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멸 위기 섬유산업 유사단체 통합해야

양 단체 회원사 중복 · 업무 성격 유사 효율성 위해
소재협
· 상해 전시회 운영 미숙 계기 업계 요구 고조
절체절명 업계 위기…단체는 강 건너 불구경 변해야

한동안 잠잠했던 한국섬유수출입협회(회장 민은기)와 한국패션소재협회(회장 이영규) 간 통합 필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본격 부상하고 있다.

이는 회원사가 직물수출업체로 동일하고 업무 성격도 유사한 가운데 가뜩이나 경쟁력을 잃고 휴폐업 위기감에 휩싸인 회원사의 회비 이중부담을 덜어주면서 회원사를 위한 보다 효율적이고 주도적인 지원을 위해 양 단체 통합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중국 상해에서 열린 ‘추계 인터텍스 상하이’에서 불거진 한국관에 한국 직물업체가 함께 참가하지 못하고 주관 단체별로 뿔뿔이 흩어져 상담에 큰 차질을 빚은 것은 물론 심지어 패션소재협회가 주관한 한국관 전시장의 개별 부스에서 중국산 직물을 버젓이 전시 상담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시정하지 못한 행태를 계기로 양 단체 통합 필요성이 적극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계와 단체에 따르면 국내 섬유 산업이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 봉착해 각 스트림이 생사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특히 대구 산지나 경기북부 산지의 줄초상 위기가 고조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소속 단체들이 자체적으로 해당 산업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마련하여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중복된 회원사의 회비 부담이 이중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업무 성격도 유사한데도 각기 독자 행보를 고집하고 있어 중복단체 가입에 따른 직물 수출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물 수출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소속 단체가 중단 없는 산업 정책을 계발해 정부에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에서 인정받은 생산•판매•R&D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지원하면서 회원사의 진로를 제시하는 기본 역할과 기능을 외면한 채 전시회 주관이 본업인 단체를 운영하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 침체된 회원사의 해외 전시회 지원을 보다 효율적이고 적극적으로 해야 함에도 기존 방식대로 구태의연한 해외 전시회 운영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상해에서 열린 ‘추계 인터텍스타일 상하이’에는 이를 주관하는 패션소재협회가 예년의 절반도 안 되는 겨우 55개사를 모집해 국제관인 5홀에 한국관의 간판을 걸고 운영했으나 이 전시회에 함께 주관한 대구 KTC와 경기도, 경상북도 지원을 받아 함께 참가한 한국 섬유수출입협회 전시장은 후미진 뒤편으로 밀리고 말았다.

실제 대구 KTC 전시장과 섬수협 전시장은 한국관 옆인 본관을 거쳐 다시 대만관을 거친  맨 끝 후미진 장소로 밀려 바이어들이 쉽게 찾기 어려운 구석지에서 이삭줍기 상담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현상은 주최 측에서 미리 신청을 받아 배정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그보다는 한국 주관 단체인 패션소재협회와 KTC, 섬유수출입협회 간 사전 긴밀한 조율이 안 돼 각기 따로 놀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더 충격적인 것은 소재협회가 주관한 한국관에 참가한 업체 중 일부가 한국산이 아닌 중국산 직물을 버젓이 갖다 놓고 전시 상담해도 이를 제대로 적발하거나 시정하지 않고 있어 한국관 참가 업체들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당연히 소재협회가 나서 “한국관에 중국산 원단을 전시 상담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규제하지 못하고 수수방관했기 때문이라고 참가 업체들은 입을 모았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 중 상당수가 “이 모든 모순이 섬유수출입 협회와 패션소재협회의 통합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큰 책임이다”고 지적하면서 하루빨리 양 단체의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국 섬유직물수출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업계의 쇠락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단체만 기득권을 고집하며 안주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하고 있다.

한편 섬유수출입협회의 현 회원사는 이사상사 35개사에 정회원 157개와 준회원 1,285개사인데 반해 패션소재협회는 이사 12개사, 정회원 20개에 준회원 268개사로 규모가 큰 섬유수출입협회가 늦어도 내년 2월 정기총회를 전후해 패션소재협회를 흡수 통합해야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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