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준 ㈜동림유화 대표이사 - 대담 본지 조영일 발행인

“섬유산업 포기는 성급한 예단. 개성공단 르네상스 기대…

섬유산업의 꽃 염색가공 발전 위해 끝까지 전력투구할터”

염색가공용 핵심 조제 독보적 기술 국내외서 신뢰

본사 인천 남동공단, 베트남ㆍ온두라스ㆍ印尼 공장 운영

세계 초일류 계면활성제 전문 獨 풀크라社와 제휴

블루사인 인증 획득 친환경 계면활성제 전문 생산

   
   
 

중소 화학기업의 핵심경영전략은 기술서비스다.

염색가공용 계면활성제는 기술력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계면활성제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기술로 승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최장수 계면활성제 전문기업인 ㈜동림유화(대표 서봉준)가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 우뚝 서 있는 것도 기술력의 비교우위 때문이다. 지난 1973년에 설립돼 거의 반세기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이 회사는 주도적인 염색가공용 계면활성제 분야 글로벌 기업이다. 기술은 물론 정직을 생명으로 삼는 경영전략에 국내외 수요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 소재한 본사 및 공장에 이어 베트남, 온두라스, 인도네시아에까지 진출해 국제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형보다는 내실 위주에 치중하는 작지만 강한 계면활성제 강소기업의 대명사 동림유화가 섬유산업의 쇠퇴 기류 속에 꿋꿋이 버티고 있는 이유다. 창업주인 부친 서종훈 회장으로부터 가업을 승계해 지구촌을 문턱이 닳듯 뛰고 있는 서봉준 대표를 인천 남동공단 본사에서 본지 조영일 발행인이 만나 회사 현황과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외형보다 내실위주, 연 매출 120억 규모 안정 성장

          부친이 73년 창업, 이 대표 가업 승계 육성 발전

          전생산 공정, 철저한 시험분석 끝나야 작업 개시

          기술ㆍ품질 우위 바탕, 임원ㆍ간부 외국어 실력 무장

 

-거의 10년만인 것 같아요. 최근에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우환이 컸다면서요.

“최근 몇 년간 개인적으로 시련이 많았어요. 공개하기도 부끄럽지만 가정사도 편치 못한데다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가족 2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당했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저도 중상을 입어 4개월 동안 병원신세를 졌어요. 이제야 완쾌가 돼서 회사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만 그 동안 말 못할 어려움을 겪었지요.”(웃음)

 

-장기간 회사에 출근하지 못해 경영공백이 컸을텐데요.

“저희 회사가 화학 업종 아닙니까? 화학업종의 영업 전략은 기술 서비스가 가장 중요합니다. 국내외 거래선에서 저희 동림유화의 기술력과 품질력을 신뢰하고 있어 제가 자리를 비워도 거래나 결제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이미 동림유화는 일일이 지시하지 않더라도 자금력만 뒷받침된다면 안정된 시스템으로 제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물론 저희 희사 임직원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전력투구해준 덕분이죠.”

 

-계면활성제 메이커로서는 보기 드물게 글로벌 경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남아와 중남미까지 진출했지요.

“이곳 인천 남동공단에 본사와 공장이 있고 베트남과 온두라스에 이어 인도네시아에도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비교적 내실 있게 알찬 경영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해외공장 생산 제품도 이곳 본사 공장에서 수 없는 시험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제품 기준을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어 수요자들이 품질을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본사가 주관하는 국내 영업 비중이 아직도 가장 많은 것으로 아는데 섬유산업 전반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 애로가 많을 텐데요.

“물론이지요. 국내 섬유산업이 많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순 없어요. 그러나 외형보다 내실 있는 정도경영을 통해 국내외에서 연간 매출 120억원 정도는 유지하는 편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품질과는 타협하지 않고 약속을 생명처럼 여기는 저의 성격대로 경영하고 있지요.”


-국내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공통된 애로이겠지만 이곳 남동공단도 최저임금 부담과 인력난 등 경영 애로가 클 텐데 극복비결은 무엇입니까.
“저희 회사는 타 업종과는 다소 다른 면이 있습니다. 화학업종 자체가 인력 의존도가 크지 않아요. 저희 본사 공장 직원이 30여명 정도로 인력 의존도가 작습니다. 반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계면활성제 분야의 기술 대가들입니다. 저는 물론이고 생산·영업직 모두 외국어 구사 능력이 가장 뛰어나 글로벌 화학 기업과의 의사소통과 기술교류가 매우 원만한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30여명 직원 중 임원이 10명 이상일 정도로 장기근속과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계면활성제 전문 기업인 풀크라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저는 2000년 풀크라(Pulcra Chemicals)의 세일즈 에이전트로 미국 LA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풀크라의 고위층들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 때 미국이 겪은 경제위기 여파로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남부 지역의 섬유ㆍ가구 산업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 보았습니다. 해마다 20~30%씩 주저 앉으며 7년만에 완전히 무너지고 동남아 지역으로 파워가 옮겨 갔습니다. 저는 1년 반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부친으로부터 경영을 물려받고 풀크라의 국내 대리점 역할을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생산기반 확대 등 투자계획은 어떤가요.

“지금은 그럴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저희는 이곳 인천 남동공단 본 공장에 5대 탱크를 가동하며 계면활성제를 생산 중이고, 섬유연구소를 통해 개발하고 품질을 개선해 베트남,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생산 확대는 지양하고 현 시스템을 집중 관리하면서 최고의 품질과 경쟁력으로 고객사에게 섬유조제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온두라스에서 생산된 제품은 과테말라에 보유한 창고를 통해 현지 진출 염색업체를 중심으로 판매 중입니다. 물론 개성공단이 열리면 그곳에는 투자를 해야겠지요.”

 

-섬유업계 전반이 그렇듯 중국 등 경쟁 업체들 때문에 어려움도 크실텐데요.

“계면활성제는 원료비가 중국이나 터키까지 각사마다 거의 동일해 품질로 경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림은 풀크라의 기술력이 바탕이 되어 계면활성제 등 섬유조제 분야에서는 품질이나 공급 시스템 측면에서 1위를 자부합니다. 특히 동림은 ‘불루사인’ 인증을 획득해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국내 수출업체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외국어 능력이 우수한 엔지니어가 5명 이상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기술 마케팅 부문을 맡은 저희 임직원들의 외국어 실력은 매우 우수합니다.”

 

-주력 제품은 어떤 것인가요?

“주력제품이라고 보기 보다는 우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아실 수 있듯이 140여 개 아이템을 판매 중입니다. 저희는 일찍이 염색 폐수에서 페놀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다기능성 복합제를 개발해 출시했습니다. 생물학적 페수처리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친환경 복합제입니다. 이 밖에도코팅제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저희 편직기 바늘 윤활제를 사용하면 바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보시듯 저희 섬유연구소에서 개발하고 테스트를 거치면 각 공장에 보내져 그대로 생산이 되기 때문에 바이어들이 충분히 신뢰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위해 어떤 경영전략을 펼 계획이신가요?

“저는 부친으로부터 이어받은 동림유화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시스템 유지 관리에 혼신을 다하며 고객들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으로 각인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장시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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