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련, ‘섬유산업에 부는 리사이클 바람’ 발표
국내 페트병 수거 문제 등 의류용 생산 불가능

리사이클 섬유 후진국 불명예 벗어야

리사이클 섬유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성기학)는 최근‘섬유산업에 부는 리사이클 바람’이란 주제로 보고서(2019. 12. 2)를 발간하고, 이에 대한 본격 대응에 나섰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리사이클 섬유란 환경문제 대처를 위하여 사용이 완료된 제품(페트병, 포장재, 섬유 등)이나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등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진 섬유를 의미한다. 페트(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 리사이클 섬유는 대부분 페트병으로부터 생산된다.

PET 리사이클 섬유는 크게 의류용과 비의류용(산업용)으로 구분되는 데, 의류용 리사이클 섬유는 효성, 휴비스 등 화섬 대기업에서 주로 GRS 인증을 받은 고순도 칩(Chip)을 사용하여 원사(필라멘트)를 생산하며, 비의류용 리사이클 섬유는 각종 포장재, 충진재, 부직포 등의 용도로 사용, 주로 순도가 낮은 플레이크(Flake)에서 바로 원사(단섬유)로 생산된다. GRS(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은 콘트롤 유니온(Control Union)의 친환경 재활용 인증으로 재활용 원료 비중을 표기(20%~10%)한다. 다음은 보고서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국내외 시장 현황 및 전망
2018년 세계 PET 생산량은 7,930만톤으로 이중 5,550만톤이 섬유 및 필라멘트 응용분야에 사용된다. 2018년 페트병(PET Botle) 수거량 1,280만톤 중 페트병의 플레이크 생산과정에서 220만톤이 소실되고 플레이크 중 56%(약 590만톤)가 섬유에 사용된다.(출처: Wod Mackenzie Chemicals estimates, Textile World)

폴리에스터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섬유로서, 2017년 세계 전체 섬유 생산량의 약 50%(약 5,300만톤)를 차지한다.폴리에스터 시장에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시장 점유율은 2007년 8%에서 2017년 14%로 증가하였고, 2017년 기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시장에서 필라멘트 점유율은 약 4%인데 반해 PSF(Polyester Staple Fiber)는 약 36%를 차지했다.

미국의 비영리섬유단체인 Textile Exchange에 따르면 2030년 재활용 폴리에스터 시장 규모는 전체 시장의 20%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케아, 폴로,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는 재생 폴리에스터 및 페트병 재활용 섬유 사용을 공표하며, 친환경 소재를 구매 조건으로 부각시키는 추세이다. 2019년 구찌, 발렌시아가,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그리고 H&M, 자라 등 32개 회사 150여 개 브랜드는 플라스틱 사용금지, 해양 보호 등을 내용으로 하는 G7 패션협약(Fashion Pact)을 공표했다.

고품질 칩이 요구되는 재생섬유 필라멘트사의 경우, 대만의 난야(Nanya)가 월 2천톤을 생산하며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기업의 품질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세계 페트병 수요는 연간 5,000억개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이나 수거율은 평균 54%로, 환경문제와 리사이클 원재료 부족이 가중되는 추세이다. 최근 리사이클 섬유 수요 증가로 중국의 일부 기업은 버진을 리사이클로 둔갑시키고 있어 리사이클 섬유 시장의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

국내 의류용 리사이클 섬유 시장규모는 연간 만톤 미만으로 미미하여 상업화 초기 단계이며, 효성, 휴비스 등 화섬기업은 재생원료를 수입, 의류용 필라멘트를 생산 혹은 개발 중이다. 비의류용 리사이클 섬유는 50여개 중소기업이 국내 폴리에스터 생산량의 25% 수준인 40만톤을 재활용하여 주로 충전재 및 패딩 등에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생섬유용 플레이크 업체 24개사가 연 20만톤을 공급하고 있으나, 페트 색깔의 다양성 등으로 순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재생 칩 업체 20여개사가 재생 칩을 생산하고 있으나, 의류용 필라멘트 칩 생산은 미미하다. 향후 친환경 요구 추세에 부응하여 국내 화섬 기업의 리사이클 사업 확대 시 2030년경 국내 페트 리사이클 시장은 제면용 PSF 5,300억원, 의류용 4,200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화학섬유협회에 따르면, 2030년 버진 PF중 10만톤이 리사이클로 대체, 톤당 3,500 달러(GRS인증 PF 가격 반영, 미 달러 당 환율 1,200원으로 가정)로 추정된다.

 

시사점
국내 PET 수거 과정 문제, 의류용 칩 생산 기업의 부재 등으로 의류용 필라멘트 생산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양질의 페트병 수거부터 리사이클 섬유 생산까지 전 과정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페트병 리사이클 섬유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리사이클 원사 기술경쟁력 등이 확보되지 않은 기업은 단기적으로 인도 라마, 유니파이버 등 인도, 대만 등지에서 수입하는 것이 기회비용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현재 원사 기업의 설비가 상대적으로 버진 칩에 적합한 설비로 구성되어 생산설비에 맞는 재생 칩 개발 또한 필요하다.

그리고 사업 계획 수립 및 투자 결정을 위한 업종별 플레이크 수요공급 데이터 마이닝, 분석 및 투자 리스크 회피 차원의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페트병 생산자·소비자 인식 제고 및 홍보, 제도 개선이 필요한 데, 생산자는 페트병의 투명·무색 전환, 탈착이 쉽고 가벼운 라벨 생산, 물에 분리되는 접착제 사용이 필요하고, 소비자는 페트병에 이물질 투여 금지, 배출 시 라벨 및 뚜껑 분리 등이 시급하다.

한편 EU는 2025년부터 PET병 내 재활용 플라스틱 함량을 회원국 평균 최소 25%로 규정하여 페트 수요 상승에 따른 가격 폭등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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