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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패션단체장 소명 의식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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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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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이 행복해야 궁전이 안전하다.’ 19세기 영국정치가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주장은 통치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들어 경제 행보에 올인 하는 것을 보면 이 말을 되새기듯 하다. “올해는 온 국민이 경제 호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신년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선의였겠지만 소득도 없고 성장도 없는 소득 주도 성장정책의 생체실험은 진즉 폐기처분했어야 했다. 무리한 최저임금인상은 득달같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고 물가상승→ 소비위축→ 경기 위축을 거쳐 실질 소득감소란 악순환의 늪에 빠졌다. 경제는 정치와 달라 이념과 의지만으로 안 된다는 사실을 이제라도 확인했다면 천만다행이다. 더구나 허구한 날 경제주체인 기업을 비틀고 쥐어짜는 정책으로는 일자리가 날아갈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라도 대통령이 심하게 흔들리는 배의 평형수(平衡水)를 자임하며 기업을 업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공멸 위기 대응 중장기 전략이 없다

거두절미하고 2019년 대한민국 경제 기상도는 엄혹하기 이를 데 없다. 세계 경제의 침체국면이 현실화되는 외생적 변수 앞에 운신의 폭이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반도체 특수와 수출 호조가 한국을 먹여 살렸지만 반도체 착시가 정점에서 급격히 하강하고 있다. 석유화학· 건설을 포함한 주력산업들 모두 시장이 쪼그라들 조짐이다. 대· 중소기업 구분 없이 올 경기 전망이 밝다고 응답한 곳은 한 곳도 없는 앞뒤 캄캄한 상황이다.
우리가 속해 있는 섬유패션산업 역시 ‘훅’ 불면 날아갈 처지다. 고임금, 인력난, 최저임금인상의 종착역은 기업을 줄이거나 문 닫거나 해외로 나가는 세 가지 방안밖에 없다. 그동안 발 빠른 섬유 기업 6000개 가까이 해외로 탈출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축소지향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줄일 룸이 없다. 그렇다고 농사처럼 수십 년 천직으로 알고 버티어온 섬유패션기업을 쉽게 포기하기도 녹록지 않다.
그렇다면 사즉생(死卽生) 각오로 현재의 국내 섬유패션산업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고 최소 현상 유지방안을 찾는 길이 발등의 불이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 섬유패션산업은 어는 나라보다 강한 희망의 유전자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세계 200여 국에 광범위하게 포진한 시장이 있다. 순발력과 대응 능력도 강하다.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차별화 전략에 전력투구하면 길이 보인다. 어차피 몸체 큰 중국과의 규모 경쟁은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중국이 만든 물건은 무덤임을 이미 알고 있다.
당장 국내외 나타난 현상만 보면 앞이 칠흑처럼 캄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듯이 이 고비를 넘기면 가능성의 빛이 스며들게 돼 있다. 성급한 자포자기의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 투자해야 한다. 지금도 투자하는 기업은 불황을 모른다.
기업의 운명은 기업 스스로 책임지는 냉엄한 각자도생 시대다. 모든 걸 기업이 알아서 살아가야 함을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할 책임주체들이 손 놓고 있다는 것은 대오각성할 대목이다. 섬유패션 산업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산업부의 실종될 정책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나서서 살리고 죽일 수 있는 능력도 책임도 없지만 산업이 죽건 말건 알아서 하라고 내팽개치는 데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목표도 방향도 없는 산업정책을 바로잡고 개선시키는데 채근해야 하는 것은 섬유패션단체다. 업계를 대표하는 지도자인 단체장들이 수시로 정부와 소통하며 업계의 현안을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때로는 설득하고 사정하며 항의하는 방식으로 죽어가는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전면에 나서야 한다.
그럼에도 전국 60여 개 섬유패션단체장과 연구소 이사장 중 극소수를 제외하곤 어디서 무얼 하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특히 과거 대구 단체장들은 적어도 3개월 간격으로 주무 부처 국· 과장과 소통하며 업계 애로사항을 설파했다. 지금은 3개월은커녕 1년 내내 가도 대화 창구가 없다. 심지어 대구 원로 기업인의 전언에 따르면 최근 산업부 지인 고위공직자와 만났더니 “대구 단체장은 만나봐야 우는소리만 할 뿐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만나는 자체를 기피 한다”고 실토하더라는 것이다.
섬유패션산업이 공멸 위기로 치닫고 있는데도 처방도 중장기전략이 없다는 것은 뼈아픈 실책이다. 정부가 뒷짐 지고 있으면 섬유 패션 단체가 나서야 한다. 실무 작업은 각 단체 사무국이 맡아야 함에도 도통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늦었지만 막다른 골목에 몰린 섬유패션산업을 더 이상 붕괴되지 않도록 비상구를 마련하기 위해 지도자인 단체장들이 살신성인 자세로 분골쇄신 나설 것을 주문한다.
더불어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어느 한 스트림이 붕괴되면 연쇄반응을 일으켜 타 스트림으로 전이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업, 미들, 다운 스트림 모두 어렵지만 업 스트림인 면방에 이어 화섬산업까지 한계 수위에서 수문이 열리고 있다. 지금은 그나마 국내 화섬산업이 버티고 있어 직물산업이 골라잡을 수 있지만 국내 업 스트림이 무너지면 중국, 인도, 베트남산의 가격폭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량 수급 장난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의류벤더 순망치한 상생 정신 새겨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정신으로 함께 가는 상생정 신이 절실하다. 특히 여유 있는 의류벤더들이 이같은 상생 정신에 앞장서야 한다. 더 비싼 가격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값, 대동소이하면 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강자적 아량이 절실하다. 세상이 바뀌어 ‘갑’과 ‘을’의 입장이 달라졌다 해도 지금과 같이 무자비하게 가격을 후려치고 대량 오더는 중국, 베트남에 몰아주는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알아야 한다. 의류벤더들이 오늘의 위상을 굳히기까지 국내 면방, 화섬 직물업체들의 지원과 도움이 컸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폐일언하고 막다른 골목에 몰려 앞뒤 캄캄한 섬유 패션산업을 공멸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새해에는 섬유패션단체장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의식을 갖고 처방과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무엇보다 섬유패션기업인들이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공유하도록 분위기부터 쇄신해야 한다. 섬유패션기업인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몽골 대제국의 두 번째 황제 야율초재는 어느 날 전쟁터에서 아침 식사 중 나무로 만든 밥상이 부러지는 것을 보고 ‘이번 싸움에서 이겨 황금으로 된 밥상에서 식사 하겠구나’하면서 사기충천해 승리로 이끌었다. ‘안된다’ ‘죽겠다’ 하면 진짜 죽게 된다. ‘도전과 극복’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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