 우선 지도자는 기업을 잘하는 재력과 열정 신뢰가 전제 되어야한다. 강력한 리더쉽과 추진력, 정무감각, 겸양지덕까지 갖췄다면 최고의 지도자다. 섬유 패션 분야의 중앙과 지방의 수많은 단체장이 나름대로 열심히 봉사 하고 있다. 그중 2020년 한해 이 같은 필요 충족조건에 가장 부합한 단체장이자 활약이 돋보인 최고의 지도자로 민 은기 한국섬유수출입협회장을 가장 많이 추천했다.

6년전 섬수협회장에 취임해 어려운 협회를 반석위에 올려 놓은 탁월한 지도력과 헌신적인 봉사정신은 많은 단체장의 귀감이 되고 있다. 때마침 2020년 경자년을 보내고 2021년 신축년을 맞는 송구영신 시점에 본지가 선정한 ‘2020년을 빛낸 1등 섬유패션 단체장’ 의 영예를 안은 민 은기 한국섬유수출협회장(68)을 조영일 발행인이 만나 신년 대담을 가졌다.

 민은기 한국섬유수출입협회 회장
 민은기 한국섬유수출입협회 회장

 

 

먼저 가벼운 얘기부터 시작하죠. 우리 나라 섬유패션 기업인중 집안의 박사 학위자가 가장 많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웃음)

“자랑삼을 얘기는 아니고요....(웃음) 솔직히 직계 가족중 거의 미국 박사가 대부분이고 숫자가 좀 되지요. 저희 형제자매 5남매중 목사 남편을 둔 막내 여동생을 제외하고 4남매 집안이 전부 박사를 뒀어요. 큰누나(조복제 동성교역 회장부인 민후경 여사)가 1남2녀 두명이 미국 박사지요.”

형님이신 민상기 서울대 교수님은 유명한 경제학 권위자이시니 물을 필요도 없고요.…(웃음)

“형님 뿐 아니라 자녀 1남1녀 중 딸이 미국 박사에요. 제가 셋째인데 저는 외국어 대학에서 박사를 했고, 자녀 3남매 모두 미국서 박사를 했어요. 제 동생(민문기)은 서울 법대를 나와 본인은 물론 딸도 미국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니까 4남매에서 무려 10명의 박사가 나온 겁니다. 그런데 시시콜콜 저의 집인 족보까지 공개하면 안돼요.…(웃음)

 

집무실에 항상 ‘지성사달(至誠事達)이란 휘호를 액자에 걸고 있습니다. 경영 활동에 필요한 좌우명이신가요.

“그렇습니다. 매사에 지극히 정성을 다하면 모든 일이 달성된다는 의미인데 저 나름대로 회사 경영이나 사회생활에서 꼭 필요한 문구 이지요. 회사 경영활동도 그렇고 단체장 임무에도 그렇고 이 정신으로 정진 하자고 저 자신을 채찍 하고 있습니다.”

민은기 회장 집무실에 걸려있는 휘호  
민은기 회장 집무실에 걸려있는 휘호  

 

본론으로 들어가 협회나 조합을 불문하고 단체운영이 갈수록 어렵습니다. 반면 민 회장이 섬수협을 맡으신후 비약적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비결은,

“아닙니다. 전임 박 상태 회장을 비롯해 여러분이 애쓰셔서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죠. 굳이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저희 협회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은 모든 사안에 일사분란 하게 전력 투구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저희 협회사무국 임직원들의 자질이 우수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죠.”

섬유쿼터가 폐지 된 직후 한때 5명만 유지하던 협회를 현재 20명 이상의 큰 단체로 키우는 데는 회장의 탁월한 능력과 진두지휘가 원동력이라 봅니다.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는 사업내용도 돋보여 많은 단체들이 벤치마킹 하고 있습니다.

“섬유 패션 산업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해 AI기술과 디지털,사물 인터넷(IoT)을 폭 넓게 운영하는 4차 산업 혁명시대에 맞춰 단체가 리딩 역할을 해야 된다고 봐요. 이 같은 대 전제에서 정보화를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많이 전개하고 있지요. 거듭 강조 하지만 유능한 사무국 직원들이 열심히 전력투구 하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협회나 단체가 방향을 잡고 업계를 잘 선도해 나가야 합니다.”

 

민 회장은 섬유 단체장중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가 높습니다.

‘선공후사’는 저희 형님께서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대원칙이지요.…(웃음) 저는 거기까지는 안돼고 기왕 공인이 됐으면 철처하게 봉사 하자는 주의입니다. 제가 섬산연 부회장과 중소기업 홈쇼핑 의류, 가전 상품 추천 분과위원장등 이런 저런 직책을 맡고 있지만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한번도 회의에 빠진 적이 없어요. 업계가 크건 작건 저에게 임무를 부여 했다면 그곳이 국내이건 해외이건 최선을 다 해야죠. 앞에서 말한 ‘지성사달’과 ‘성공후사’의 원칙에 충실하기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 회장은 단체장으로서 가장 모범을 보이고 능력과 지도력, 봉사정신이 탁월 하다는 걸 자타가 공인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지난번 단체장의 덕목이 되고 있는 민 회장을 당시 섬산연 회장 추대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됐었죠. 0순위 였으니까요. 그럼에도 한사코 고사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성공후사’를 다시 거론 하겠습니다. 섬유산업 연합회 회장 자리는 개인의 능력과 지도력 못지않게 상징성이 요구 되는 자리입니다. 역대 회장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섬유패션 기업 이거나 명성이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정부와 빈번한 교섭과 소통을 가져야하는 중책이지요. 저희 같은 중소기업보다 볼륨이 큰 대기업 회장이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많은 분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끝까지 고사한 것은 섬유패션 산업 중흥을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간판급 섬유 기업에서 나와야 한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저의 명예욕이 산업발전에 저해가 돼서는 안되겠다는 그야말로 ‘선공후사’ 정신 때문 이었습니다.“

이상운 섬산연 회장 체제가 들어선지 벌써 5개월째 접어들었습니다. 어떤 평가와 기대를 하고 계십니까.

“아시다시피 이 회장은 섬유 공학의 대가이자 경영의 대가입니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효성에서 재임 하며 효성 그룹의 모든 업무를 관할할 정도로 대단한 역량을 가진 분입니다. 아직 취임 초 이고 더구나 코로나 사태로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어 정중동 상태에서 많은 것을 구상하고 준비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지난번 국제섬유신문 인터뷰에 나온 내용을 봐도 대단한 의욕과 포부가 있으신 분입니다. 벌써부터 업적을 평가 한다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달라’는 얘기지요."

처음 이상운 회장 취임당시 역사상 처음 있는 전문 경영인 체제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해소 됐습니다만.

“역대 섬산연 회장 중 처음 있는 전문 경영 인 체제에 일부 걱정하는 분이 계셨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그분의 능력과 안목을 감안 할때 미래 우리 섬유 패션 산업이 어디로 가야 한다는 명제를 명확히 알고 추진 할것입니다. 물론 오너 경영인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할수 있겠지만 이 문제를 회장단 업계 중진 들이 힘을 합쳐 적극 도와 야죠”

국내 각 섬유 스트림은 코로나 팬데믹이 오기전부터 이미 적색 경보가 내려 졌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로사실상 공멸 위기까지 몰고 왔습니다. 수습할 길이 없을까요.

“고임금에 현장에 사람이 안오는 구조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장기화 되면서 국내 제조업이 고립무원의 한계상황에 봉착한 겁니다. 무엇보다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과 기술 격차는 별로 없는데 가격 경쟁력이 없어 시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는 한국 섬유 산업에 치명상을 안겼고요“

대구 산지나 경기 북부 산지에 곡소리가 요란합니다. 언제까지‘중국땜에 안된다’며 타령을 해야 됩니까.“

“결국을 투자지요. 사실 대구 산지에 제직 쪽은 혁신직기로 무장해 인력수요가 많지 않아 중국과 임금 부담이 별로 없어요. 문제는 허리부문인 염색쪽에 사람이 많이 필요한 점입니다. 그래서 스마트 팩토리 개념을 빨리 도입해 인력 수요를 줄여야 해요. 염료, 조제 투입 과정은 컴퓨터 자동화가 됐지만 물류 이동 과정도 아직 많이 뒤져 있어요 .이것을 하루빨리 로봇으로 대체 해야 합니다. 정부가 이런 부문에 과감한 자금 지원이 필요 합니다.”

차별화의 관건은 소재혁명 아닙니까.

“그래요. 일반 레귤러사로 중국과 똑같은 제품으로 경쟁하는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입니다. 소재는 원사메이커가 개발하기 때문에 원사 메이커들이 좀 더 분발해야 합니다. 요즘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는 폴리. 나일론. 레이온. 스판등 여러종 류의 실을 활용한 2합. 3합. 5합 차별화 소재를 개발해 줘야 해요. 그런 제품은 중국이 못 할테니까요.

그런 한편 저는 우리 섬유산업을 결코 비관하지 않습니다. 우리같이 각 스트림이 폭넓게 포진돼 있고 기술 노하우의 디자인. 마케팅 숏딜리버리 능력에서 한국처럼 순발력 강한 나라가 없기 때문입니다. 새해부터는 신념을 공유하며 다함께 정진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새해 경기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ITMF비대면 심포지움에서 전광우 박사가 새해 후반 부터는 V자 형태의 경기 회복이 가능 할 것으로 보시더군요. 맥킨지도 그렇고요. 일부 비관론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밝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에 짓눌린 소비가 백신접종이 본 궤도에 올라 공포가 사라지면 오히려 보복 소비를 유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요. 우리 섬유패션업계가 2021년 새해에는 꿈과 희망을 갖고 전력 투구해야 할 것입니다.”

(민 회장은 지난 74년 선친인 민 병옥 회장이 창업한 동성교역(주)와 86년 자신이 설립한 포멀블랙 전문 (주)성광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업계증진. 부인 김 홍순 여사와의 사이의 1남2녀를 두고 있다.)

바쁜 연말에 시간 내 주셔서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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