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히틀러 김정은이 많이 컸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전 세계 매스컴이 그를 정상국가 지도자로 부각시키고 있다. 전쟁과 평화를 가르는 극적인 만남을 통해 감히 대한민국 대통령과 상대를 하고 세계의 대통령 트럼프와도 맞짱 뜨는 거물이 됐다.

불과 몇 달 전까지 버르장머리 없는 애송이로 취급받던 그를 향한 세계의 시각이 급변한 것이다.

어찌 됐건 한반도에 봄이 오는 느낌이다.비핵화를 전제로 종전선언이니 평화협정이니 하며 대치국면이 봄눈 녹듯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낙관론보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 격언을 되새길 때다.

필유곡절이 있겠지만 지난 65년간 전쟁준비에 광분하던 북한이 하루아침에 꼬리를 내리는 이유를 당최 알 수가 없다.종전 또는 평화 협정 운운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같은 꼼수는 없는지 내시경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간사한 중국이 끼어들어 결정적인 거간꾼 노릇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한반도에 전쟁위협이 사라진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진정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것일까. 강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6년 전의 실패 원인 되새겨야

본질문제로 돌아가 산업부가 특정 섬유패션단체의 통폐합을 위해 팔소매를 걷어 올린 것 같다. 사단법인 민간단체를 정부가 강제로 통합을 강행할 수 없어 ‘자율’이란 명목으로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다.

업무 중복을 피하고 중복 가입된 회원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부실 또는 유사단체 통폐합은 충분히 당위성이 있다. 통폐합으로 단체의 지원육성을 강화해 사업을 적극 추진하도록 당근까지 준다면 통합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사단법인 민간단체의 통합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이사진과 회원사의 찬성을 바탕으로 가능할 뿐 단체 소속 이사진 다수가 반대하면 불가능한 것이다.

현재 통합이 거론되고 있는 곳은 의류 봉제 산업 육성발전사업을 맡고 있는 한국의류산업협회와 패션디자인 사업 발전을 주도하는 한국패션협회가 주대상이다.

여기에 회원사 중복이 많고 업무 중복성도 많은 한국섬유수출입조합과 패션소재협회의 통합도 병행되고 있다. 대구 소재 전문생산기술연구원인 섬유개발연구원과 다이텍연구원도 포함돼있다.

이들 단체와 연구소 외에도 이름만 걸어놓고 제구실을 못 하는 유명무실 단체의 통폐합도 아울러 추진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섬유 관련 일부 협회나 중소기업협동조합 관련 단체는 운영 자체가 어려워 스스로 존립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중 유사 단체를 묶어 정부가 가급적 지원하여 관련 산업 발전사업과 회원사 권익 보호에 앞장서게 해야 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산업부가 의욕적으로 물밑에서 가장 역점을 둔 통폐합 대상은 의류산업협회와 패션협회다.

이 두 단체를 하나로 묶어 의류패션산업을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 있게 육성발전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일부 단체장은 통합에 적극적인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이들 통합 대상 단체나 연구소는 정부과제를 수행하는 섬기력사업 예산을 지원받고 있어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찬성 의사가 강한 의류산업협회와 달리 패션협회는 겉으로 표현은 않지만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도 부인 못 할 사실이다.

섬기력 사업을 수행한 죄로 사무국 쪽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분위기이지만 이사진과 회원사들은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립 목적이 다르고 중복업무도 별로 없고 회원사 중복도 많지 않은 가운데 멀쩡하게 잘 운영되는 단체를 굳이 통합해 평지풍파를 일으킬 필요가 있겠느냐는 목소리다.

사실 의류산업협회는 의류 관련 수출· 수입· 내수산업발전과 질서 확립을 위한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 뿌리는 지난 62년 2월 7일 출범한 한국보세가공협회를 시발로 의류수출조합과 메리야스수출조합, 쉐타수출조합으로 이어져 정부의 섬유 쿼터관리 위임 업무를 수행해왔다.

다시 81년 이들 수출단체를 통합해 한국섬유제품수출조합으로 재출범 했고 93년 5월 내수산업을 겸해 한국의류산업협회로 다시 출범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섬유 쿼터가 폐지되면서 의류산업육성과 수출 질서 확립을 위한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패션협회는 85년 4월 패션디자인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 상호 간의 친목과 복리 증진을 도모하며 국민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설립목적으로 출범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들 단체 중 회비를 내지 않은 많은 준회원을 포함해 600여 회원사를 갖고 있는 의류산업협회와 회비 납부율이 훨씬 높은 패션협회 회원사 390개사 중 양단체에 중복 가입된 회원은 불과 40개사 미만이다.

중복가입도 생각보다 많지 않고 업무중복도 별로 없는 상태에서 각기 독창성을 갖고 현재까지 다른 단체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비중 있게 운영되고 있다.

종전에는 섬유쿼터 추천관리비로 기금을 많이 쌓아 두었던 의산협이 훨씬 재정적으로 인정이 됐지만 원대연 전 회장 재임 시절 20억짜리 사무실까지 갖출 정도로 패션협회 재정이 탄탄해졌다.

양단체 입장에서는 정부가 통합을 통해 파격적이고 적극적이고 의류패션산업지원책을 강구해준다면 몰라도 현재처럼 불과 연간 30억씩에 지나지 않는 섬기력 사업을 배분할 정도면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있다.

멀쩡하게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단체를 들쑤셔서 통합 시켜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시각이 키를 쥐고 있는 상당수 이사진의 생각이다.

사단법인 민간단체 통합 쉽지 않다

그렇다면 통합을 위해서는 주무 부처가 양단체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과감한 후속 지원책의 로드맵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그것도 1년이면 바뀌는 공무원 인사시스템을 고려해 사람이 바뀌어도 변함없는 일종의 보장책이 돼야한다.

6년 전에도 이 문제를 추진했다 결국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그때는 파격적인 당근정책 가능성도 제시됐다.

문서로 보장이 안되다 보니 업계가 소극적으로 뒷걸음쳤고 결국 물 건너가고 말았다.

다시 강조하지만 통합의지가 있다면 시너지 효과를 겨냥한 파격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양단체가 적극성을 보일 수 있다.

통합 후나 전이나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업계는 반대의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사단법인 민간단체의 통합이란 대사(大事)를 섬기력사업 예산정도로 쥐락펴락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통합에 총론은 좋지만 추진동력의 획기적인 각론이 필요하다.

반면 회원사 중복이 많고 업무가 비슷한 섬수조와 패션소재협회의 통합은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대구 연구소 통합도 당장은 어려워도 먼저 통합 이사회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

단체· 연구소 통합 취지는 좋지만 결코 쉽지 않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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