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일)
> 오피니언 > 조영일 칼럼
화섬메이커 잠에서 깨어나야
국제섬유신문  |  webmaster@itnk.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2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kakaostory

가히 천하대란 시대다.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에서 내우외환 와중에 일본으로부터 기습 경제 침략을 당했다. GDP 19조 달러의 미국이 14조 달러의 중국을 향한 총성 없는 무역전쟁을 일본이 따라 배웠다. GDP 5조 달러의 일본이 1조 5,000억 달러의 한국을 향해 급소를 찔렀다.

돌이켜보면 2차 대전 전범 국가인 일본이 세계 3위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것은 순전히 한국 때문이다. 패전국 일본이 6•25 한국전쟁 때 어부지리로 횡재를 했다. 지난 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반세기 남짓 만에 708조에 달한 천문학적인 무역 흑자를 누렸다. 그럼에도 돌아가는 통박을 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규제 카드는 서막에 불과하다. 아베의 의도는 한국을 망가뜨려 일본의 영향력 아래 두겠다는 간교하고 무서운 계략이다. 날카로운 비수는 한국 경제의 심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만 보이고 섬유는 안중에 없다.

우리 정부와 대통령이 무던히 참고 있지만 인내에 한계가 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아군끼리 총질해서는 안 되는 교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원인과 처방을 놓고 우리 내부가 각혈하며 갑론을박 삿대질하는 것을 어리석은 짓이다. 온 국민이 차돌처럼 뭉쳐 총력 대응해야 한다. 다만 ‘영리한 여우는 굴을 여러 개 판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온 나라가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 금지로 반도체 산업을 걱정하는 사이 섬유산업은 안중에도 없다. 그렇잖아도 “죽건 말건 알아서 하라”는 산업부 섬유화학탄소과는 이번 사태로 섬유산업은 관심 밖이다. 정부의 섬유산업 정책은 표류하고 경기는 바닥 밑으로 추락하면서 곡소리가 산지에서부터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대구와 경기 북부 산지는 도통 초상집 상황이다.

매년 7•8월은 비수기지만 올해는 예년과 그 강도가 훨씬 다르다. 대구 화섬직물 업계는 5월 이후 수출 오더가 딱 끊어졌다. 내수 경기는 젓 담근지 오래이고 수출 의존도가 절대 비중인 구조에서 비상구가 없다. 과거와 달리 재고 원단 비축도 한계가 있다.

지난 십수년간 반복돼 온 불황 여파로 설비가 많이 줄었지만 이마저 대거 세워 놓았다. 국내 최대  ITY 니트 업체마저 6월부터 아예 공장 문을 닫았다.

대구 섬유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대구 염색공단의 스팀 사용량이 7월 들어 더욱 줄었다. 제조 공장은 주 6일 돌려도 채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염색 공장이 수두룩하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월 1억원씩 적자를 보다 보니 연간 10억 이상 손해를 보고 생사기로에 서 있는 기업이 한두 곳이 아니다.

동양의 니트 산지를 표방해 온 경기 북부 양포동(양주•포천•동두천) 소재 편직공장 평균 가동률이 30%에 머물고 있다. 포천 소재 편직기 20대 보유 한 기업이 겨우 1대 샘플 제작용으로 돌리고 19대는 통째로 세울 정도다. 남의 건물을 임대차 사용하던 수많은 편직 업체들이 임대료를 못 내 설비를 그대로 놓고 사라진 경우도 많다. 중고 편직기가 지천으로 나와 있고 가격도 정상가의 3분 1 수준으로 떨어지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름 비수기 불황을 한두 해 겪은 것은 아니지만 올해 같은 극심한 불황은 십수년 만에 처음이란다. 핑계 없는 주검 없듯이 최저임금 인상에 책임을 전가 시키는 것이 유행이다. 잘되면 자기 탓, 안 되면 조상 탓이다. 국내 섬유 산업이 중병을 앓은 것은 한두 해가 아니지만 결국 중국과 베트남보다 5~10배 비싼 임금 구조에서 중국과 똑같은 제품으로 경쟁한 것이 잘못이다. 자동화 설비투자로 생산성과 품질을 균일화시키고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하지 않고 만년 천수답 경영이 빚어낸 사필귀정이다.

당연히 우리 섬유산업이 이 모양 이 꼴로 폭풍 속 편주처지가 된 것은 일차적으로 기업 스스로의 책임이다. 냉엄한 각자도생 시대에 스스로 자구 노력을 갖추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어디로 가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나침판 역할과 함께 제도적 지원책을 내팽개친 관계 당국의 무기력도 예외가 아니다. 그보다 더 큰 책임은 전방 스트림의 봉건적 경영 방식이 더욱 큰 책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분초를 다투는 변곡점의 꼭대기에 도달할 때까지 화섬메이커가 구시대적 경영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패션 의류는 양의 동서를 불문하고 작년에 유행했던 옷을 올해 안 입는 것이 원칙이다. 화섬과 원사 메이커는 20년, 30년 전에 생산하던 소재를 변함없이 양산하고 있다. 규모 경쟁에서 한국보다 20배, 30배인 중국기업과 비교해 게임이 안 되는데도 중국이 만든 범용사에 올인하고 있다. 규모 경쟁은 당연히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에서 저만큼 앞선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한국의 화섬업계는 아직도 40년, 50년 된 구닥다리 설비에 의존하고 있다. 생산성, 품질 취약에 임금은 5배, 10배 비싼 구조에서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이다. 이같은 봉건적 경영이 수입사에 안방 시장을 뺏기고 있는 것이다. 화섬메이커가 일본과 대만 중국이 못 만드는 소재를 개발해줘야 국내 제직•편직•염색 업체들이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과거 쌍팔년도에 배급 주던 시절이 지난 지 언제인데 아직도 첨단 설비 개체가 안 되고 기술개발도 진척이 안 돼 자신도 죽어가고 수요자도 동반희생 되고 있다.

화섬이 투자해야 한국 섬유가 산다.

일본 도레이는 아라미드•탄소 섬유로 세계 1등 기업이지만 지금도 발수성이 높고 친환경성 나일론사와 다양한 폴리에스테르 신소재 차별화 개발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도레이는 이같은 끊임없는 신소재 개발로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품목에 따라 21%나 늘어나 215억 2,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데이진은 잠재권축사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코아를 종전보다 크게 만들어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난 뉴 잠재권축사를 곧 내놓게 된다. 스판덱스 시장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리오셀전문기업 렌징사는 너도밤나무와 유칼립투스에서 추출한 천연소재로 면보다 우수한 모달과 텐셀로 세계 1등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제 새로운 용제가 많이 개발돼 모든 나무는 자연 섬유화되는 길이 열려있다. 우리나라에도 렌징 같은 친환경소 재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 화섬업체가 먹튀 근성을 버리고 투자해야 한다. 리사이클 섬유개발도 화섬업계 몫이다. 한국 화섬메이커들이 축적된 노하우를 살려 자연 섬유와 융복합한 신소재 투자로 자신도 살고 후발 스트림을 살리는 소재 혁명이 급선무다.

국제섬유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kakaostory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회사소개광고문의채용공고고객센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6151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311, 1909호(역삼동, 아남타워)  |  대표전화 : 02)564-2260  |  팩스 : 02)554-8580
기사제보/광고문의/구독신청 배달사고 : 02)564-2260  |  e-mail : itnk94@naver.com
1993년 6월 2일 창간(주간) 1993년 4월 19일 등록번호 : 다-2893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의만(영일)  |  인쇄인 : 김갑기
Copyright © 2019 국제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제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