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방

새해 1분기부터 불황 터널 탈출 자신감

2019년은 국내 면방업계가 가장 모질게 고전하던 한 해였다. 2018년 7월 초부터 꺾이기 시작한 면방 경기는 2019년 말까지 장장 18개월 동안 냉각 경기가 이어졌다.

면사 가격(코마 30수 기준)이 고리당 570달러까지 폭락한 최악의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생산 원가만 고리당 620달러 선인 데 반해 면사 가격이 570달러에 불과해 눈덩이 적자를 피해갈 방법이 없었다.

2019년 면방업계는 매월 작게는 월 10억 원, 많게는 월 30억 원까지 각사가 적자를 감수하는 고통을 겪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물가물하던 미·중 무역 협상이 지난 15일 극적으로 타결돼 득달같이 반응이 나타났다. 좀처럼 회복될 것 같지 않던 원면값이 하루 만에 68센트로 4~5센트가 뛰었다. 이쯤 되면 원면값은 탄력을 받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적어도 2020년 1분기까지는 면사 가격이 상당부문 회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번 탄력을 받으면 원면값이 상승 기류를 타고 면사값이 연쇄 반응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적용하던 25%의 고율 관세가 12.5%로 내리고 15%를 적용하던 제품의 관세율이 7.5%로 낮아지는데 맞춰 중국의 대미 농산물 수입 500억 달러 약속은 어길 수 없다. 바로 미국 원면의 중국 수출이 정상을 되찾고 가격 역시 연쇄반응을 보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면방업계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국 면방업체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다는 인도 면방업계도 고통스럽게 지난 1년을 보냈다.

미·중 무역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인도산 면서 오퍼값이 덩달아 뛴 것도 그만큼 상황이 절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황에도 각사마다 재고가 많지 않은 것은 앞으로 가격 전략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면방사의 현지 재고도 많이 줄어든 상태다.

그런 한편 국내 면방업계는 시장 상황이 호전됐다고 해서 무리하게 가격을 올리는 행태는 삼가 할 방침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최소한의 가격 반영을 통해 수요 업계와 상생의 길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반면 의류 수출 벤더나 원단밀들도 가격 차가 크지 않다면 가급적 국내산 면사를 사용하는 데 앞장서주길 바란다. 중국이나 대만 벤더나 원단밀들은 설사 자국산이나 현지 진출 자국 기업에서 생산된 면사값이 10달러 20달러 비싸도 자국산을 쓰는 그런 모습이 아쉽다.

아무튼 최악의 불황 터널에 갇혔던 면방 경기가 2019년의 연말에 바닥을 찍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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