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파산신청 無…매장 운영 지속 방침
美 LA 자바시장 한인 의류업계 최대 관심

글로벌 패스트 패션 업체인 포에버 21(FOREVER 21)의 자금 압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투자와 융자 등 자금조달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 같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파산신청을 제기할 계획은 없다. 미국 내 대다수 매장과 해외 매장들을 지속 운영하겠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한국섬유마케팅센터(KTC) 뉴욕지사에서 입수한 블룸버그 통신 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포에버 21은 뉴욕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투자사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함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장도원 대표의 지배 구조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 중 기존 경영 관리인 체제(Debtor-In-Possession: DIP) 방식의 파이낸싱으로 포에버 21이 아폴로 측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신규자금을 유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 최근에는 포에버 21이 벤더들과 입주 쇼핑몰 소유주들에게 대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해 내부 인벤토리와 자산을 담보로 한 소위 ‘필로(First In, Last Out: FILO) 융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정 확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포에버 21이 입점한 주요 건물 소유주들은 만약 포에버 21이 대거 매장을 철수할 경우 소유 쇼핑몰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제안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곧 결단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에버 21은 상장되지 않은 비공개 회사로 정기적인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포브스는 지난해 10월 자료에서 2017 회계연도에 이 업체가 매출 34억 달러(4조 1500억원)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15%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에버 21의 경영상황과 관련한 소식은 올해 4월에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 패션전문 매체 WWD를 통해 이 회사가 중국 사업을 접는다고 전해졌는데, 현재 중국의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에버 21 매장은 빠진 상태다.

이 외 미국에서 올해 문을 닫았거나 폐쇄가 결정된 브랜드 소매점 수가 600개 가량이나 돼 이미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이 중에는 신발업체인 PAYLESS(2500개)을 비롯해 DRESSBARN(650개), GAP(230개)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 기관인 리테일 매트릭스는 의류 소매업 전체의 올해 1분기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24% 줄어, 2008년 1분기 40% 감소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쇼핑몰에 기반을 둔 소매업체들이 특히 고전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대중들의 옷 구매 방식의 변화로 인해 온라인 몰, 대형 몰, 가격 경쟁력이 있는 월마트나 TJ MAXX 등의 초저가 할인몰이 쇼핑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결과로 보고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LA 자바시장의 한인 의류업계와 금융권은 초긴장 상태다. 포에버 21의 정상 운영이 힘들어질 경우 한인 의류업계에 미칠 파장은 가늠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포에버 21과 거래하는 한인 업체가 수백 개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류업계로서는 우려가 크다. 팩토링 업계 역시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포에버 21이 자금난을 겪고 있고 매출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최악의 경우 파산보호 신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그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에버 21은 창업 초창기에는 전적으로 자바시장에서 제품을 구매했다. 이후 규모가 커지면서 자바시장 외에도 중국과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라인을 확대했고 이후 한국 의류업계에도 적지 않은 물량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만약 포에버 21이 파산신청 사태까지 갈 경우 그 여파는 자바시장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한국 의류업계에까지 미칠 전망이며 피해액 규모도 수천만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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