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어 무차별 오더 캔슬 한국 벤더 ‘비명’

코로나19 사태, 오더 파기 캔슬 벌써 수억 불 규모
완제품 선적 중단, 생산 중지, 의류 벤더 집단 소송 움직임
한국 벤더 공급망 중단 콜스도 치명타, 벤더도 단절 고민

미국의 대형 백화점 체인 기업인 콜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주요 영업 매장을 폐쇄하면서 동시에 의류를 공급받고 있는 한국 벤더들과 계약한 오더를 일방적으로 무차별 취소시켜 한국 피해 업체들이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 한편 국내 벤더에 따라 기업당 연간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의 주요 바이어인 콜스와 집단 소송을 벌일 경우 콜스는 의류 공급을 의존하는 한국 벤더들로부터 공급망이 붕괴돼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한국 벤더들도 빅바이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강온 양론이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리테일러인 콜스는 의류패션 제품 중심으로 전국 스토아를 운영하면서 주공급원인 한국의 세아상역과 한솔섬유, 한세실업 등 빅3에서만 지난해 4억 6,000만 달러의 의류를 수입한 것을 비롯 중견 중소벤더를 통해 한국 벤더로부터 줄잡아 7억~10억 달러 규모를 수입하는 의류 벤더의 빅바이어 중 하나다.

이 회사가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주요 리테일 매장이 셧다운 하면서 장사가 어렵게 되고 근본적으로 미국 국민 절반 가까운 인구가 외출 통제를 받는 등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전대미문 상황에 봉착하자 거래 벤더들과 계약한 의류 오더를 3월 생산분부터 생산 중단은 물론 완제품 선적까지 싸잡아 중단시키는 무자비한 행태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콜스와 정상적인 PO(구매 계약)를 통해 해외 소싱 공장에서 생산 중이거나 생산 완료된 의류의 선적 중단 통보를 받은 국내 의류 벤더들은 날벼락을 맞고 있으며 벤더와 원단밀 등 피해 업체가 300개사에 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콜스 측은 최근 거래하고 있는 의류 벤더와 원단밀 등 관련 업체 200여 명이 참석한 관계자 회의를 소집해 콜스의 오더 캔슬 방침을 재확인하고 수출 업계 관행인 “캔슬차지나 라이어 빌리티도 없다”고 통고해 참석자 전원의 집단 반발을 샀다는 것이다.

콜스의 이같은 일방통행으로 인해 ‘빅3’를 비롯한 거대 의류 벤더와 원부자재 거래 업체들은 모두 콜스의 오더 캔슬로 생산 완료된 제품은 물론 라인에 물려있는 제품, 향후 생산을 위해 확보해놓은 원부자재가 공중에 뜰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해외 소싱 공장 운영 중단 등 각사의 피해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상반기 오더 캔슬 규모만 수천만 달러씩 피해를 본 벤더를 중심으로 콜스 거래 업체 모두가 거래를 끊기 위해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자는 여론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세아‧한솔‧한세 등 ‘빅3’가 상반기에 선적 완료하기 위해 생산 완료했거나 생산 중 또는 준비 중인 오더 중 취소당한 규모는 세아상역 5,500만 달러, 한솔섬유 4,500만 달러, 한세실업 2,500만 달러 등 ‘빅3’ 만 1억 2,000만 달러에 달하며 타 벤더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그런 한편 콜스의 오더 취소로 인한 당장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인 규모라서 기업의 사활을 걸고 집단 소송을 제기하자는 강경론과 함께 이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후에도 콜스와의 모든 거래를 끊어야 하는 부담을 의식해 일부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미국 의류 바이어들의 갑질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행태는 아무리 천재지변 같은 불가항력이라 해도 앞으로 다른 오더로 전환하거나 최소한의 손해를 배상하겠다는 라이어빌리티 마저 철저히 외면한 콜스의 행태는 응징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신중론에 따라 추이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1차 피해자인 의류 벤더들의 피해 규모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인 데다 이로 인해 원단밀과 염색‧부자재 등 연관 업체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연결돼 연쇄 피해가 불가피한 최악의 공황 상태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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