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 면방에 이어 화섬· 니트 직물까지 전이
-의류벤더· 패션· 일부 면방 예상 밖 활황 실적 불구
-대구 직물, 경기 니트, 염색· 사가공· 연사 동반 추락
-직물산업 무너지면 한국 섬유산업 끝장, 특단 대책 세워야

 

국내 섬유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직물과 염색, 사가공 등 허리 부문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어 이를 유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미 공동화(空洞化)된 봉제와 추락할 대로 추락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면방에 이어 허리 부문인 직물산업까지 붕괴되면 화섬 산업까지 동반 붕괴될 수밖에 없어 성장은 못 해도 현상 유지책이라도 강구하는 비상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섬유산업 구조는 고임금과 인력난으로 봉제 산업이 가장 먼저 공동화된 데 이어 면방산업이 급격히 쇠락해 80년대 말 370만추에 달하던 면방설비가 겨우 60만추대로 줄었다.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뿌리이자 전통적으로 보수성이 강한 면방업계가 봉제의 뒤를 따라 경쟁적으로 엑소더스(대탈출)에 들어가면서 국내 전체설비가 중국· 대만의 1개 회사 설비 규모에도 못 미치게 줄었다.
그나마 섬유산업의 핵심기둥인 화섬산업이 적자의 고통을 무릎 쓰고 국내에 건재한 것은 니트 직물과 화섬 직물 등 허리 부문이 염색과 사가동 등의 연관 산업과 함께 비교적 활발하게 운영돼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목에 차진 지 오래인 임금부담과 인력난은 중국과 베트남 등에 하루가 다르게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과도한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란 해머를 얻어맞고 결정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하나의 예증으로 12월 결산 섬유 패션 상장회사의 올 상반기 경영실적을 봐도 영원무역과 휠라· LF· 한섬을 비롯한 의류패션업체들은 불황에도 예상외의 영업이익을 많이 내 안정성장을 견지하고 있고 의류벤더들도 이익 규모는 줄었지만 수백 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면방사들 역시 2010년 이후 7년간 고전하다 올해는 설비축소요인도 크지만 예상외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휴비스와 TK케미칼 등은 기복은 있어도 단섬유 장점과 다각경영에 힘입어 많은 흑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대구 직물업계와 경기 니트 직물을 비롯한 미들 스트림은 거의 하나같이 누적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섬유산업의 허리 부문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섬유산업을 지탱하는 화섬 직물과 경기 북부 니트 직물이 속절없이 내리막길을 걷는 사이 염색 가공과 사가공, 연사 분야 등 연관 산업이 동반 추락하고 있다.
국내 화섬 메이커들이 하나같이 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 부문에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 역시 대구 화섬 직물과 경기 북부 니트 직물의 추락이 몰고 온 연쇄반응이다.
따라서 사실상 한국 섬유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허리 부문의 직물 산업이 더 이상 붕괴되면 한국에서의 섬유산업은 소멸될 위기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현상 유지라도 끌고 갈 수 있도록 업계와 단체· 연구소, 그리고 정부까지 나서 모든 지혜를 총동원하는 특단의 자구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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