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구조조정 회오리가 화섬업계를 연중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여파는 약 2000명을 웃도는 인력이 화섬업계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올들어 화섬업체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촉발된 천문학적인 적자를 견디다 못한데다 올들어서도 이 같은 현상이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화섬업계 폴리에스터·나일론분야 적자규모는 약 5천억원에 이른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추정이다. 올들어 TPA·EG·CPL 등 화섬원료가 인상에 맞춰 PEF·PSF·나일론 등 화섬사 가격인상에 나섰어도 뛰는 원료가에 기는 원사가격 때문에 전년 수준의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게 관련업체의 중론이다.올해 화섬업계는 대규모 인력·생산 등 전 분야에 걸쳐 뼈대를 새로 세우는 구조조정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POY·DTY 등 생산부문에 대한 생산중단·설비폐쇄 등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인력까지 줄이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 화섬업계 구조조정신호탄은 대한화섬이 쐈다. 지난 3월 2일부터 시작된 울산공장 및 서울사무소인력 구조조정은 보름만에 명퇴자만 250명을 상회했다. 또 일산 중합능력 PEF 360톤·PSF 465톤·PET칩 200톤 등 1000톤을 웃도는 설비 가운데 PSF 생산은 전면 중단했고, PEF 생산도 일산 130톤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어 금강화섬도 일산 250톤 규모 PEF생산을 중단했다. 적자누적에 따른 경영악화가 원인이다. 공장가동 중단으로 330명에 이르는 인력이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결국 상반기에만 600명을 웃도는 인력이 화섬업계를 떠났다.하반기 시작과 함께 6월부터는 코오롱 구미공장 파업으로 이어졌다. 생산구조조정에 따라 일자리를 보장해달라는 노조원들의 요구 때문이다. 파업은 2개월 이상 지속됐고 코오롱은 매출부진·적자심화라는 치명상을 안았다. 이는 지금 인력구조조정을 앞당기는 빌미가 됐다.코오롱인력구조조정과 휴비스의 인력·생산구조조정이 연말 화섬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양사 모두 인력부문에서 30%이상 퇴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법 가닥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휴비스는 지난 10월부터 생산·인력 구조조정과 관련 노조와 협의해왔다. 노조도 구조조정 총론은 인정했지만 인력구조조정 수위가 걸림돌로 대두되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알려진 구조조정규모는 17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1/3 감축한다는 것. 퇴출 인력은 거의 600여명에 이른다.코오롱도 파업여파에 따른 인력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 3일부터 연봉제 직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접수에 이어 8일부터 비연봉제 사원에 대한 인력조정을 본격화했다. 구미공장 1470명·김천공장 600명이 대상이다. 코오롱의 인력감축 규모 역시 총 인력의 30%선이다. 총인원 가운데 700여명이 회사를 떠나야할 판이다.코오롱·휴비스가 예상대로 인력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경우 양사의 퇴직인원만 1300여명을 웃돌게 된다. 결국 올 상반기 600여명, 하반기 1300여명 등 총 2000명을 웃도는 인력이 실직하게 된다. 이제는 화섬산업 구조조정 여파가 다운스트림쪽으로 어떤 파장을 가져다 줄 것인가가 관심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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