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기 산지 공장 가동 4월보다 5월이 더 악화

5월 들어 제직 · 편직 · 염색 · 사가공까지 공장 세워
직물 수출 6월 지나면 마의 여름 비수기 진입
양대 산지 가동률 20~30% 실신 상태 내수는 꿈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110일을 넘기면서 제조업체 수와 고용인원이 가장 많은 국내 섬유산업이 사실상 멈춰 섰다.

대구와 경기 북부의 양대 산지는 불 꺼진 공장이 대부분이고 문 닫지 않은 공장도 주 2~3일 주간 가동이 대부분이어서 공장 문을 닫아도, 닫지 않고 부분 가동을 해도 채산을 맞출 수 없어 이미 탈진을 넘어 실신 상태다.

그럼에도 기업 도산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에 5억 원 한도로 긴급자금을 지원키로 했으나 일선 은행에서는 신용도와 재무제표, 담보 요구 등 평소와 달라진 게 없어 정부의 위기돌파 지원 정책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기업 현장에서는 볼멘소리다.

대구경북 섬유산지 경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구염색산업단지 입주기업의 5월 10일 기준 평균 가동률은 20%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1일부터 한국의 감량 가공 간판 기업인 국제염직과 포멀 블랙 전문의 을화가 공장 문을 닫고 휴업에 들어간 후 이달부터 부분가동에 들어갔으나 주 2~3회 주간 가동에 머물 뿐 정상 가동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4월 중순부터 공장을 세운 염색 업체들도 5월 들어 가동을 시도하고 있으나 워낙 일감이 없어 4월보다 가동률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어려워졌다.

대구 제직과 편직 공장들이 4월부터 가동을 단축한 데 이어 5월 들어 사가공 업체까지 아예 공장 문을 닫은 곳이 급속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출물량 생산 비중이 70% 이상인 대구 염색공장 입주기업의 가동률이 늘어나지 못한 것은 여전히 미국과 유럽·중동 시장이 완전 봉쇄됐기 때문이다.

대구염색공단 측은 국내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5월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방역으로 바뀌었고 극도로 움츠린 내수 패션 경기가 다소 회복된 것을 계기로 일감이 조금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설사 기대한 대로 회복 기미를 보인다 해도 실제 가동률 증가는 잘해야 10% 미만일 것으로 체념하고 있다.

경기 북부 니트 산지 역시 참혹하기는 매 한 가지다. 포천 1,600개사, 양주 1,400개사 등 총 3,000여 개 니트 편직 염색 관련 업체들이 주 4일 가동이 어려워 2~3일로 단축시키고 있어 외국인 근로자를 더 배정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던 코로나19 이전과는 달리 가장 먼저 외국인 근로자를 내보내고 있어 경기가 호전됐을 때 인력난으로 소동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마디로 3월보다 4월이 나쁘고 4월보다 5월이 더 악화되는 양상이다.

다만 국내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 완화되고 재해 지원금이 풀리면서 내수 경기가 꿈틀하기 시작해 내수용 경기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대구 산지와 경기 북부 니트 산지 모두 6월 이후 해외 수출 시장이 마의 여름 비수기와 맞물리고 있어 시장이 완전 회복되기까지는 여름이 지나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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