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최강국 우뚝 선 베트남도 오더 줄었다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 中보다 앞선 대규모 자동화 설비 무장
품질 · 생산성 압도, 풍부한 인력, 저임금, 전력료도 싸

세계 섬유의류 경기 불황, 작년보다 오더 20% 내외 감소 가동률 뚝
한국 이대로 가면 3~5년 내 공멸, 업계·정부·단체 정신 차려야

한국 차별화 전략, 임금 절감, 자동화 생산성 못하면 헛바퀴
기업 자동화 설비 개체 위해 특단의 정책자금 지원 시급

고딕<호찌민 조영일 발행인 延着>
세계의 섬유 생산국으로 우뚝 선 베트남에도 올들어 섬유 오더가 많이 줄어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근로자 임금이 한국의 7~8분의 1수준이고 전기료마저 20~30% 더 저렴한 것은 물론 자동화 성력화 설비로 단단히 무장한 베트남 섬유 제조업에 비해 고임금과 인력난, 비싼 전력료, 구닥다리 설비가 대부분인 한국의 섬유 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은 바늘구멍만큼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이 상태에서 성장은커녕 현상 유지를 위해서는 베트남, 중국과 다른 차별화 전략밖에 없으며 이를 위한 자동화 설비 투자를 통한 품질과 생산성의 뒷받침이 발등의 불인 가운데 우월성이 인정된 디자인력과 순발력을 배경으로 한 차별화 틈새시장 공략이 유일한 처방으로 보여지고 있다.

한국 섬유기업 877개(2018년 기준)가 진출한 베트남에서 국내 섬유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호찌민 지역 각 산업공단 내 한국 기업을 둘러보면서 한마디로 “아-한국 섬유 산업은 조종(吊鍾)이 울렸구나”하는 장탄식을 떨칠 수 없었다.

한국 진출 기업 중 면방과 니트직물 염색·봉제 공장의 대부분이 공장 부지가 웬만하면 7,000평~2만평 규모에 건평도 5,000평~1만평을 웃도는 곳이 대부분이며 이곳에 설치 가동 중인 생산 설비는 대부분 독일, 이태리, 스위스, 일본산 최첨단 자동화 설비로 무장하고 있어 한국 섬유 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설비보다 수십 년 앞선 설비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섬유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과의 규모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대규모 자동화 설비를 주축으로 하고 있는 데다 기술력도 중국 못지않아 세계 섬유 최강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9,000만명 인구 둥 20~30대 인력이 3,000만~4,000만명에 달한 것으로 밝혀져 현장 생산직 근로자 등은 20, 30대 남·여 근로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젊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50~60대 근로자에 값비싼 임금을 주고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는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같은 강점을 이용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의 유력 바이어들이 베트남으로 집결하고 있고 한국을 떠난 바잉에이전트 사무실이 홍콩에서 베트남으로 몰려들고 있어 생산의 비교우위를 통한 시장까지 널려있다.

다만 이같은 섬유생산 수출의 강점에도 불구, 현지에 진출한 한국 섬유기업들은 “올해 오더 상황이 작년보다 20% 내외가 감소했다”면서 세계 경기 불황을 베트남에서도 실감하고 있다”고 실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별 차이는 있지만 한국 벤더의 베트남 공장의 가동률이 작년보다 20% 내외 떨어지고 있으며 첨단 설비로 무장한 대규모 원단밀 등도 가동률이 8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로 베트남 진출 11년째를 맞은 S비나의 K회장은 “작년까지 고도성장을 유지하며 중국계 ‘나이스다잉’, ‘퍼시픽’등과 규모 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해 번 돈을 계속 재투자한 결과 편직·염색·날염 업체의 선두주자 그룹에 진입했으나 예상과 달리 올해는 오더가 줄어 80% 가동도 헉헉 거린다”며 베트남 진출 업체의 대부분의 현황을 솔직히 공개했다.

이같은 현상은 7~8년 전부터 러시를 이룬 국내 면방업체의 첨단 자동화 공장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업체별 차이는 있지만 K사의 경우 지난주 기준 코마-30수 중심의 면사 재고량이 180만kg에 달할 정도로 재고가 쌓여 있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많은 어부지리를 얻고 있는 베트남 섬유 기업들의 수출 오더량이 올들어 크게 감소한 것은 그만큼 세계 섬유의류 경기의 침체를 반영한 것이며 이같은 현상은 베트남 아니라 인도네시아도 오더 감소가 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물론 미국 시장 의존률이 가장 높은 현지 진출 한국 기업 등은 계절적인 성·비수기의 영향으로 기복이 크지만 9월 이후 부터는 오더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까하며 조심스럽게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한국 섬유업체가 엄두내지 못할 정도의 자동화 성력화시스템팀을 구축한 채 중국과 맞짱 뜨며 규모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지 진출 업체들이 풍부한 인력과 저렴한 임금 구조, 싼 전력 등 제조업 경영여건이 유리한 베트남마저 오더가 줄어든 상황에서 천수답 경영에 머문 한국 섬유업체의 생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이대로 가면 시난고난하며 앞날이 가물가물한 국내 섬유제조업은 3년, 길어야 5년 내에 송두리째 젓 담을 수밖에 없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 섬유패션 기업들은 어느 나라 보다 내공과 순발력이 뛰어나고 디자인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 능력이 강점인 것을 고려해 하루 빨리 자동화 성력화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위해 섬유패션 정책의 목표도 방향도 없는 산업부 당국자들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의 섬유제조업 강국을 둘러보고 중흥정책을 새롭게 짜야하며 섬산련을 비롯한 섬유단체와 연구소가 식물기능 상태에서 하루빨리 탈출해 업계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의 생존은 기업 스스로 책임질 수밖에 없는 각자 도생의 냉엄한 현실에서 섬유 제조업 오너들이 자포자기에서 벗어나 최저임금 부담을 줄이며 생산성과 품질 향상이 보장된 자동화 첨단설비로 무장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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