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까프’ 신호탄 중견 패션기업 위기설 증폭

-화승거래선 상거에 채권 모두 동결 발칵 뒤집혀
-과욕부린 일부 롱패딩 브랜드도 살생부 거론 긴장

 

 유명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를 운영하고 있는 중견 패션기업 화승이 전격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후유증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600여 개의 ‘르까프’ 전국 대리점과 수백 개 원·부자재 거래업체들이 연쇄적인 줄초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뚜렷한 수습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거래선과 대리점들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르까프’브랜드의 화승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충격 속에 지난해 11월부터 1월까지 이어진 이번 겨울 시즌에 장사가 부진한 롱패딩 전문 일부 아웃도어 업체의 위험신호까지 감지되고 있어 관련 섬유 패션업체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견 패션기업인 화승의 채권액은 2300억 원 규모로 이 중 2200억 원이 매출채권을 비롯한 상거래 채권이며 나머지가 은행 담보채권인 상태에서 경영난으로 인한 정상적인 어음 경제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지난 1월 31일 서울회생법원에 전격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특히 법원이 이례적으로 법정관리 신청 하루 만에 채권추심 및 임의적 자산처분을 막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사실상 채권채무가 동결됨으로써 화승으로부터 받은 약속어음은 물론 미지급된 상거래 대금 모두 결제가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납품한 수백 개 1차 거래선은 물론 2차 거래선들이 자금 성수기인 설 대목에 자금이 묶여 대혼란을 빚었으며 이로 인한 연쇄 부도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또 화승의 전격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전국 600여 개소의 대리점들도 충격을 받고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지속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설사 기업이 유지된다 해도 법정관리로 인한 실추된 이미지로 인해 매출이 제대로 이어질지 불안해하고 있다.
더욱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화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상황에서 지난겨울 시즌 장사에서 예상외의 매출 부진과 이로 인한 산더미 재고 부담을 안고 있는 일부 롱패딩 브랜드들도 ‘제2, 제3 화승’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고 관련 거래선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2년간 내수패션 시장을 달아올린 롱패딩 경기는 2017-2018년 겨울 시즌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무리하게 60만 착 이상의 물량을 만든 일부 브랜드들이 재고를 끌어안고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 업체를 경계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롱패딩 브랜드로 우뚝 선 디스커버리의 F&F마저 지난해 영업실적이 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7% 감소라는 충격적인 실적이 나오면서 적정물량으로 사실상 완판 단계에 진입한 노스페이스 같은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상당수 브랜드들이 이번 겨울 시즌 매출차질도 고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패션브랜드들은 겨울 상품 판매시즌이 끝나는 2월 말을 전후해 완제품과 원부자재 대금 결제를 위해 발행한 어음이 집중적으로 돌아오고 있어 이 시기를 제대로 넘기지 못할 패션 기업이 발생할 가능성에 거래업체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조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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