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공(가연)

차별화 사가공 직수출로 돌파해야

먼저 2019년 경기를 되돌아보면 사가공 업체들은 피 말리는 고통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니트직물과 화섬직물 경기 침체는 득달같이 가연 업체를 덮쳤다.

여기에 중국산을 비롯한 수입사 가격은 덤핑에 덤핑을 거듭해 도저히 가격 경쟁이 불가능했다. 75~36의 경우 파운드 당 가격 차가 200원에 달했다. ㎏로 계산하면 국산과 수입사 가격이 400원 차이가 날 정도니 국산 DTY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다.

지난 5년간 내리 불황의 깊은 터널 속에 갇혀 옴짝달싹 못했다. 5년 전에 비해 가연 업체 3분의 1이 문 닫았다. 그중에는 과거 호시절에 벌어놓은 재력이 탄탄해 일찌감치 공장을 접고 부동산 등으로 전업하는 사람도 있고 끝까지 버티다 결국 떡 쌈 담근 기업이 수두룩하다.

새해가 가기 전에 많은 업체가 또 문을 닫거나 전직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 사가공 업체는 가연과 인터레스를 포함해 40여 개 사에서 가연기 기준 350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설비를 풀가동하는 업체는 다섯 손가락 미만이다.

수요자인 니트직물과 화섬우븐직물 업체들이 가동률 50% 남짓인 상황에서 사가공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값싼 수입 DTY가 봇물을 이루면서 많은 사가공 업체들이 조난당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0년 경기를 전망해보면 시장이 뚜렷하게 좋아질 징후는 없지만 그렇다고 더 나빠질 이유가 없다. 남아 있는 사가공 업체 상당수는 불황에 불황을 거듭 겪으면서 많은 내공을 쌓았다.

문제는 어떻게 차별화하느냐다. 이것은 국내 사가공 업체들이 직수출에 눈을 뜨면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터키를 중심으로 국산 DTY 수출은 급증했다.

터키에 직기와 편직기 설비가 급증하면서 차별화 DTY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산 DTY가 터키에 소나기 수출을 하다 반덤핑 제소를 당해 상대적으로 한국산 위치가 좋아졌다.

터키뿐 아니라 동남아와 서남아국가의 직기 및 편직기 설비가 늘어나면서 국산 소재사 수출 시장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2합, 3합을 조합한 복합사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POY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필라멘트도 다양하게 조합시키면 시장 가능성은 높다.

다만 이제는 어느 한 기업만 독자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가공 업체 끼리 서로 협업해서 중복 제품을 피해가야 한다.  사가공 업계는 원자재 값을 제외하고 인건비와 전력료가 제조 원가의 각 33%를 점유하고 부자재, 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잘해야 3% 마진을 보는 취약한 업종이다. 이것도 풀가동돼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부가가치 높은 차별화에 눈을 뜨면 작년보다 훨씬 나은 경기를 기대한다. <조>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