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섬유산업 버팀목 염색공단 적색경보

대구 직물 산업 쇠퇴기 영향 국산 원단 물량 급감
일감부족 주5일 주간가동 이어 4일 가동업체까지
10월 들어 스팀 사용 7% 늘었지만 오더 증가 아닌 날씨 영향

염색전용공단으로는 세계 최대 위용을 자랑하는 대구염색산업단지는 대구 섬유산업을 지탱하는 대들보다. 126개 입주 기업이 효율성과 경제성에서 우수한 열병합 발전과 공동 폐수처리장을 통해 경쟁력이 가장 높은 비교우위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 섬유산업의 버팀목인 염색공단의 입주기업이 날이 갈수록 시난고난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공단 가동 40년 만에 존폐위기를 호소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태화, 홍구, 태승 등을 포함한 몇몇 업체가 사실상 떡쌀을 담근 데 이어 뒤이을 기업들이 얼마나 늘어날지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로제의 악재가 겹친 것은 물론 근본적으로 공장마다 작업 물량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대구 화섬직물 업계의 장기 불황으로 제직공장 가동률이 여름 비수기에는 50~60%에 머물고 9월부터 직물업체 가동률이 다소 호전했지만 가공물량은 절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마저도 치폰(시폰)을 비롯 중국산 생지가 전체 가동물량의 60%에 달할 정도로 국산 직물로는 가동률을 유지할 수가 없다.

국내서 제직한 것보다 중국 등지에서 생지를 수입하는 것이 30% 이상 저렴해 자체 제직 설비를 세우고 생지를 수입해 가공하는 직물 수출 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산 생지마저 없으면 대구염색공단 입주기업 상당수가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이 입주기업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이 때문에 입주기업 거의 대부분이 주 5일 근무제로 바뀌었고 그나마 주간만 돌리는 공장이 부지기수다.
어쩌다 직물업체가 딜리버리가 급해 토요일 작업을 요구하면 화를 버럭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가공 물량이 3,000~5,000㎏ 정도는 돼야 하루 작업 물량인데 500㎏·1,000㎏ 염색가공을 요구해오면 소요 인력을 전원 동원해야 하고 이에 따른 임금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대구염색공단 입주기업 가동률은 바로 대구 섬유 경기와 직결되는 바로미터란 점에서 주5일 가동도 어려워 4일 가동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이후 대구 직물 업계와 니트직물 업계의 신규 오더가 전멸하다시피 했던 마의 비수기에 비해 9월부터 시작된 성수기 영향으로 직기 가동률이 조금씩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염색공단 입주기업 가동물량은 거의 제자리 상태다.

염색공단 분석에 따르면 “9월 이후 스팀 사용량이 7~8월보다 7% 정도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작업 물량이 늘어났다기보다 기온이 내려간 날씨 탓”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최대 섬유 산지인 대구 직물 산업의 보루인 대구염색공단 내 입주 기업들이 전체 가공물량의 50~60%를 중국 등지로부터 수입한 생지 가공에 의존한 것은 대구 직물 산업의 급격한 쇠퇴와 함께 염색공단 입주기업의 미래도 시계 제로의 암울한 전망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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