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컬렉션, 디자이너 장광효 정시조 박윤수 지춘희 등 최정상 디자이너부터
유혜진 박승건 고태용 등 총 42회 홍혜진 SJYP 송자인 등 30개 오프쇼 개최
신입답지않은 릭리, 네이비스튜디오, 데일리미러, GN쇼 인기

 

대한민국 패션축제를 넘어 국제적인 패션위크 행사로 거듭난 2019 S/S 헤라서울패션위크가 6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20일 비욘드클로젯 고태용 디자이너의 무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2019 S/S 헤라 서울패션위크는 42개 디자이너 브랜드 및 기업이 참여하는 패션쇼인 ‘서울 컬렉션’과 128개사 신진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전문 수주 상담회 ‘제너레이션넥스 서울’ 및 13회에 걸쳐 25개의 브랜드가 참여한 ‘제너레이션넥스트 패션쇼’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또한 서울컬렉션의 오프쇼 행사로 한남동 및 종로 등 서울 전역에 걸쳐 30개 브랜드가 패션위크 기간 동안 서울 곳곳에서 패션위크 행사로 진행됐다.
올해 명예 디자이너로 선정된 우영미, 박춘무 두 디자이너는 30년 패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패션쇼와 아카이브 전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글로벌 디자이너로 국내 패션계 발전에 기여한 디자이너 우영미는 ‘SOLID/BEYOND 30’을 주제로 컬렉션을 개최, 18FW/19SS 컬렉션의 100여개의 룩을 DDP 야외 잔디광장에서 런웨이에 펼치며 본격적인 행사의 개막을 알렸다.
행사 이틀째인 16일부터 DDP 둘레길에서는 1988년 런칭이후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데무’ 디자이너 박춘무의 패션아카이브 전시 ‘무(無)로부터’가 공개,  여성복의 도식화된 의상 형태를 해체한 비정형적인 실루엣과 중성적인 디자인으로 독보적인 ‘데무 스타일’을 탄생시킨 그만의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전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오는 11월 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한국 여성 하이패션계를 한단계 진일보시킨 장본인답게 데무만의 다양한 패션 디자인은 물론 최근 화가의 길까지 걷고 있는 그의 데생 작품들도 함께 전시, 국내외 패션관계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조명받았다.

서울패션위크의 온(on)쇼로 불리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2018 S/S 서울컬렉션은 최병두 디자이너의 여성스러운 로맨티시즘을 보여준 ‘에이벨(A.BELL)’로 문을 열었다.
이후 실험적인 의상들로 가득한 ‘바이브레이트(vibrate)’의 과감한 무대가 이어지고 한복의 감성을 독특한 감성으로 재해석한 ‘더센토르(THE CENTAUR)’가 신선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디자이너 장광효의 ‘카루소(CARUSO)’ 였다.
SFAA 서울컬렉션 1세대 디자이너로서 31년간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대표 디자이너답게 그는 이번 무대에서 최정상의 디자이너다운 완벽한 작품력으로 방점을 찍었다.
카루소는 500년전 김시습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굴곡 안에서 상처입은 수많은 여성들에 대한 애도를 작품에 담아냈는데, 한복의 소재와 자수, 소설속 인물을 프린트하고 금박을 찍어낸 우리 고유의 디자인 요소를 곳곳에 풀어내면서 남성복을 넘어서는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제너레이션 넥스트 GN쇼

갤러리문에서 개최된 제너레이션 넥스트는 신인답지 않은 디자이너들의 왕성한 무대가 펼쳐졌다.
특히 해외 페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며 탄탄한 실력파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려온 디자이너들이 GN쇼에서 단연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밀라노를 베이스로 활동하며 한국에 역으로 이름을 알린 디자이너 이승익(릭리)은 호주 유학시절 서핑을 통해 경험했던 감성을 작품에 담아 ‘파도와 산호, 물결치는 플라워’ 등 직접 드로잉한 프린트 패턴과 이탈리안 실크 소재등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드레스 시리즈를 선보였다.
매시즌 혹독한 노력을 통해 개발하는 소재와 패턴은 이번 시즌 엄마와 아이가 함게입는 드레스로도 재현되어 호응을 얻었다.
특히 그의 인지도는 이탈리아패션협회 관계자들을 비롯해 해외 바이어들과 프레스들.  국내외 패션관계자들로 자리 가득 메워 한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디자이너로서의 면모를 다졌다.
이외에도 경기패션창작스튜디오 출신 디자이너인 네이비 스튜디오의 문창성과 데일리미러 김주한, 쎄쎄쎼의 장윤경은 각각 경기도 전문 기업들의 소재를 통해 창의적인 작품들을 구현해 신인답지 않은 강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네이비스튜디오는 매 시즌 시그니처 자수 프린트로 작품을 완성, 지난 시즌에 이어 정교하게 표현된 다양한 총을 의상에 자수로 새겼다.
장윤정의 쎄쎄쎄는 이번 컬레션의 트랜드로 부상한 화려한 패턴의 의상을 러플과 주름, 절개등으로 여성스럽고 톡톡튀는 발랄한 이미지를 제현했다.
이들은 실력파 영 디자이너답게 완성도 높은 작품력으로 서울컬렉션 온쇼를 향한 질주를 계속했다.
이외에도 SJYP 송자인 곽현주 등 스타 디자이너들은 피크닉, 성수연방, 이간수문 등 서울 곳곳에서 오프쇼 형태로 내년 봄여름을 위한 컬렉션을 공개했다.

 

'해외 패션 멘토링 세미나'호평

한편, 시민과 함께하는 패션 페스티벌 2019 S/S 헤라 서울패션위크에는 패션쇼 외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특히 18일 개최된 해외 패션 멘토링 세미나는 이번에도 각광을 받았다.
서울디자인재단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살림터 2층 라운드홀에서 진행된 ‘해외 패션 멘토링 세미나’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2019 S/S 헤라 서울패션위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전(前) JTBC 플러스 트렌드 총괄 겸 콘텐츠 본부장 윤경혜 고문이 진행자로 나서 멘토-참석자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약 두 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에는 보그 미국 매거진 수석 평론가 ‘사라 무어(Sarah Mower)', 보그 영국 매거진 패션 크리틱 ‘앤더스 크리스티안 마센(Anders Christian Madsen)’, 데이즈드 영국 편집장 ‘이사벨라 벌리(Isabella Burley)’, 셀프리지스 여성복 바이어 ‘헤더 그램스톤(Heather Gramston)’, 이탈리아 바이어협회 대표이자 델 올리오 편집숍 대표 ‘마리오 델 올리오(Mario Dell'Oglio)’ 가 전문가 멘토로 참석해 '패션업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New Perspective)’을 주제로 한 강연과 참가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사라 무어는 글로벌 패션위크에 일고 있는 새로운 흐름을 조명하며, 자신만의 개성과 아이디어로 깊은 인상을 남긴 패션쇼 무대와 이와 관련한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앤더스 크리스티안 마센 보그 영국 패션 크리틱은 참석한 패션학도 및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패션 본연의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실험정신을 현실에 접목시키는 재창조 작업이 향후 패션산업 발전에 필요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헤더 그램스톤 셀프리지스 여성복 부문 바이어는 ‘지속가능성’에 주목했다. 셀프리지스 백화점의 프로젝트 오션 캠페인 사례를 예로 들며 환경 및 사회공헌 등 기업 차원에서 집중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전략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마리오 델 올리오 대표와 이사벨라 벌리 데이즈드 영국 편집장은 패션업계 새로운 화두로 SNS의 영향력을 꼽았다. 특히 마리오 델 올리오는 디자이너 개인의 스토리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의 심리 사례를 예로 들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해 많은 참가자들의 공감을 샀다. 또한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K패션 및 글로벌 패션 산업 전망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세미나를 이끈 5인의 멘토는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패션위크 기간 동안 참가 브랜드 심사와 디자인 컨설팅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한편, 이번 행사에도 DDP 어울림광장 야외에서는 자발적 시민 참여행사들이 두드러졌다.
DDP야외 행사장 곳곳에는 다양한 모델 지망생을 비롯해 키즈 모델들의 촬영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서울컬렉션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해 시민들의 관심을 높였다.
특히 스트리트 패션을 취재하기 위해 모인 관광객과 사진 작가등은 서울의  패션피플 카메라에 담기위해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러한 거리 축제문화는 서울패션위크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서울디자인재단은 올해에도 서울패션위크를 알리기 위해 해외에서 수많은 바이어와 프레스를 초대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행사에도 바니스 뉴욕(Barneys New York)과 네타포르테(NET A PORTER)& 매치스패션닷컴(MATCHESFASHION.COM), 셀프리지스(Selfridges) 등 미주 및 유럽권 백화점 및 편집숍 바이어 약 30여명과 아시아권 바이어 130여명, 프레스 및 패션 관계자 등 250여명이 2019 S/S 서울패션위크에 공식 초청됐다.
해마다 서울패션위크에 쓰여지는 예산은 약 60억원이며, 이중 대다수가 해외 바이어 초청과 마케팅 비용에 쓰여지고 있다.
하지만 수출상담액과 수주액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수준.
서울패션위크가 한단계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에 앞서 내실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패션위크 행사장에서 만난 이탈리아 패션 관계자는 “빅바이어 이건 스몰 바이어건 전세계 패션위크가 모두 끝나고 방문하는 특성 때문에, 서울패션위크를 비롯해 아시아의 패션위크는 상품력과 가격경쟁력 모두 구미가 당기는 매력적인 디자이너 브랜드가 많아야한다”며 “특히 유럽의 경기 침체가 이를 더욱 부추긴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여성복 디자이너 A씨는 “전세계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패션에 대한 관심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디자이너보다 패션쇼에 참가하는 셀럽과 스타들에게만 관심이 조망되고 있고,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서울컬렉션에 참가하는 신인 디자이너들이 늘면서 정작 수준높은 중견 디자이너들의 무대는 축소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국내 패션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서울컬렉션의 정체성은 시민참여형 패션행사와 서울형 축제를 넘어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높은 수출고를 올리도록 하는 것”이라며 “철저하게 검증된 심사를 거친 뛰어난 디자이너만이 서울컬렉션 온쇼에 오를 수 있다는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희기자.

릭리(RICK R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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