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4천억 규모 ‘한국 해외 럭셔리 명품 시장’ 총공세
SNS 활발한 밀레니얼 세대 명품 구매 큰손 파워 무섭게 성장

한국어 서비스 론칭을 기념해 내한한 24S CEO.

마블, 디즈니, 드림웍스 등 세계적인 영화 제작사들이 신작 영화의 첫 개봉지로 한국을 지목하는 일은 더 이상 놀라운 뉴스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가장 중요한 영화 소비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최초로 가장 먼저 한국을 찾고 홍보하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 확장을 계획하는 해외 패션 브랜드들도 한국시장을 아시아 진출의 거점 지역으로 꼽는 추세가 늘면서 가장 먼저 한국에 1호점을 오픈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 업계에 다르면 패션과 럭셔리에 대한 높은 관심도가 한국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는 곳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IT 강국으로서 디지털 사용에 익숙하고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전 세계 정보를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트랜드에 민감하다는 점 역시 기업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 시장규모는 전년보다 4.7% 증가한 122억 3960만(한화 약 13조 3923억원) 규모로 전세계 8위를 차지했다.

특히 최강 소비 신인류라 불리는 국내 20-30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명품 구매의 큰 손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온라인 몰에 한국어 서비스를 아시아권 최초로 도입하는가 하면, 밀레니얼을 겨냥해 새로운 컬렉션을 서울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지난 5월 LVMH 그룹 소유 온라인몰(24S)의 한국어 서비스 론칭을 기념해 내한했던 트웬티포에스 CEO 에릭 고게는 “24S 사이트에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을 입점시키자마자 모든 제품을 한국인들이 구입하면서 완판됐다”는 사례를 들며 “한국은 24S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드는 중요한 시장”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한국어 서비스를 개시해 현지 통화 쇼핑, 지역적 지원 등 24S의 쇼핑 경험 전반에 걸친 고객 서비스의 수준을 높여 한국 소비자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24S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운영하는 봉 마르셰 백화점 온라인 유통으로 불어, 영어, 독일어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루이비통, 디올, 셀린과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등을 온라인 독점 판매중이다.

뉴욕 액세서리 브랜드 바키아(botkier)는 4월 한국 론칭과 동시에 온라인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웹사이트 접속시 한국인 대상 행사와 한국인 전용 뉴스레터를 별도 발송하는 등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런가하면 한국에서 철수했던 브랜드가 다시 한국 시장에 법인을 설립하고 역진출하는 사례도 늘었다.

최근 국내법인 돌체앤가바나코리아를 설립후 한국 시장에 다시 뛰어든 돌체앤가바나는 기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국내 영업을 진행하다 지난해말 철수한 바 있다.

독일 여행가방 리모와(RIMOWA)도 국내 직진출 법인 리모와코리아를 설립했다. 2006년 국내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유통됐으나 2017년 전개사가 LVMH그룹으로 바뀌면서 직진출을 결정한 바 있다.

펜디 '로마 아모르 컬렉션' 화보

신제품을 서울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사례도 늘었다.
지난 4월 루이 비통은 기존 유통에서 벗어나 '트위스트 백' 핸드백의 팝업 스토어를 서울에서 최초로 열었다.
펜디(FENDI)도 올해 새로운 컬렉션인 '로마 아모르(ROMA AMOR)'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국내 명품 시장의 큰 규모와 빠른 성장에 해외 브랜드들이 앞다퉈 시장 파이를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내셔널 브랜드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패션계 미래가 어둡다는 지적도 크다.

국내 여성복 중견 디자이너 A씨는 “최근 중국산 의류를 라벨갈이 등으로 판매하다 기소된 디자이너의 뉴스로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 디자이너 브랜드 경기가 더 위축되고 있다”면서 “럭셔리 브랜드들이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그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매장 규모에 걸맞지 않게 입점 수수료 특혜를 요구하는 해외럭셔리 브랜드는 유통 입장에서도 큰 도움이 안된다”면서 “내셔널 디자이너 브랜드를 육성하고 신진디자이너 팝업스토어를 확대해온 유통계의 노력에도 럭셔리 브랜드 입점은 날이 갈수록 늘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다”라고 알렸다.

조정희 기자.

관련 자료사진 제공: 엠퍼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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