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환율전쟁 세계 섬유 시장 요동친다

파운드당 58센트 작년 동기 88센트서 40% 폭락
섬유수출 환율 덕에 가격 경쟁력 회복 희비 갈려

환율 수혜 받는 의류벤더 직물 수출업계 오더 확보 총력전
바이어 환율만큼 가격 내려라 “단골 메뉴 철저히 배제해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세계 섬유패션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섬유스트림간에 환차익을 놓고 양극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갑자기 치솟아(원화 약세) 섬유의류 수출 기업은 표정관리한데 반해 면방·화섬·염색 분야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통스런 경련을 호소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자 금융시장이 격랑을 일으켜 원달러 환율이 불과 10일 사이에 7~8%나 하락했다.

실제 지난 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10원 선을 돌파해 불과 10일 사이에 70원 선이나 뛰어 2016년 3월 9일 종가 1,216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달러당 1,300원대까지 추락할 것이란 성급한 진단까지 예상하고 있어 당분간 원화 약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자 중국 수출길이 막힌 미면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국제 원면 시세가 파운드당 58센트 수준으로 폭락했다. 작년 8월 8일에 88센트 하던 것이 무려 40%나 폭락했다.

이 여파로 아직 고가원면을 생산에 투입하고 있는 면방업계는 폭락한 원면 값을 기준으로 면사를 팔고 있어 만들수록 눈덩이 적자에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원면 가격 58센트 선을 접한 순간 패닉 상태에 빠졌다.

화섬은 구조적으로 원자재인 PTA와 MEG를 달러로 구입하지만 화섬사 판매는 원화 결제 비중이 훨씬 높다. 이 판국에 중국이 수출 부진과 자국 내수마저 시원치 않자 대한(對韓) 무차별 덤핑까지 서슴지 않아 화섬사 재고는 늘어나고 채산이 악화돼 갈수록 설 땅을 잃고 있다.

원화 결제가 대부부인 염색 업계도 일감 고갈에 환율 혜택도 받을 수 없어 팍팍한 경영을 피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섬유 수출업계가 환율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중·대형 의류 벤더들은 고공행진 하고 있는 달러 강세로 원화약세 덕을 톡톡히 봐 상상 이상의 이익을 만끽하며 표정 관리하고 있다.

영원무역과 세아·한세·한솔을 비롯한 초대형 벤더와 중견 의류벤더 모두 이번 벼락치기 원화 약세에 대규모 어부지리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니트직물과 화섬직물 등 직물업계 역시 급격한 원화 약세에 큰 힘을 얻고 있다.

현재는 비수기 절정기에 있어 피부에 와 닿지 않지만 현 환율 수준에서 오더만 있으면 채산 호전과 경쟁국에 잃었던 실지를 회복할 수 있는 호기를 만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직물업계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큰 원·달러 환율 약세를 배경으로 보다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수출업계는 달러 대비 급격히 약세가 된 환율 흐름에 따라 해외바이어들이 환율인상(원화 약세) 만큼 가격을 깎아 달라는 요구가 득달같이 제기될 것에 대비해 이를 철저히 방어하는 전략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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