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어 미국도 전국 의류 매장 폐쇄 '풍전등화'

백화점 폐쇄 ‧ 월마트, 타겟, 갭도 단축 영업 폐쇄 임박
바이어들 의류 벤더에 계약 물량 컬러 제시 거부 시작
3월 생산완료분만 선적 허용, 오더 팬딩 ‧ 캔슬 상담 마비

급기야 올 것이 왔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과 미국에까지 들불처럼 번지면서 각국 정부가 전 국민 이동 제한과 상점 폐쇄란 초유의 비상조치를 내놓고 있다.

스페인 자라‧망고, 스웨덴 H&M 등 유럽의 SPA 브랜드들은 매장 셧다운과 함께 이미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 발주한 원단에 대해 선적 중단 요청을 내렸다.

특히 어느덧 섬유 수출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이 백화점과 마트, 스토아 몰 등 유통매장에까지 셧다운이 임박하면서 바이어들의 오더 캔슬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다.

실제 메이시스, 블루밍데일, 노드스트롬 등 유명 백화점이 지난 17일부터 이달 말까지 영업점을 폐쇄했다. 이어 월마트, 타겟, 갭 등 대형 유통 업체들이 지난주부터 단축 영업에 들어갔고 추이에 따라 4월부터 백화점처럼 영업점의 셧다운 수순에 들어갔다.

본지가 중대형 의류 수출 벤더와 원단밀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 프랑스 등이 전 국민 이동 제한과 상점 폐쇄란 전대미문의 극약 조치를 내린 데 이어 가장 큰 의류 시장인 미국까지 오프라인 매장 폐쇄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같은 움직임 속에 미국의 대형 유통 바이어와 디자이너 바이어들이 미국 내 자사 매장 폐쇄 방침을 벌써부터 거래선인 각국 의류 벤더들에게 통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를 비롯 아시아와 중남미 카리브 국가에 대규모 소싱 공장을 운영하면서 연간 200억 달러 규모를 미국과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국내 중대형 의류 벤더들은 미국 바이어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미국의 대형 유통 업체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올 F/W용 의류 제품을 이미 5월 말까지 딜리버리하기로 약속한 제품이 생산 완료한 점을 고려해 3월 초까지 생산 완료한 부분에 한 해 선적을 일단 허용하지만 3월 중순 이후 생산에 들어갈 오더는 컬러를 주지 않고 보류시킨다고 통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백화점과 마트, 스토아몰 등 유통바이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를 계기로 코로나 감염 사태가 7, 8월까지 갈 것이라는 비관적인 발표와 쇼핑 자제까지 강조하면서 미국 내 의류패션 매장을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지처럼 폐쇄시킬 시기가 임박했다고 보고 아시아와 중남미에서 생산되고 있는 의류 제품의 공급을 차단시키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이 벌써부터 올 홀리데이 대목을 겨냥한 F/W용 의류 오더를 취소하거나 보류함으로써 아시아와 중남미 등지에 수천~수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며 공급하고 있는 국내 의류 벤더들은 공장을 세울 수도 계속 가동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는 미국 바이어들의 물량 계약만 해놓고 원단 컬러는 생산 직전에 주는 오랜 관행에 따라 원자재를 이미 확보해 놓은 데다 막상 컬러는커녕 오더 보류 또는 캔슬이란 충격적인 사태를 맞아 생산 활동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는 낭패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많은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 공장을 기약 없이 세울 경우 인건비나 관리비 등은 정상 지출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어 각 벤더들 마다 초비상 상태에 빠졌다.

벤더뿐 아니다. 원단밀과 원사 업체들도 최종 수요처인 의류 벤더의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할 경우 원사나 원단 공급이 연쇄적으로 중단될 수밖에 없어 관련 섬유 스트림 모두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로 유럽에 이어 미국의 유통 매장들이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으로 매장 폐쇄란 극단적인 조치가 내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란 점에서 국내 섬유 관련 업계뿐 아니라 해외에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의류 벤더와 원단밀, 면방직물 업체들 모두 시장을 잃어 기업 생존에까지 위협을 느끼는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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