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일)
> 오피니언 > 조영일 칼럼
‘풍비박산’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국제섬유신문  |  webmaster@itnk.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2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kakaostory

‘필요는 개발의 어머니다.’ 센카쿠 열도 분쟁 때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막아 일본이 3년 가까이 모진 애를 먹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은 천신만고 끝에 희토류 대체 품목을 개발했다. 3년도 안 돼 중국의 희토류 생산 업체 절반 이상이 망했다.

일본이 한국에 무역 보복으로 금수조치한 화학제품 역시 국산화 하는것은 시간문제다. 결국 한국 반도체 업체에 시장을 의존하던 일본 해당 기업 역시 떡쌀 담그는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경제 심장인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비수를 꽂은 일본의 가미가제식 자폭행위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속죄를 거부하는 전범 국가 일본이 한국 경제를 죽이겠다면 자신도 함께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불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의 말로를 상상만 하지 말고 예상도 해야 한다.

불황보다 무서운 건 자포자기다

아베 정권의 파렴치한 무데뽀 행태는 가증스럽다 못해 측은한 생각까지 든다. 며칠 전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을 때 우리 공군이 즉각 출격해 퇴격한 사실을 놓고 엉뚱한 딴지를 걸었다. 당시, 일본 공군기가 출격한 것도 가당찮은 데다 한국을 향해 “왜 자기네 영토에 출격했느냐”며 생떼를 쓰는 코미디성 헤프닝을 벌였다.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도 “러시아가 한국 영공을 침범했고 독도는 한국령”이라고 분명히 확인했는데도 억지를 썼다. 시대착오적 경제보복은 물론 독도를 자기 나라 다께시마로 착각하는 일본 정부의 헛발질에 분노와 함께 조소를 금치 못한다.

그런 한편 싫건 좋건 일본은 미국과 함께 가장 가까운 우방이다. 반일을 앞세운 지나친 국민감정은 금물이다. ‘당나귀가 사람을 발로 찼다고 사람이 같이 찰 수는 없다.’ 정부가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듯 외교적으로 보듬고 국민들도 불매운동을 자제하는 슬기로운 모습이 바로 극일하는 길이다.

말을 바꿔 ‘허허 웃어도 빛이 천 냥’이라고 우리가 속한 섬유패션 산업을 생각하면 울고 싶은 마음뿐이다. 지금 겪고 있는 미증유의 불황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앞뒤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사실 작금의 섬유패션시장 불황은 한국뿐 아니다. 중국도 불황이 심하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공장 등도 일감이 부족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불황구조다.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마저 아마존의 온라인 공룡 등쌀에 기라성 같은 관록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내놓으라 하는 SPA브랜드나 유통업체들이 경기 불황을 내세워 재고 판매에 급급하고 있다. 신규 오더는 계속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달 크면 한 달 작듯’ 불황이 지나면 호황이 올 수 있지만 한번 망가진 산업은 쉽게 회복이 어렵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과연 한국의 섬유산업은 5년을 버틸 수 있을지 참담한 심정이다. 우선 가장 절실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성을 쌓는 데는 10년이 걸리지만 망가지는 것은 금방이듯이 어렵게 쌓아 올린 섬유 산업의 성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분초를 다투는 변곡점의 꼭대기에 와 있는데 우리 섬유산업은 구태의연한 천수답 경영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섬유기계전’에서 선보인 섬유기계는 어제가 옛날일 정도 첨단 신기종의 각축장이었다. 전시장 입장을 위해 줄을 몇백 미터 이상 서서 기다릴 정도였고 그중 가장 많은 방문객은 중국인이었다.

이미 규모 경쟁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중국 섬유업계가 첨단설비 신규투자를 위해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한국 섬유 기업인은 별로 많지 않았다. 관람객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하며 성능에 감탄사만 연발했을 뿐 기계 구입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설비의 첨단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더구나 한국은 급속한 최저 임금과 주 52시간제 때문에 대다수 중소기업 업종은 생사기로에 서 있다. 한국 임금의 5분의 1수준인 중국과 8분의 1 ~ 10분의 1수준의 베트남과 경쟁에서 장기판의 졸 신세를 면할 수 없는 것이다.

임금구조와 인력난, 전력비의 제조 원가에서 도저히 경쟁이 안 되는데 중국과 베트남산과 똑같은 제품으로 경쟁하고 있다. 바로 차별화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함에도 이를 위한 투자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물론 기업이 다품종 소롯트 전략으로만 성공하기는 어렵다. 전체의 70%를 레귤러 제품으로 양산하고 30%만 차별화로 돈을 버는 그런 구조가 필연적인 논리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한국 섬유의 차별화 관건은 소재에 달려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업스트림인 면방·화섬 모두 신소재 개발에서 형편없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섬은 40~50년 된 구닥다리 설비에 자체 개발은 뒷전이고 어떻게 하면 먼저 치고 나간 일본 소재를 카피하느냐에 혈안이 돼 있다. 신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소 기능이 너무 취약하고 존립한다 해도 일본과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하다. 우리나라 면방은 아예 R&D  기능이 없다.

소재 개발이 안 되는데 무슨 차별화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니트업계와 화섬 우븐직물업계는 중국과 똑같은 원사로 원단을 만들 수밖에 없고, 염색가공 기술도 뚜렷한 차별화 전략이 없다. 극복할 방도가 없다. 잘못은 화섬·면방의 원사 메이커뿐 아니다. 수요 업계도 반성해야 한다.

우선 수요 업계가 눈앞에 이익만을 생각해 값이 조금만 싸도 중국·베트남·대만산 원사를 사용한다.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자국 가격보다 싼 덤핑가격으로 팔고 있어 장기 계략을 모르고 단지 싸다는 이유로 중국산을 선호한다. 품질도 국산보다 좋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국산품 사용을 주장하느냐”며 대꾸한다.

기업의 무사안일·무능한 당국·단체 합작품

지난 2001년으로 기억한다. 한일합섬이 KIST 연구진으로부터 기술을 공여 받아 연간 2500톤 규모의 리오셀 공장을 완공했다. 의욕적으로 연간 6000톤으로 증설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진행했다. 하지만 국내 수요자들이 사주지 않았다. 기존 렌징사가 이를 겨냥해 값을 내렸다. 수요자들이 렌징의 전략에 말려 국산을 외면했고 결국 한 일은 손들고 말았다. 당시 한일합섬 리오셀 공장이 성공했다면 지금의 렌징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국내 산업을 중흥시키기 위한 당국의 정책이 없고 필요한 조정 능력마저 없다. 그 많은 섬유패션 단체나 연구소가 나서야 함에도 꿀 먹은 벙어리다. 답답하고 한심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는 이미 시작됐다. 중국도 언젠가 원자재나 염료를 놓고 보복 가능성이 크다. 삽질하지 않고 물이 고일 수는 없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국제섬유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kakaostory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회사소개광고문의채용공고고객센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6151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311, 1909호(역삼동, 아남타워)  |  대표전화 : 02)564-2260  |  팩스 : 02)554-8580
기사제보/광고문의/구독신청 배달사고 : 02)564-2260  |  e-mail : itnk94@naver.com
1993년 6월 2일 창간(주간) 1993년 4월 19일 등록번호 : 다-2893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의만(영일)  |  인쇄인 : 김갑기
Copyright © 2019 국제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제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