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수 동호합섬(주) 대표이사

중국산 규모 경쟁 속수무책· 차별화로 승부

모든 업종이 비슷하겠지만 국내 가연업계는 2019년이 더욱 어려울 것 같다. 2018년 경기에서 나타나듯 국내 가연업계는 감내하기 힘든 대공황을 겪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50여 업체가 군웅할거 했지만 현재 남은 가업 업체는 30여 개 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만큼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업을 포기하는 기업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원인은 국내 가연업체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악화된데 있다. 중국의 거대한 설비 앞에 규모 경쟁을 앞세운 중국산 DTY와 경쟁할 수가 없다.
한국의 가연기 보유대수가 400대도 안 된 실정인 데 반해 중국의 생홍 1개사 설비가 600대에 달한다. 행리도 300대를 가동하고 있다.
이들 양대 화섬 메이커 외에 중견가연업체들의 설비를 합치면 수천수만 대에 달한다. 이같이 대형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지금 이 순간도 지속적으로 대규모 증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고속 가연기 메이커에 신규주문하면 1년 내에 딜리버리가 안 된다. 중국으로부터 오더가 몰려 우리나라에는 차례가 안 오기 때문이다.
실제 일반 DTY 가격은 중국과 도저히 경쟁이 안된다. 8% 관세를 부담하고도 중국산이 파운드당 100원에서 150원가량 싸다.
지난 11월처럼 중국 화섬업체들이 재고 쌓이면 한꺼번에 파운드당 200원씩 가격을 덤핑 투매해 한국 시장을 대거 뒤집어 놓고 있다. 치고 빠지기식 중국 폴리에스테르사 공략에 국내 가연업계는 물론 화섬메이커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POY 가격도 중국산이 워낙 싸 국내시장을 장악해 국내 화섬 메이커들도 크게 고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75-36 같은 기본 품목으로는 국내 가연업계가 살아나갈 길이 없다. 이에 따라 150-300데니어 같은 차별화 품목으로 그나마 버티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월부터 중국산 150-300 DTY 수입이 늘어나 더욱 긴장하고 있다.
국내 가업산업은 중국과 베트남산과의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새해에도 차별화 전략에 올인 할 수밖에 없다. 독특한 차별화 전략만 제대로 강구하면 길은 있다고 본다.
다만 근본적으로 국내 가연산업 생태계가 많이 무너진 것이 걱정이다. 최저임금부담에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은 늘어가고 여기에 전기료까지 비싸 채산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인건비와 전력료가 각 30%에 달해 원자재 일반 관리비 포함하면 웬만하면 채산을 맞추기 어렵다.
다만 차별화 전략만 잘 강구하면 시장은 있다. 여기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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