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기업, 국내 부진 불구 현지 매출 늘어
美ㆍ유럽 등 직수출 시장 지사 설립 검토 시급

국내 패션소재(원단) 업체 대부분이 매출실적이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에 지사를 설립한 일부 업체들은 현지에서 벤더나 내수 패션 기업과의 거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대표는 “당초 소싱을 위해 중국 지사를 설립했는데 지금은 이를 통해 현지 벤더나 내수 패션 기업과의 거래가 활성화되며 매출이 늘고 있어 다행”이라며 “국내 수출부에서 취급하는 오더의 매출이 줄고 있는 것과 대비가 된다. 앞으로 이 부분을 집중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해외 전시회나 출장을 통해 거래선을 만나고 오더를 확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해외 전시회들이 로컬화하면서 전시회에 방문하는 현지 일부 바이어만 만날 수 있을 뿐 다양한 신규 거래선 발굴에는 애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현지에 지사가 있을 경우에는 바이어의 니즈를 보다 정확히 파악해 주문 즉시 공급할 수 있고 클레임에도 즉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어들이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국내 수출업체들이 중국뿐 아니라 미국(LA, 뉴욕)이나 유럽 등에 현지 지사를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지사를 운영하는 데 따른 비용 문제로 불가피하게 수수료를 지급하며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KOTRA의 지사화 사업에 참여하거나 중견 기업의 경우 현지에 진출한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시장성을 시험하고 가능한 지사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주요 패션 시장에 지사를 설립해 현지 시장에 다가서고 해외에 진출한 한국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한국 패션소재의 제값받기는 물론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섬유수출입협회(회장 민은기)는 ‘밀라노 우니카’ 전시회에서 마랑고니 패션스쿨의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회는 국내 디자이너들에게도 소량이지만 원단을 제공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제 국내 기업들은 이를 해외에 진출한 한국 디자이너들에게도 적용해 윈윈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을 통해 수시로 유용한 패션시장 정보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국내 중소 수출기업들은 과거 종합상사의 해외 판매 방식에 의존했는데, 지금도 이를 아쉬워하며 국내에서 기존 해외 바이어나 에이전트들을 관리하며 가끔 출장하는 등 소극적인 마케팅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며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수출전략으로 이탈리아ㆍ일본 등 앞선 해외 기업들의 마케팅 방식을 넘어서지 않고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 경쟁 속에서 지속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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