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먹은 벙어리 섬유패션 단체장 일어나라”
-업· 미들· 다운스트림 이대로 3년 못가 줄초상 불 보듯
-대구, 경기 북부 산지 이미 곡소리 비상대책 발등의 불
-정부 산업정책 실종, 지도자들 침묵은 직무유기 자각해야
-수조원 지원한 자동차, 조선보다 섬유산업 더 심각 목소리 내야

 

‘죽은 나무는 물을 줘도 못산다.’
고래 심줄보다 강하다는 섬유산업 역시 한번 죽으면 살아나지 못한다.
그 섬유산업이 골병이 들다 못해 마지막 만성 중증 상태에서 생사기로를 헤매고 있다. 업· 미들· 다운 스트림 모두 사경을 헤매고 있다.
산업과 지역의 특성을 무시하고 정부가 모질게 밀어붙인 최저임금인상과 근로기간 단축이 몰고 온 메가톤급 폭탄에 겨우 시난고난 버티던 섬유산업이 줄초상 위기에 몰렸다.
대구경북 산지는 투자 의욕을 상실한지 오래고 있는 설비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채 대거 세워놓고 있다. 아시아의 직물 메카를 자부하던 대구경북산지의 전체 기업 중 혁신 직기 200대 이상 보유기업이 다섯 손가락 미만에 불과하다.
직기 대수가 대거 줄었고 이마저 가동을 제대로 못 한 채 해외로 중고  직기가 대거 팔려가고 있다.
지역 섬유 기업인들은 기업 의욕을 상실한 채 최저임금 탓으로 모든 걸 돌리며 남 탓하기에 매몰돼 있다. 심지어 “이 정부 아래서 기업하기 싫다”며 오기를 내세워 해외여행에 나서는 어깃장을 부리고 있다.
경기 북부도 오더 공급원이었던 의류벤더들이 앞 다퉈 자체 해외공장을 만드는 바람에 오더가 메말랐다. 경기 북부 양포동(양주· 포천· 동두천) 일대 편직공장 중 매물로 나온 공장이 100곳이 넘는다.
대기업인 업스트림 쪽은 면방부터 순발력이 떨어지고 임금압박을 못 견뎌 난파선에 쥐 빠져나가듯 해외 탈출을 감행했다. 국내 면방설비의 탈출행렬은 올해도 진행형이어서 면방 강국의 위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섬유 대기업으로서 버팀목인 화섬산업 역시 버티기 작전에 한계상황을 보여 앞날이 가물가물한 상황이다. 아무리 대기업이라지만 ‘누적적자에 장사 없다’고 언제까지 버틸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섬유산업 전체에 파산의 불길이 언제 어디서 발화할지 새해 초부터 숨을 죽이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같이 절박한데도 각자도생에 미루고 정부와 단체가 침묵을 지키고 있어 답답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주무 부처인 산업부의 섬유패션 정책은 실종된 지 오래고 기껏해야 격화소양(가죽신신고 겉만 굵은 것) 격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산업부의 섬유패션 정책은 절실하지도 다급하지도 않은 의류산업협회와 패션협회 통합이 전부다.
산업이 죽건 말건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소가 밟아도 끄떡없는 힘 있고 돈 많은 자동차, 조선 산업에는 수조원을 지원하는데도 고용이 가장 많은 섬유산업은 헌신짝 취급이다.
정부는 그렇다 치자. 한심하고 답답한 것은 섬유패션 단체장들의 꿀 먹은 벙어리 행태다.
60여 개에 달하는 섬유패션단체와 연구소들이 포진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처방이 없다.
업계를 대표하는 지도자인 단체장들 중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있는지 없는지 존재감이 없다.
지도자인 단체장은 시간과 돈과 몸을 투신하는 봉사와 희생을 내걸고 멍에를 자처하며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산업이 토사곽란이 나서 죽어가는데도 이들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 장관을 수시로 만나 애원하고 설득하는 용기와 자질이 안 보인다.
문 대통령이 산업의 뿌리인 전통산업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해 경우에 따라 단체장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청해야 한다.

주무 부처가 ‘나 몰라라’ 하면 총리, 대통령을 면담 신청해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섬유패션 단체장들이 너무 점잖다 못해 소극적이다.
이제 우리 섬유산업은 올해가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분수병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3년 이내에 곡소리 나는 것은 불문가지다.
지도자들이 새해 초부터 전면에 나서 산업경쟁력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같은 대전제에서 섬유패션산업 중장기 발전전략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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