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3(토)
> 오피니언 > 조영일 칼럼
어느 의류 벤더의 야박한 행태
국제섬유신문  |  webmaster@itnk.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4.0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kakaostory

 민심은 조변석개다. 불과 2년 전 ‘좌순실 우병우’로 불리는 국정농단 세력을 궤멸시킨 성난 민심이 정반대의 풍향계를 보이고 있다. 4·3재보선 선거에서 사실상 참패한 문재인 정부의 날개가 무거워졌다. 국민은 오만한 정권에 다시 한번 무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지난날의 궤적을 봐도 국민을 물로 보는 정권은 모두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멀지 않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이어 문재인 정부도 같은 돌에 넘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달콤한 미사어귀로 국민을 선무하는 짓거리를 그만둬야 한다. 정권마다 속고 속은 국민들은 넌더리가 난다.
역대 정권이 집권 초기 거침없이 내질렀던 구호는 모두 엉터리이었다. 오래지 않은 이명박 정권의 7·4·7 공약과 박근혜 정권의 4·7·4 공약 모두 뻥이었다. 경제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 강국의 이명박 정부뿐 아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모두 황당한 선무용 구호였다. 문재인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소득주도 성장 역시 소득도

 

원단 8만불 오더에 4만 8천불 클레임

자본주의 경제의 꽃은 기업이다. 기업이 살아야 성장도 고용도 가능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시장은 절대 통치자가 지배할 수 없다. 이단 경제학자의 생체실험으로 불리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는 기업을 등지게 했고 바로 민심으로 이어졌다.
‘선무당 사람 잡고 반풍수 집안 망한다’는 것은 예부터 내려온 명언이다. 때마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촌철살인 명언을 남겼다.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그 순간 망친다”는 것이다. 정권이 오만하면 민심은 이반되고 정권이 무너진다는 사실은 과거 정권 때부터 반복된 경험임을 명심해야 한다.
본질문제로 들어가 우리가 속해있는 섬유 패션 산업이 줄초상 위기에 봉착했는데도 뚜렷한 방지책이 없다. 무심한 정부는 “각자도생 하라”하고 제 구실 못하는 단체·연구소는 팔짱만 끼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스트림이 상생의지를 갖고 도와야함에도 저마다 “나만 살겠다”는 식이다. “함께 멀리가자”고 아무리 강조해도 “나라도 살아야겠다”며 정면으로 쏘아붙인다.
최근 경기 포천에 있는 유명 니트업체가 국내 최대 의류벤더와 소규모 오더를 진행한 일이 있다. 니트 프린트 원단 7만 9000달러의 아주 작은 오더를 받아 어렵사리 납품했다. 스트라이프 간격이 넓어 프린팅에 애를 먹으면서 겨우 납품을 완료했다. 한참 후 납품대금 결제가 되지 않아 독촉을 했더니 품질 불량과 딜리버리 지연을 이유로 청천벽력 같은 4만 8000달러의 클레임을 제기해왔다는 것이다.
프린팅 공정이 어려워 품질에 하자가 있었는지 몰라도 원단업체를 향한 무자비한 클레임 청구에 해당 원단업체가 발칵 뒤집혔다. 결론은 클레임을 수용하되 다시는 이 벤더와는 거래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물론 품질 하자나 납품 기간 불이행은 클레임 사유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필유곡절(必有曲折)이 있을지라도 차기 오더에서 공제한다든지 하는 방법을 쓰지 않고 단칼에 4만 8000달러 클레임을 청구하는 것은 심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 벤더는 지난해에도 대구 산지에서 ITY 싱글 원단을 구매하기 위해 담당 직원이 대구 생산 공장을 방문한 일이 있다. 대여섯 곳의 공장을 방문해 각기 견적을 받은 후 최종 결론은 자금이 다급해 덤핑가격을 제시한 니트 업체에서 구매했다. 품질은 뒷전이고 싼값 위주로 선택을 한 데 대해 대형벤더의 자세가 도마 위에 오른 일이 있다.
물론 피 터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피스당 몇센트를 놓고 오더를 받는 벤더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연간 수백억씩 흑자를 낸 대형벤더가 시장 장사꾼처럼 원단값을 후려치는 행태는 곱씹을수록 납득하기 어렵다. 냉혹한 시장원리에 따라 싸고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품질 나쁘고 비싼 물건 사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필자가 “같은 값이면 국산 소재를 사용해 달라”며 의류 벤더나 패션브랜드에 애국심을 호소해도 듣는 척도 안 한다. 이것이 우리의 국민성이라면 한없이 서글퍼진다.
아주 꿈같은 사례를 하나의 예증으로 들어본다. 앞에서 국내 초대형 벤더로부터 7만 9000달러 니트 프린트 원단 오더를 수행하다 4만 8000달러 클레임을 당한 바로 그 회사에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최근 이 회사는 미국의 유명 유통바이어로부터 화섬 니트 원단 20만 야드 오더를 받았다. 야드당 2.80달러로 계약했는데 포천공장에서 생산해도 야드당 중잡아 15센트 선이 남는 짭짤한 오더였다. 바이어가 국내에 직접 들어와 공장을 확인하고 계약서에 싸인하는 순간 가격을 제시했더니 “이 가격에 어떻게 채산을 맞출 수 있습니까. 야드당 3.20달러에 계약하죠” 했다. 이 원단회사 대표는 “세상에 이런 바이어가 아직도 있구나”하고 손을 굳게 잡고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같은 사례는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할 정도로 희귀한 사례지만 이같이 양심적인 바이어가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단값을 후려치기 위해 동업자간 경쟁을 부추기고 품질보다 가격에 치중하는 저급한 행태의 벤더가 승승장구하는 모습과 너무 대조된다. 지금 국내 원사나 원단 업계에서 이같은 사례가 급속히 소문으로 전파되면서 의류 벤더나 패션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의류벤더·패션브랜드 불신 사조 확산

직물 원단업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일부 업체들은 벤더와의 거래를 아예 불신하기까지 한다. 해외 바이어와 직접 상담해 노미네이션 비즈니스를 해야지 중간단계에서 벤더와 거래하는 데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을 정도다. 일부 대형벤더의 시장 장사꾼 같은 행태에 질렸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싸면 외국산과 맞추도록 유도하고 지도해서 국산 소재를 사용하려는 의지도 철학도 안 보인다는 것이다.
 벤더뿐 아니라 패션브랜드 역시 거래조건과 관행이 아직도 후진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곳이 많다는 지적이다. 샘플 제작 과정과 소요 시간의 비용은 물론 원단을 납품한 후 익월 말 5개월 6개월 어음을 발행하는 패션기업이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재고가 남으면 원단업체에 클레임을 제기해 가격을 후려친다. 오죽하면 국내 원단 비즈니스가 망할 수밖에 없는 10가지 이유까지 등장했겠는가. 의류 벤더, 패션브랜드 경영인들이 깊이 성찰할 대목이다.

국제섬유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kakaostory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회사소개광고문의채용공고고객센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6151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311, 1909호(역삼동, 아남타워)  |  대표전화 : 02)564-2260  |  팩스 : 02)554-8580
기사제보/광고문의/구독신청 배달사고 : 02)564-2260  |  e-mail : itnk94@naver.com
1993년 6월 2일 창간(주간) 1993년 4월 19일 등록번호 : 다-2893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의만(영일)  |  인쇄인 : 김갑기
Copyright © 2019 국제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제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