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일 발행인이 만난 세계 섬유 대통령 성기학 회장
                
<ITMF, 국제섬유생산자연맹>

-전 세계 섬유산업 지속 성장, 한국도 포기 말고 신념 가져야
-베트남, 방글라 등 주력 섬유 국가 가입시켜 통계· 정보 공유
-면방 위주서 화섬, 직물 및 의류 패션으로 영역 확대 IAF와 교류 협력도
-ITMF 회장 계기 한국 섬유산업 위상 영향력 확대 기대
-가까운 시일 내 섬유패션업계지도자 창녕 古宅으로 초청, 재도약 지혜 수렴

 

ITMF 성기학 회장

섬유 의류 분야의 글로벌 경영 1인자에 대한 세계 섬유 기업인들의 예우는 파격적이었다.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이 섬유 제조업의 간판 국제기구인 ITMF(국제섬유생산자연맹)에 등장한 지 불과 3년 만에 이 기구의 회장으로 화려하게 등극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 총회 때 처음 특별 연사로 선을 보인 것을 계기로 ITMF는 성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해 버렸다. 성 회장이 경영하는 방글라데시 치타공과 다카 소재 세계 최대 의류 봉제공장과 직· 편직· 염색가공 등 버티칼 공장의 규모와 품질, 마케팅 능력에 감탄한 것이다.
방글라데시뿐 아니라 베트남 하노이와 중국 칭따오, 엘살바도르 공장을 포함해 세계 경영의 질과 양에 세계 섬유 기업들의 시선이 집중된 결과다.
이미 2년 전 인도 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수석 부회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홍콩으로 불리는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열린 ‘2018 ITMF 총회’에서 만장일치 새 회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기라성 같은 세계 섬유 기업인들은 아프리카 전통의식 속에 마치 왕위 계승 대관식을 방불한 장엄하고 화려한 취임 행사에   기립박수로 환호하며 새 회장에 대한 존경과 지지를 표명했다.
세계 섬유 생산 및 무역 동향과 통계를 비롯 면화와 화섬 수급전망을 포함한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질의응답에 이은 취임식까지 빽빽한 3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전용기에서 성 회장과 잠시 인터뷰를 가졌다.

 

 

 

-114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ITMF 首長(수장)으로 취임한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ITMF 이사회와 운영위원회에서 저를 전폭 신임하고 선임해준 데 대해 제 개인의 영광은 물론 한국 섬유산업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한국 섬유산업의 역량과 저의 40년 가까운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이 ITMF와 접목하면 ITMF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회장직을 수락했지요. 반면 책임 또한 무겁습니다. 그분들이 저를 회장으로 선택한 것은 ITMF를 세계적인 섬유 대표 기구로서 더욱더 발전시켜 정착시키라는 무거운 주문이 담겨있습니다. 기왕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해 전 세계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더욱 화제가 된 것은 성 회장이 ITMF에 선보인 지 불과 3년 만에 기라성 같은 각국 대표를 제치고 회장의 월계관을 썼다는 쾌거였습니다. 그만큼 영원무역 총수의 명성이 국제적으로 공인됐다는 분위기를 피부로 느꼈습니다. 혹시 회장 운동을 하신 일은 없으신지요…. (웃음)

“제가 ITMF에 처음 얼굴을 내민 것은 2015년 샌프란시스코 ITMF 총회 때 초청 연사로 특별 강연을 한 것이 시작입니다. 그동안 ITMF 대주주를 자처하는 중국 대표단이 대거 우리 방글라데시 치타공 공장을 견학한 일이 있는데 그때부터 전 세계 섬유 기업인들이 더욱 저를 주시한 것 같아요. 바로 2년 전 인도 총회 때 차기 회장 내정 코스인 수석 부회장으로 선임된 것입니다. 회장 자리를 넘보거나 희망한 사실이 전혀 없어요.”

 

-세계 섬유업계 수장으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우선 114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ITMF가 초기에는 면방 위주로 운영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화섬 산업과 화섬 직물, 그리고 의류산업까지 참가시켜 외연이 본격 확대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세계 10대 섬유 의류 수출국 중 4위인 베트남과 5위인 방글라데시가 아직 ITMF 멤버도 이사국도 아닙니다. 각국 별로 회원사의 신규가입을 대폭 확대하여 국제적인 대표성을 더욱 고양시킬 작정입니다.”
 
 

-현재 ITMF 회원은 29개국 94개 섬유 단체 및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회장국을 계기로 한국의 섬유 단체나 기업이 많이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당연하죠. 현재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유일하게 회원입니다. 대한방직협회가 우선적으로 다시 가입할 것을 희망하고 유력한 섬유 기업들이 이사와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길 바랍니다. ”

 

-ITMF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은.

“통계와 정보는 기업경영의 핵심 자료입니다. ITMF의 통계 탁월성을 추진하여 회원사의 경영이 참고가 되도록 앞 장 서겠습니다. 현재도 ITMF의 통계의 신빙성이 높지만 이를 더욱 확대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 섬유 기업이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전 세계 섬유생산, 수요, 유통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데는 ITMF 사무국만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모든 ITMF 멤버들이 적극 동참하고 협조해야 할 겁니다.”

 

-ITMF 컨퍼런스 운영에도 변화를 추구하신다면서요.

“물론이죠. ITMF 컨퍼런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변화를 추구할 겁니다. 회원간 정보교류 및 비즈니스 증진에 초점을 맞춰 세계적인 섬유 제조· 유통 전문 연사들을 섭외하여 특강을 하는 등 ITMF 총회의 이미 높은 질적 수준을 더욱더 높여가겠습니다. 한마디로 ITMF가 세계섬유생산 및 무역 통계의 질적 향상과 정보제공은 물론 면방· 화섬직물· 의류업계를 망라해 관련 문제에 대한 세계 섬유업계의 대표적인 통합기구이자 대변인 역할을 추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국제의류 연맹(IAF)과도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ITMF는 앞으로 원료에서 완제품까지 전 섬유 벨류 체인의 기업 간 비즈니스를 촉진시키고 돕는 촉매제 역할과 조력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지요. 따라서 IAF(국제의류연맹)도 긴밀하고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궁극적으로는 ITMF와 IAF의 통합방안도 검토해야겠지요.”

 

-화제를 바꿔 한국 섬유산업 수장(首長)이 세계 섬유산업 首長으로 우뚝 선 국가적인 경사를 계기로 위기에 몰린 국내 섬유산업에도 변화의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저의 ITMF 회장 취임은 한국 섬유산업의 국제적인 위상 변화와 함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국내 섬유산업이 해외 진출 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저 자신부터 적극적이고 다각적으로 국내 섬유산업 중흥을 위해 노력코자 합니다. 분명한 것은 세계 섬유산업은 누가 뭐래도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ITMF 총회 연사들이 제시한 통계 자료를 봐도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업계가 절대 좌절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중흥전략은.

“모두가 공감하다시피 우리가 처한 현실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단순한 규모 경쟁으로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입니다. 그러나 몸체 큰 중국 기업들의 약점은 순발력에서 한국보다 열세일 수도 있습니다. 틈새시장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를 겨냥해 차별화 투자에 노력해야 됩니다. 수십 년 된 노후설비로는 경쟁이 불가능합니다. 최신 첨단설비로 무장하고 차별화 제품으로 승부하면 길은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고임금과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산업연수생제도 확대를 지원해야 되고 사실상 대기업이 없는 섬유 기업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시키지 않아야 됩니다. 이 모든 것을 관철하기 위해 앞으로 섬산련이 더욱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나갈 겁니다.”

 

-2020년 ITMF 총회가 한국으로 사실상 결정됐습니다. 이번 케냐총회에 케냐 정부와 아프리카 섬유업계가 많은 노력을 펼치며 오랜 기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도 지금부터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곧 섬산련 이사회를 통해 ITMF 총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입니다. 일부 단체장과 섬산련 사무국이 적극 공조해 준비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겁니다. 거듭 말씀드릴 것은 어려움에 봉착한 우리 섬유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업계끼리 단결과 화합이 급선무입니다. 이같은 대전제를 바탕으로 대정부 건의에도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ITMF 회장 취임 축하 행사라기보다 섬유업계의 단합과 발전을 재다짐하기 위해 귀국 후 가까운 시일 내에 저의 창녕 고가(古家)로 전국 섬유 단체장과 중진들을 초청해 섬유산업 재도약의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ITMF 회장이란 중책을 원만히 수행하도록 섬유패션인과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성원과 채찍을 부탁드립니다.”

 

-격무로 인한 피로를 무릅쓰고 긴 시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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