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

-외국인 근로자 月 임금 420만원… 버틸 기업 없다
-수출· 내수 오더 고갈 불황에 임금 가중 비명 산지 哭 소리
                                           <곡>
-대구, 경기 북부 공장 포기 속출 재고 산적 야적 넘쳐
-기업인들 십 수억씩 사재 넣고 봉급 안 받거나 30% 삭감
-기업마다 死則生 각오 피 말리는 자구노력 살아남기 총력전
       <사즉생>
-최저임금 지역· 산업별 차등적용 근로시간 탄력 운영해야

 

 

올 것이 왔다. 산업현장에 한여름 줄초상 곡소리가 요란하다.
섬유 제조업체들이 불황에 울고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에 치여 생사기로를 헤매고 있다. 경쟁력을 잃어 휘청거리고 있을 때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이란 카운트 펀치를 맞고 비틀거리고 있다.
대구 산지와 경기 북부 니트 산지 가리지 않고 파국의 초침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고 있다. 대구 산지 제직업체들이 말라버린 오더를 채우지 못해 사실상 50%의 가동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재고가 쌓여 쌓아둘 공간이 없다. 국내 최고 기술의 사가공 업체까지 재고가 넘쳐 이웃 빈 공장 마당에 실을 야적시키고 있다.
8월 첫 주에만 경기 북부 니트 직물업체 7개 업체가 동시에 문을 닫는 비극이 빚어졌다. 내수는 말랐고 수출시장도 비수기 비상구였던 터키가 외환위기에 봉착해 구매력이 주저앉았다.
포멀 블랙의 최대 시장인 이란 또한 미국의 경제제재로 중계 무역지인 두바이시장의 거래가 꽉 막혔다. 수출과 내수시장 가릴 것 없고 사방이 인화 물질이 널려 있어 불구덩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오더는 고갈되고 채산은 악화되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의 부담을 한계 상황에 몰려 녹초가 됐다. 대부분 내국인이 없어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는 것도 벽에 부딪치고 있다.
대구 섬유업계에 2교대 사업장의 외국인 근로자 7월 임금은 연장 근무를 포함해 420만원에 달하고 있다. 중국의 6배, 베트남의 10배에 달한 임금을 주고 중소 제조업이 버틸 재간이 없다.
근로자 임금이 베트남의 10배인 나라에서 중국 베트남과 사실상 동일한 제품으로 가격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망하지 않은 게 기적이다. 인건비 부담뿐 아니다.
여름철 피크타임제까지 적용되면서 산업용 전기료 때문에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연사 공장이나 가연 공장은 한숨을 몰아쉬고 있다.
7월 한 달 매출이 1억 5000만원인 가연업체에서 전기료가 8000만원이라면 황우장사라도 버틸 재간이 없다.
결국 기업마다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눈물을 머금고 축소지향을 선택하고 있다. 기업 규모를 줄이고 사람도 정비례해 줄이고 있다. 이 정도는 약과다.
공장 가동을 줄이는데 머물지 않고 아예 송두리째 문을 닫는 곳이 허다하다.
경영주들로 독한 마음 먹고 기업 살리기에 특단의 자구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양심적이고 능력 있는 기업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개인 돈을 십 수억씩 회사에 넣고 있다.
이와 함께 최고 경영진들이 월급을 30% 내외 삭감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다.
대구염색공단 대표적인 기업의 창업주는 40년 만에 올 초부터 회사에서 급료를 받지 않고 있다. 적자경영으로 인한 손실을 오너가 앞장서 온몸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 섬유업계 기업인들이 악에 받친 심정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사재를 회사에 조달하고 오너의 급료를 깎거나 아예 포기하는 절규상황이 지금 섬유업계가 서 있는 현주소다.
이제 기업의 피 말리는 자구노력에 맞춰 정부와 정치권도 기업 기 살리기에 팔소매를 걷어 올려야 한다. 이웃 일본처럼 최저임금 적용을 지역과 업종별로 차등적용하고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자기가 피땀 흘려 돈 벌어보지 않은 정치인이나 정부의 백면서생들이 기업현장에 찾아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50조원 이상의 국민 혈세를 일자리 지원에 쏟아부은들 한강에 물 붓기이다.
일자리를 정부재정으로 늘리는 것은 탁상공론일 뿐 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분기충천한 기업인과 실업자뿐 아니라 일반 민심도 가파르게 이반됨을 명심해야 한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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