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물원단 샘플 차지 한국산은 공짜…중국산은 유료

의류벤더•패션브랜드 “한국 원단은 공짜” 얌체 상혼
원단업체 샘플 차지 비용 연간 억대 • 원가의 1.5% 달해
중국산 원단 샘플 발송비까지 전액 지불과 대조 개선 시급

국내 직물 원단업계가 수출•내수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당연히 받아야 할 샘플 차지를 받지 못하는 ‘봉’ 노릇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같은 구태의 바이어 ‘甲’질 청산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많은 원단 생산국 공급업체들이 해외 의류 바이어나 자국 내수 패션 거래처들로부터 철저하게 샘플 차지를 징구한 데 반해 해외 의류 바이어나 의류 벤더•패션업체까지 한국산 원단에 대해 샘플 차지를 주지 않는 공짜 관행이 수십 년간 이어지고 있어 이제부터는 원단업체 스스로 샘플 차지를 정상적으로 지불받는 획기적인 자구책이 요구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니트직물이나 우븐직물 불문하고 원단 업체들이 거래처인 의류 벤더나 패션브랜드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연간 수백 종의 시샘플을 제작해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원단업체마다 시샘플 제작비가 연간 억단위 규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의류 벤더나 패션브랜드가 요구하는 시샘플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원사 구매에서부터 제•편직•염색 가공을 거치는 과정이 줄잡아 1개월 내외의 준비 기간과 이에 따른 실제 제작비용이 건당 작게는 3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소요되지만 이중 본 오더로 채택되는 경우는 극히 제한돼 있으며 본 오더로 연결되는 경우나 채택되지 못한 경우를 막론하고 샘플 차지를 안 주는 것이 관행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류 벤더들은 연간 수백억원의 이익을 내면서도 거래 원단업체들로부터 공급받은 샘플 제작비는 공짜로 알고 줄 생각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원단생산 공급자들은 벤더나 패션브랜드들과 거래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요구한 대로 각고의 연구개발 노력과 비용을 들여 원단 샘플을 제작해 공급하지만 이를 정상적으로 가격을 매겨 지불하는 의류 벤더나 패션브랜드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단 업체가 샘플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담직원이 원사 수배에서 제•편직•염색가공을 거치는 과정이 빨라야 10일에서 한 달 가까이 소요되고 있어 연간 수백 건의 시제품을 제작하는 비용이 웬만하면 억대 규모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원단업체마다 샘플 차지가 차지하는 비용이 제조 원가의 1~1.5% 에 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연간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리는 의류 벤더는 미국과 유럽의 “원 바이어가 샘플차지를 안준다”는 이유로 “샘플 차지는 아예 공짜”라는 얌체 행태가 시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바이어나 국내 의류 벤더들이 중국산 원단을 구매한 경우 단 한 번도 공짜가 없이 발송비까지 포함해서 샘플 차지를 지불하고 있어 한국 원단업체들만 ‘봉’ 취급을 당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이태리나 일본 등 대부분의 원단 공급국들도 이같이 발송료까지 포함시킨 샘플 차지를 철저히 징구하고 있어 한국 원단업체들만 울며 겨자 먹기로 바이어나 거래 벤더들의 공짜 요구에 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외 거래 당사자뿐 아니라 해외 직물 전시회장에서도 유독 한국산 원단의 샘플 차지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해 부스 방문객마다 무차별 샘플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샘플 차지를 요구하면 “한국 원단은 샘플 차지 안 받는데 웬 요구냐?”고 돌아서는 촌극이 비일비재하다.

이에 따라 해외바이어나 의류 벤더, 패션브랜드 가릴 것 없이 이제부터라도 구태의연한 샘플 차지 공짜 개념에서 탈피해 정상적인 결제 관행이 정착돼야 하며 최소한 본 오더에 연결되지 않는 샘플 원단은 원가 수준을 지불하는 선진화 된 거래 관행이 정착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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