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Y 스판ㆍ베네치아 외에는 소량다품종
월드컵ㆍ트럭 운전사 파업에 개점 휴업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축구를 좋아하고, 또 축구 절대 강국인 브라질의 월드컵 열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 올랐다. 브라질이 8강에 진출한 뒤 이곳의 의류 도소매업체의 사장들은 매일 환희와 시름이 교차하고 있다. 브라질은 법적으로 자국의 경기가 있는 날은 종업원들에게 TV 시청을 허락해 줄 의무가 있기 때문에 오전 경기에는 상점 문을 닫고 종업원들을 내보내 근처 식당에서 축구를 시청토록 하고, 오후 경기 때는 일찌감치 조기퇴근을 시켜야 하고, 특히 브라질 경기가 있는 날은 지방 손님들이 아예 상파울로로 오지 않기 때문에 의류 도매업체의 매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또 요즘 맥주업체의 경우 초 대박을 누리고 있으나 여성 의류업체의 경우에는 자국의 노란색 유니폼만 입고 다니다 보니 여성들이 사실상 의류 구매에는 별 관심이 없는 편이다. 브라질이 8강에 진출하고 나니 아예 우승까지 해버려 그 덕에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주고 소비심리가 살아나서 월드컵이 끝난 후 의류 경기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일종의 ‘어디 갈 때까지 가보자’ 하는 심리상태가 나타났다.
사실상 월드컵보다도 의류 도매업체에게 정작 타격을 준 것은 올해 5월 중순부터 이십여 일간 지속된 트럭 운전사들이 브라질 전역에서 벌였던 집단 대규모 파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파업으로 의류 도소매 업체에게 연중 가장 중요한 시즌 중 하나인 ‘어머니 날’‘애인의 날’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했다. 트럭 운전자들의 장기적인 집단 파업으로 브라질 전역에 가공할 만한 ‘물류 대란’을 초래하여 모든 물류가 올 스톱이 되었고, 가솔린 공급을 받지 못한 주유소가 휴업을 함에 따라 휘발유 부족으로 모든 손님의 발을 묶어 가장 중요한 시즌에 손님들이 상파울로의 도매업체에 옷을 사러 올 수가 없었다. 브라질 언론에 의하면 트럭 운전사 장기파업으로 인한 손실액을 한화기준으로 약 21조원 이상으로 계산하고 있다.

 

달러 강세…원단 수입상 찬물

또한 원단 수입상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것은 연초 대비 15%가 오른 달러 강세이다. 원단 판매 시 15%의 손실이 고스란히 생긴 것이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마진율이 떨어진 상황 인데다 환율 복병으로 말미암아 마진율이 더욱 떨어졌다. 그러나 좋은 아이템을 보유한 잘나가는 원단 수입상들을 제외하고는 원단의 주요 고객인 의류 도매업체에게 환율 인상분을 보전할 수 있는 가격인상을 요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의류 경기가 매우 침체된 상황에서 높은 환율은 원단 바이어들의 아이템 선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아이템 선택 시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 결과 2.50 달러 이상 되는 아이템 팔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사더라고 아주 소량이다. 이제는 컨테이너에 3~6 가지 아이템을 같이 선적하는 다품종 소량 구매가 일반화되었다. 또한 확실한 원단 수요가 있는 저가 아이템 위주로 선택이 집중되다 보니 아이템 선택에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원단 수입상간에 섞어 찌개가 되어 차별화가 없어지는 상황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나름 잘나가는 리딩 원단업체간에는 좋은 날염 오더와 차별화된 다양한 아이템으로 자기 고유의 원단 회사 아이덴터티를 지키려는 노력도 있다.
고 환율의 영향으로 비교적 가격이 비싼 한국 아이템에도 영향을 주어 한국산 원단 선택에 더욱 심사숙고를 하고 있다. 물론 이전부터 ITY 스판 니트, 베네치아 프린트 등을 제외하고 한국산 원단은 가격보다는 중국산이 줄 수 없는 유일무이한 가치가 확실히 있는 아이템만 소량 구매하는 경향 때문에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는 할 수도 없지만…
2018년 F/W 시즌 트렌드는 2017년 F/W 시즌 유행이 대부분 그대로 반복되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통상적으로 세계 여성 의류의 유행을 선도하는 자라, H&M, 톱숍 등이 남성 양복 원단처럼 보이는 체크 스트라이프, PU, 트위드, 린넨, 메탈릭, 비닐 원단 등을 갓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주문으로 인한 재고가 아직 많이 남아있어 완전한 재고 소진까지 대략 2년 6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급격하게 올해 F/W 시즌 유행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날염 디자인과 더욱 세련된 원단 패턴과 조직을 사용한 원단과 의류 모델이 더욱 세련되거나 새로운 유행 컬러로 무장하여 여심을 자극하여 새로운 수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세계적 불황 상황에서는 의류도 너무 튀는 것 보다는 무난한 아이템으로, 즉 좀더 보수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도 참고할 만 하다.

 

<이규 한국섬유마케팅센터 브라질 상파울로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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