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섬산련 회장, ITMF 회장 취임
국내 면방 대베트남 ‘엑소더스’ 러시
이웅렬 코오롱 회장 사퇴 신선한 충격

성기학 신임 ITMF 회장이 직전회장인 아프리카 케냐의 아프리카섬유산업연맹 베티 회장과 취임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성기학 섬산련 회장, ITMF 회장 취임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영원무역 회장)이 9월 8일 케냐 현지에서 명실공히 전세계 섬유제조업자들의 수장(首長)으로 정식 취임했다.
한국 섬유패션 기업인으로는 지난 99년 서민석 동일방 회장에 이어 두 번째의 쾌거이지만 당시에는 면방 위주의 제한된 국제기구인 데 비해 지금은 그 위상이 크게 강화된 점을 감안하면 성 회장 개인의 영예는 물론 세계 섬유산업계에서 한국의 명예와 발언권이 크게 확대되는 등 민간 경제외교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케냐에서 열린 ITMF 총회에는 전세계 섬유제조업자 수장으로 정식 취임하는 국가적인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업계 지도자와 영원무역 해외 거래선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최저임금 인상…중소 제조업계 신음

최저임금 인상으로 섬유를 비롯한 중소 제조업은 사실상 숨통이 끊긴 절체절명의 나락으로 추락했다.
1인당 사업장이 4만 개에 달하고 30만 명이 종사하고 있는 섬유 제조업은 전체의 98%가 50인 미만 영세업체로서 대다수 2교대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시간당 17년래 최고 수준인 16.4% 오른 7530원으로 오른 데 이어 내년에 다시 10.9%가 올라 8350원으로 인상돼 이미 벼랑 끝에 몰려있는 한계 상황에서 엎친 데 겹친 악재가 됐다.
여기에 1년 반 이후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섬유산업을 비롯한 노동력 비중이 높은 산업은 국내에서 기업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 개성공단 재추진 논의

개성공단의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며 국내 섬유 업계가 기대에 부풀었던 한 해였다. 남북 평화협정과 경제교류는 물론 북미 관계 개선의 첫 신호탄은 개성공단 재개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강하게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의 9.19 평양 선언을 계기로 더욱 두터워진 남북 화해 분위기와 경제교류 상호협력 증진의 첫 단추가 될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 남북이 공동인식을 갖고 조속한 재개에 보다 분명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개성에 남북연락사무소가 이미 개설돼 운영되고 있는 데다 개성공단 내 건물과 시설이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어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의 대북체제만 풀리면 금방이라도 재개가 가능한 상황이다.

 

△ 원대연 회장 전격사퇴…의산협ㆍ패션협 통합

원대연 한국패션협회회장이 전격 사임한 데 이어 한국의류산업협회와 한국패션협회의 통합이 이뤄졌다.
원 회장은 1월 31일 아침 서울 강남 임페리얼펠리스호텔에서 열린 패션협회 주최 섬유패션업계 CEO 조찬포럼을 끝낸 후 신상발언을 통해 오는 2월 23일로 예정된 협회 총회에서 연임을 하지 않고 훌륭한 후진에게 회장직을 넘기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원 회장은 지난 2004년 3월 19일 공석붕 전임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14년간 재임하며 어려운 협회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고 패션산업 위상제고와 한국패션의 글로벌화를 선도하는 등 큰 업적을 남겼다.
이어서 한국의류산업협회(회장 최병오)와 한국패션협회(회장 한준석)는 12월 18일과 19일 각각 총회에서 양 단체의 통합을 의결했다. 내년 2월 말 정기총회를 거쳐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법인은 국내 패션산업의 중흥과 회원사의 권익 증진에 모든 역량을 모아 미래 지향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최영주 회장, 금탑산업훈장 수훈

올해로 32회를 맞은 섬유의 날 기념식에서 만성적 무역 적자국인 일본을 대상으로 니트 단일 품목을 통해 매년 2억불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하여 한국 섬유패션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인 최영주 ㈜팬코 회장이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또 1993년 설립 이후 ‘아이잗바바’ 등 12개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바바그룹 문인식 회장이 은탑산업훈장을, 국내 대표적인 의류 수출 기업으로 수급 비율이 86%인 732억원 규모의 국산 원자재를 조달하고 있는 리무역㈜의 이두형 회장이 동탑산업훈장을 각각 수훈했다.
이번 행사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인사와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섬유패션 단체장, 업계, 연구소, 단체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 광림통상 회생절차 폐지 파산 절차

국내 10대 의류수출벤더인 광림통상이 30년 역사를 뒤로하고 끝내 사라진다. 서울회생법원은 광림통상의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폐지했다. 회생절차 개시 명령을 내린 지 3개월 만에 내린 결정이다. 광림통상은 채권자들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친 뒤 파산절차를 밟았다.
광림통상의 파산은 업계에서 예상한 일이었다. 지난달 광림통상 조사위원인 우리회계법인은 광림통상의 청산가치를 138억원, 존속가치를 22억원으로 산정했다. 청산가치를 6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우리회계법인은 광림통상을 즉시 파산시켜 보유 재산을 처분하는 것이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보다 채권자들이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높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 면방 대 베트남 ‘엑소더스’ 러시

국내 면방업체들의 엑소더스가 다시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90년대 초반부터 공동화(空洞化)가 빠르게 진행된 봉제산업에 이어 섬유산업의 뿌리인 면방마저 국내설비의 급감으로 인한 공동화가 급물살을 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충남방과 방림방, 동국방 등이 국내 구설비를 베트남으로 이전해 가동한 데 이어 국내 대방들이 최근 4~5년 전부터 경쟁력으로 베트남에 진출해 최신 링정방기를 설치하고 아울러 국내 설비를 이전해 함께 가동하는 베트남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같이 국내 섬유산업 뿌리인 면방산업이 베트남으로 대 탈출을 시도한 것은 한국과 베트남이 똑같이 미국 면을 비롯한 외국 원면을 사용하지만 임금 차이가 6~10배 차이가 난 데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몰고 온 직격탄의 충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 이웅렬 코오롱 회장 사퇴 신선한 충격

코오롱그룹 창업주 이원만 회장의 손자이며 이동찬 명예회장의 아들로 지난 23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이웅렬(63) 회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 타워 다목적홀에서 열린 임직원 행사에서 예고 없이 연단에 올라 “내년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선언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코오롱그룹은 이 회장이 2019년 1월 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사인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오롱그룹은 후임 회장 없이 내년부터 지주회사 중심으로 운영되며, 주요 사장단 협의체를 통해 그룹 현안을 조율할 방침이다.
한편 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35)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 전무는 그룹의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하는 핵심사업에서 경험을 쌓은 후 그룹 경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 의류업계, 해외공장 인수 활발

영원무역 F&F 한세실업 휠라코리아 등 국내 대표적인 의류업체들이 해외 의류업체 지분과 생산설비를 활발하게 매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뉴질랜드 양모 생산업체인 DTI社의 지분 50%를 올해 초 46억원에 사들여 지분율을 종전 50%에서 100%로 늘렸다. DTI는 최고급 양모 제품인 메리노울을 생산하는 업체다. 베트남 남딘에서 메리노울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9월 말까지 매출액 300억원, 순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영원무역은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에 의류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하이즈엉 하이테크 지분 100%를 62억원에 최근 매입했다.
한세실업은 인도네시아에서 기성복 공장을 운영하는 보민 프르마타 아바디의 지분 100%를 25억원에 지난 9월 매입했다. 지난 1월에는 과테말라의 나일론 경량 우븐 생산업체 모다스BI의 지분 100%를 8억원에 인수했다.
F&F는 6월말 이탈리아의 패딩 브랜드 듀베티카와 계열사의 지분을 98억원에 매입했다. 듀베티카는 2002년 이탈리아에서 선보인 브랜드로 구스다운 패딩 제품을 판매 중이다. 듀베티카는 올해 9월 말까지 매출액 83억원, 순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F&F는 듀베티카 등 계열사 실적이 호전되면서 올해 9월 말까지 전년 동기대비 23.9% 늘어난 5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휠라코리아의 미국 자회사 아쿠쉬네트도 최근 미국 중고 골프공 업체인 PG프로페셔널골프의 지분 80%를 136억원에 매입했다. 아쿠쉬네트의 유통망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호전될 전망이다.
이 같이 국내 의류업체들이 다양한 지역의 공장을 인수하면서 실적 호전이 예상됐다.

 

△ 최장수 패션기업 ‘독립문’ 팔렸다

10월에 들어서 국내 최장수 의류패션 업체인 ‘독립문’ 매각 소식이 관련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PAT, 엘르 골프, 데미안 등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는 ‘독립문’이 인수 희망자와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문은 지난 1947년 평안도 출신 독립운동가인 故 월암 김항복 선생이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세은 회사로, 당시에는 가내 수공업 형태로 메리야스를 주력 생산했다. 그리고 섬유산업이 성장하던 1960년대 평안섬유공업㈜로 바꿔 수출기업으로 자리잡았고, 1970년대 수출액이 1300만 달러에 이르는 우량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의류업체로 알려진 인수희망자는 실사를 거쳐 올해 안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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