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sfdf 1위 수상자 디자이너 김인태, 김인규 ‘IISE(이세)’

-한국 전통성과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컬렉션
-뉴욕패션위크 성공적 데뷔, '언더아머x이세' 천연염색 콜라보 컬렉션 화제
-“‘퓨처 서울’ 50년후 서울사람들 컨셉 내년 3월 서울컬렉션에서 만나요”

트랜드 예측 분석가이자 16년간 베스트샐러 ‘트랜드코리아’를 발간해온 김난도 교수는 최근 ‘트랜드코리아 2019에서 “앞으로는 소비의 거대한 세포분열이 일어날 것이며 마케팅이 아닌 컨셉팅을 해야 살아남는다”고 제언했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명제하에 지난 몇 시즌 간 국내 패션시장은 거대한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SNS라는 특수시장에서 소비의 세포분열이 일어나고 있고, 확장과 확장을 거듭하고 있고 온라인 기반의 신생 유통사가 단기간에 급성장하며 패션 소비 트랜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혁의 바람속에 과거의 체제를 유지하고 변화를 거부했던 기업들은 점차 쇠퇴하고 있고, 온라인 기반의 톡톡튀는 개성과 컨셉을 보유한 신생 브랜드가 속속 탄생하고 있다.
특히 단단하고 견고한 실력을 가진 신인 패션 디자이너들의 등장은 국내 패션시장 뿐 아니라 전세계 스트리트 패션 시장의 물결을 일렁이게 했다.
이들은 독보적인 컨셉과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통해 기존 유통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는 방식의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해 성공가도를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발빠르게 국내 스트리트 패션시장을 선점하고 나선 디자이너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선정한 sfdf의 1위 수상을 거머줜 실력파 디자이너 김인태 김인규의 ‘이세(IISE)'가 가장 대표적이다.
지난 2015년 런칭한 중가 남성 캐주얼이자 전 세계 20곳의 판매루트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 ‘이세’를 전개해온 이들은 한국적인 것이 좋아 한국에 안착한 재미교포 2세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패션전공자는 아니지만 패션사업을 하는 부모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패션 비즈니스에 자연스럽게 눈을 떳다는 그들은 이제 서울을 베이스로 글로벌 디자이너의 명망을 높이고 있다.
뉴욕 컨셉코리아에 이어 언더아머와의 콜라보레이션 패션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그들을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이새의 쇼룸에서 만났다.
이새의 의상들을 전시하는 공간이자 디자인 작업과 모든 비즈니스 미팅을 하는 공간이라는 이새 쇼룸은 곳곳이 전통미가 살아 있어 마치 브랜드 ‘이세’의 아이덴티티를 집결해 놓은 곳 같다.
40년된 한국 전통 대문에 직접 색을 칠해 탁자로 만들고 항아리로 만든 잔에 커피를 내오는 그들은 영락없는 토종 한국인이었다.

 

 

-쇼룸이 무척 인상적이다. 의상뿐 아니라 곳곳이 한국적인 인테리어가 아름답다. 이곳 쇼룸의 역할은?

대한민국 서울의 헤드 오피스이자 메인 쇼룸이다.
이곳에서 작업한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이 이세의 라벨을 달고 수출하는 곳이며, 인보이스와 딜리버리를 모두 이곳에서 한다. 이세를 사랑해주시는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런칭이후 지금까지 찾아와주는 유명 힙합가수들을 비롯해 18세부터 60세 어르신들까지 이세의 매니아들이 찾아온다.

 

-최근 뉴욕 컨셉코리아를 통해 고향인 뉴욕패션위크에 진출했다. 현지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고 들었다 직접 보니 어땠나?

매우 고무적이었다. 우리가 나고 자란 고향 뉴욕에서 한국의 서울을 테마로 첫 쇼를 선보인 것도 감회가 새로웠다. 컨셉코리아의 특징이 한국브랜드를 뉴욕에 런칭하는 취지인만큼 한국적인 컨셉의 브랜드가 많지 않았던 만큼 호응이 컸다.
특히 이세는 서울에 기반을 둔 브랜드로 한복과 가구, 한국의 목조건물과 인테리어 요소 등 한국의 모든 문화에서 영감을 받는다. 이번 뉴욕컬렉션은 출근길 늘상 보던 시위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다. 전투 경찰 유니폼과 시위에 쓰이는 장비들이 ‘서울’이라는 컨셉을 통해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무척 인상적이고 독특하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한국적인 감성을 가진 의상을 접해보지 않은 현지 프레스나 패션관계자들은 신선하고 유니크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세를 좋아하는 소비층의 레인지가 넓다. 주요 소비자 타깃과 가격대는 얼마인가“

패션에 관심이 많은 패션 유저들은 모두가 이세의 고객들이다. 18세 청년부터 ~40세가 실구매층이며, 나이가 지긋한 70세 어르신들도 우리옷을 좋아하고 즐겨 찾는 단골들이 많다.
가격대는 가방은 30~40만원, 옷은 티셔츠 6만5천원~자켓이 70만원까지로 가격 레인지가 넓다. 스타일은 시즌별 40가지 스타일이지만 매 시즌마다 스타일 수가 늘어나는 중이다.

 

-이세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컨셉이다.
모던 코리안(Modern Korean)이라는 아이덴티티와 영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외국에서는 이러한 스트리트 캐주얼이 없어서 유니크하게 본다. 우리의 타깃은 글로벌이다. 패션에 관심이 많고 문화적인 감성이 뛰어난 소비자들이 모두가 이세의 고객이다.
18세 소년 부터 할아버지까지 에이지리스가 타깃이다. 시즌별 40가지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데 지금 시즌별로 증가하고 있다.

 

-이세의 작품들은 한국적인 요소를 스트리트 패션에 접목한 점이 매우 신선하다. 수많은 컨셉 중 왜 한국적인 것에 매료되었는가.

6년전 한국에 처음 방문했을때 한국 전통 문화들을 보고 엄청나게 매료됐다.
그간 보지 못했던 정말 멋지고 쿨한 것들이었다. 우리가 가장 사고 싶었던 의상들이 바로 이거다 라는 엄청난 깨달음이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자고 결심했고 그때부터 이세의 컨셉이 정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3년에 브랜드 ‘이새(IISE)’는 전통 한옥 창문의 모양을 따서 로고를 만들고, 한복의 요소를 의상에 접목했다. 옷고름, 동정, 소재 등 한복은 물론 면과 광목, 무명, 실크 등 한국 전통 섬유를 사용하고 천연 염색을 즐겨 쓴다. 최근에는 한지를 통한 제품들도 개발하기 시작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해 첫 선을 보인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 ‘스몰 에스에프디에프(sfdf)의 올해의 1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 배경은 무엇이었나?

지난해 수상자였던 디스이즈네버댓에 용기를 얻어 신청서를 냈다.
같은 스트리트 캐주얼이었고 우리는 우리만의 독보적인 컨셉에 자신이 있었다.
탑 20위에 들었을 때 한국적인 요소를 사용한 곳은 우리가 유일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형제가 한국 문화와 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만의 브랜드로 창조한 부문을 높이 산 것 같다. 특히, 전세계 글로벌한 비즈니스 마인드와 수출노선을 개척해온 것들이 좋은 점수를 얻은 것 같다.

 

-패션 전공자가 아닌데 실력이 무척 출중하다. 비결이 있었나.

패션 전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틀에 박힌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스니커 컬쳐와 스트리트 패션을 무척 즐기고 좋아했던 우리는 신발과 의상을 직접 바잉하고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일을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다. 패션 교육은 모두 인터넷에서 배웠다.
2009년에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영어영문학과와 파이낸스를 각각 전공하고 난 후 당시 미국 경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취업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아버지가 중국에서 8년간 아동복 생산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우리를 중국에 데려가셨고, 그 곳에서 2년간 중국 대학에서 국제 프로그램과 중국어를 배웠다. 당시 여행도 많이 다니고 아버지 공장에서 일도 도왔다. 현장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몸으로 배우는 편이다.
스트리트 문화를 커넥션하거나 디자인할 때 오픈 마인드로 하고 룰이 없기 때문에 하고싶은건 하고 안되면 다른 방법을 찾고 매일 실수하고 매일 배운다.

 

-이세 경영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모든 것이 어렵고 새롭다. 이세 런칭 전 중국에서 신발 브랜드 런칭을 해봤는데 그때 잘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걸 배웠고 지금까지도 모든 것을 새로 배운다는 마음으로 노력한다. 특히 한국 시장은 매우 독특하고 어려운 곳이다. 특히 유통을 위탁 판매로 진행하면서 우리는 우리 옷을 이새에서만 살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외국은 도매로 바로 구매하지만 한국은 수량 컨트롤이 어렵다는 점에서 우리처럼 스몰 브랜드는 패션 하우스로 스타트 하는것이 맞다고 본다. ‘이세 제품은 이세로부터 사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인식을 주고자 한다. 그래야 A/S나 C/S 등 우리가 직접 컨트롤 하는 것이 가장 편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선적은 한국이 제일 싸고 다이렉트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우리에게 편하다. 가장 중요한 마케팅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우리의 공식 인스타그램과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의 스토리를 많이 보여주고자 하며, 오는 3월 서울컬렉션 첫 진출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데뷔 무대다.

 

-지난 10월 27일 을지로 오비베어에서 열린 언더아머와 콜라보레이션 행사가 연일 화제다.

미국의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언더아머는 이번 시즌 7개 도시를 선정해서 로컬 브랜드와 이벤트를 열고 있다. 파리, 암스테르담, 홍콩, 서울, 상하이, 도쿄, 런던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서울은 이세와 함께 하게 됐다. 우리는 언더아머 옷에 천연염색 과정을 더해 이벤트를 준비하고 이를 행사 당일에 직접 시연하고 보여주고자 했다.
특히 지난 50년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전통 맥주집인 을지로 뒷골목 노가리 맥주집 ‘오비베어’에서 행사를 진행, 인테리어 디테일, 맥주, 안주 등을 활용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서울의 오래된 공간과 이세, 그리고 언더아머의 모습을 섞어 서울만의 독특한 멋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후발 디자이너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2019 F/W 컬렉션을 한창 준비 중이다. 내년 가을과 겨울 컬렉션은 ‘Future Seoul’ 즉 50년 후에는 한국인들이 어떠한 옷을 입을 것인가를 상상하는 컨셉으로 진행한다.
내년 1월에 파리, 뉴욕, 홍콩에 있는 쇼룸을 통해 전세계 판매를 시작하고, 2월부터 뉴욕패션위크 진출 3월에는 서울컬렉션을 통해 한국 소비자와 소통하고자 한다. 한국의 전통성과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탄생시킨 이세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 입어 더욱 글로벌한 브랜드로 발전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

조정희 기자.

   
   
   
   
   
   
   
2019 S/S IISE NEWYORK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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