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없으면 무용지물… 역외가공 인정 관철부터
-남· 북, 북· 미 정상회담 이후 對北 제재완화 대비
-美· 유엔제재 풀려야 액션 수출 길 열리면 진출 러시
-봉제, 제· 편직, 염색 진출 러시 임금 인상 억제 장치 시급
-中 대규모 민간 자본 투자, 北을 생산 기지화 준비설 경계

 

6.12 북· 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남북경협의 최대 관심사인 개성공단의 재개 및 확대방안을 물밑에서 본격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제품을 판매할 시장이 있어야 비로소 개성공단 재개 또는 확대 필요성이 있다는 대전제 아래 긴밀한 한· 미 관계를 활용해 개성공단 제품의 역외가공 인정의 통 큰 결단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개성공단 재개 및 확대문제를 우리 정부가 느슨하게 대응할 경우 중국과 일본이 대규모 대북투자를 통해 북한 생산기지 선점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어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개성공단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6.12 북· 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해 미국 내 여론과 한국의 여론이 다소 불만스럽기는 하지만 70년 적대관계의 북· 미 관계가 해빙무드로 전환되고 있고 이같은 움직임에 맞춰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개문제가 급진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중단은 우리 정부의 독자 결정인 5.24조치로 단행됐지만 개성공단은 지난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근로자 파견금지,△북한산 직물· 의류 완제품 수입금지△대북합작사업금지를 규정한 대북결의안을 차례로 결의한 바 있어 유엔 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개성공단 재개나 확대는 현시점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2차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이루어지면서 북한의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가 실현되면 미국 자체의 대북제재와 유엔제재가 거의 동시에 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물론 이같은 예단은 북한의 비핵화 행동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전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나 변수 많은 국제 정세 흐름에 비쳐 볼 때 여러 가능성을 놓고 준비해야 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종전처럼 내수시장에 국한해서는 별다른 실효가 없다는 점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개성공단 제품의 수출이 가능하도록 역외가공 인정이란 미국 측의 통 큰 결단을 얻어내는 것이 급선무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정부 차원의 노력을 전제로 먼저 기존 124개 업체가 입주해있던 100만 평 시범단지내 공장의 재가동준비를 서두르는 것은 물론 별도로 적어도 국내 섬유 관련 기업들이 입주를 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100만 평 규모의 섬유전용 공단 조성도 북측과 본격 협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설사 유엔제재가 풀린다고 해도 기존 124개 기업에 종사하던 5만 4000명의 근로자의 100% 원상복귀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 근본적으로 개성 일대의 인력이 절대 부족한 점을 감안해 현지에 북한 전 지역에서 모집할 수 있는 인력수용을 위한 기숙사 건립방안을 적극 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 때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3 통(통행, 통신, 통관)문제 해결과 북측 근로자 인사권 문제도 철저히 입주기업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남북협상을 통해 관철해야 될 것으로 보여진다.
더욱이 개성공단 재개 및 확대에 대해 우리 정부가 느슨하게 대응할 경우 북한을 사실상 위성국가로 취급하고 있는 중국이 수 십조원을 투자해 단둥· 신의주뿐 아니라 평양 인근의 피복 공장의 하청 기지 또는 직영 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일본도 기회만 있으면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렇게 되면 향후 중국은 물론 일본의 생산기지가 북한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고 이것이 가시화되는 순간 북한 측이 개성공단에도 과거와 다른 무차별 임금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같은 무리한 임금인상을 억제할 수 있는 철저한 대비책도 함께 준비해야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고임금과 인력난에 시달리면서 가파른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들의 악화된 경영환경에 따라 국내에 남아있는 제직· 편직· 염색· 봉제 업체를 중심으로 개성공단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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