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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컬럼>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조정희 기자  |  silky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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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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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봄이 오기전이 가장 춥다.”

최근 어려운 시국만큼이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려오는 명언이다.

C쇼크(차이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나라전체가 혼란에 빠져있다. 국민들의 공포는 무증상 상태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면서부터 커지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 3차 감염자가 나타나면서 시민들의 안전에 적색등이 켜졌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24명의 이동 경로가 역학조사를 통해 속속 공개되면서 지역사회 경제까지 강타하고 있다. 거주하는 아파트 지역공동 이용공간이 페쇄되고 주변 상권이 문을 닫으며, 해당 주변학교가 휴교령을 내렸다.

국내 내수패션산업도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에는 고객보다 마스크를 쓴 직원들의 수가 많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온다.여간해서는 취소될 것 같지 않던 국내 패션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될 조짐이다. PID 대구패션페어를 비롯해 국제 섬유패션행사들이 몰려있는 3월 첫 행사부터 무기한 연기가 가시화되면서 해당 행사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국내 섬유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시름도 커졌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은 3월 첫 행사인 대구 PID와 패션페어를 시작으로 공격적인 해외 바이어 공략 마케팅을 준비해오고 있었지만 출발부터 차질이 생겼다. 특히 이제 막 날개를 달리 시작한 신진디자이너들은 날개를 펴볼 기회조차 얻지 못해 울상이다.

국내 최적의 패션 디자이너 양성소로 안착하면서 호응을 얻어온 (사)경기패션창작스튜디오는 역대 최대 경쟁률을 통해 선발된 우수한 패션 인재들로 구성된 5기 디자이너를 포함, 총 21명의 신인 유망 디자이너들이 대구패션페어와 서울패션위크와 중국 현지 쇼룸 진출 등 대규모 국내외 패션행사 참가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서울컬렉션 온-쇼’ 진출이라는 대망의 첫 무대에 쟉품쇼를 올리게 된 스타디자이너부터 난생 처음으로 패션쇼 무대에 작품이 오를 것을 상상하며 밤샘 작업에 가슴뛰는 피날레 순간을 그려온 신인디자이너도 있었다. 설립한지 5년 미만의 신인디자이너나 스몰브랜드처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작은기업은 정부가 주도하는 국내 행사에 참가시 얻는 각종 혜택을 통해 중국 상하이와 파리, 뉴욕 등 선진패션시장내 각종 페어 참가 자격을 부여받아 수출노선까지 무난히 공략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올해는 내수에서부터 통로가 꽉 막히면서 사업 자체가 녹록지 못한 실정이다. 게다가 우한국제패션센터의 한국관인 ‘더플레이스’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직간접적 연관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국내 패션계의 대중국 및 해외 수출노선은 더욱 위축된 분위기다. 더플레이스에 입점된 A사 관계자는 “몇 달전 더플레이스 오픈 당시만해도 K패션을 선도하는 패션기업의 산실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국가차원의 혐오시설이 됐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문제는 3월 행사를 취소하는 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다. 차이나 포비아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중국인을 기피하는 현상에서 나아가 자국민들 조차 사람과 사람간의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올 한해 모든 행사들에 사람의 발길이 모이지 않을 것이라는 중론이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 전파 방지를 목적으로 대중이 모이는 장소 자체가 혐오와 기피의 대상이 되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KF94 수치’가 아니라 ‘개인위생관리’가 중요하다며 '위축될 필요가 없다'며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온 나라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방역물품이 고갈나는 일상이 지속되면서 더욱 대인기피증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한 대중심리분석가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는 병리(病理)현상이지만 사람이 사람을 꺼리고 혐오하는 현상은 인재(人災)이며,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것이 인간의 습성”이라고 밝혔다..

지구 한쪽에서는 ‘문화적 습성’이라는 허울의 마스크를 쓰고 '식용 박쥐’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데도 누구하나 제재를 가하는 이가 없다. 우리는 누구나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이성적인 인간이다. 사람을 피하는 것만이 상책이 아니라 불편한 진실을 모른 척 하는 ‘우리만 아니면 된다’는 인식 개선이 먼저다. 무너진 경제는 정부와 국민이 다시 힘을 모아 재건에 힘쓰면 나아지지만 한번 망가진 인간의 습성과 불신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가장 춥고 어두운 이 새벽이 지나면 해가 뜨듯이 이 추위를 이겨내면 반드시 따뜻한 봄이 온다.

조정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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