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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글로벌 섬유센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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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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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것이 냉엄한 국제 사회의 정설이다. 남북문제만 해도 두 달 전 북한군 병사의 귀순에 총성으로 얼룩졌던 판문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급기야 선수와 응원단, 예술단이 떼거지로 참가하게 됐다. 방남 경로도 낯익은 개성공단 길목인 경의선을 이용하고 말도 쉬어간다는 마식령 스키장을 남북 공동훈련장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전쟁 중에도 대화를 하는 것이지만 동양의 히틀러 김정은의 핵 위협 공포가 갑자기 망각되고 있는 것 같다. 유엔과 미국의 국제제재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북한의 꼼수가 무엇인지 몰라도 으르렁거린 맹수가 갑자기 순한 양으로 돌변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고 가고 먹고 자는 것까지 IOC와 한국정부가 지원하고 멍석까지 깔아주니 북측으로선 이런 호기가 또 있겠는가. 평창에서 한반도기를 흔드는 북측 응원단의 미소 뒤에 숨겨진 비수를 철저히 경계해야 된다.

 

또 재승인 거부 당한 ‘글로벌 섬유센터’

본질문제로 돌아가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것을 새삼 실감케 한다. 시대가 바뀌고 고도화되면 될수록 정부 규제나 간섭을 배제하고 경제주체인 기업이나 시장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다. 요즘 혼란스러운 최저임금인상과 강남 집값, 암호화폐 규제의 부작용도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산업정책 또한 당장의 성과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산업에 활력을 주는 정책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
우리가 속해있는 섬유 패션 산업 정책도 전문가나 글로벌 안목을 갖춘 지도자의 의견을 담아 다듬고 또 다듬어 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1년이 멀다하고 바뀌는 공직자들이 일부 편향된 의견이나 훈수를 받아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위이다. 민간기업이나 단체가 수없이 고민하고 심사숙고해 결정한 사업계획을 사시적 시각으로 보는 일부 인사들의 훈수를 듣고 칼로 무 자르듯 싹둑 잘라버린 행태는 많은 부작용과 후폭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직설적으로 말해 섬유 패션 단체의 본산인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고심참담을 거듭하며 이사회· 총회에서 확정한 이른바 글로벌 섬유센터 건립 계획이 산업부의 2차에 걸친 승인 거부로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갈수록 팍팍하고 고단한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백년대계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새 섬유센터가 무산되는 참담한 상황을 맞고 말았다.
중언부언하지만 세계 제일의 섬유 패션 원스톱 서비스 비즈니스센터이자 대한민국 섬유패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새 섬유센터 건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26년 전에 지은 현재의 섬유센터는 벌써 연간 수십억원의 유지보수비가 들어가고 어중간한 건물 규모와 구조로 섬유 패션업계가 줄기차게 전개해야 할 대형 패션쇼나 전시장 기능마저 어려운 상태다. 당초 건립 당시 용적률이 600%에 불과해 지하 4층, 지상 19층, 연건평 1만 2000평 규모에 머물러 섬유 패션산업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섬유센터에 섬유패션기업은 별로 없고 대형 로펌과 다단계회사가 차지하는 부동산 임대 건물로 안주했을 뿐이다.
삼성역 인근 황금 노른자위 부지 1400여 평에 완화된 용적률 800%를 적용하여 지하 6층, 지상 24층, 연건평 2만 2000평 규모로 신축하면 대형 전시컨벤션센터가 마련된다. 강남의 새명소로 우뚝 서는 글로벌 섬유센터에 5~7개 층에 패션쇼핑몰을 임대하면 임대수익도 더욱 증가할 수 있다. 섬유· 패션 업체와 단체를 집결시켜 소통하면서 각층마다 샘플실과 상담실을 만들어 국내외 바이어들이 한곳에서 비즈니스 상담을 벌이는 원스톱서비스 비즈니스센터로 우뚝 서게 된다.
더욱이 서울시의 영동교 개발계획에 따라 한전 부지에 현대차그룹의 105층 마천루가 들어서고 지하에 잠실야구장 30개 규모의 대규모 지하도시와 연결되는 곳이다. 글로벌 섬유센터를 1676억원을 들여 완공되면 가치가 5000억이 되고 많으면 1조원이 될 수 있다. 섬유센터가 개인소유라면 너도나도 신축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는 것은 불문가지다. 자산가치와 수익성, 기능과 활용도, 대외적으로 한국의 재도약을 과시하는 랜드마크의 필요성과 타당성은 백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1차 승인요청 때 산업부의 반대 논리 역시 이같은 타당성과 당위성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문투성이다. 반대 논리인 차입금 과다와 섬유 패션 단체 관계자 찬반 모니터링 조사결과 반대주장이 많았다는 것은 오해 이거나 객관성이 결여된 편향성을 의심케 했다. 물론 좀 더 세밀하고 철저한 건립계획과 타당성을 담지 못하고 마치  삼촌 묘 벌초하는 식으로 엉성하게 만든 건립계획부터 문제는 있었다. 금융권 차입금 상환 기간을 7년이면 충분한 것을 12년으로 표기했고 사전에 주무 부처와 충분히 협의하고 설득하지 못한 채 불쑥 승인요청을 한 섬산련 사무국의 무능은 분명히 짚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찬반 모니터링 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이를 찬성하고 추진한 섬산련 이사인 회장단이나 단체장 의사는 묻지 않았다. 반면 섬유센터 신축으로 인한 일시적인 불편과 재정 핍박을 우려해 변화를 거부한 단체직원들의 찬반 조사는 객관성도 합리성도 부족한 것이다.
급기야 글로벌 섬유센터 건립을 주도한 성기학 회장이 이같은 주무 부처의 오도된 편견을 바로잡고 합목적성과 당위성, 타당성을 보완해 2차 승인요청을 사무국을 통해 지난 연말에 제출했다. 일반 예산승인권을 행사하는 산업부의 거부 명분을 없애기 위해 섬산련이 보유하고 있는 유보급 150억원은 한 푼도 손대지 않고 전액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건물이 완공되면 1차 승인요청 때와 달리 7년 이내로 전액 상환하겠다는 합리성과 신뢰성을 추가했다. 새로운 센터가 건립되면 수 없는 시너지효과가 있음을 가감 없이 담았다. 심지어 성 회장은 주무장관에게 글로벌 섬유센터 건립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담은 간절한 사신까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다수 단체장 망연자실 부글부글

그러나 이같이 백방으로 노력했는데도 산업부는 요지부동이었으며 20일 만에 나온 결과는 1차와 같은 불승인으로 결론 났다. 사심 없이 헌신과 희생을 감수하며 추진했던 성 회장과 적극 찬성한 대다수 회장단들은 지난주 또 한차례 부결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 허탈한 탄식을 떨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타당하지도 합리적이지도 못한 산업부의 불승인으로 글로벌 섬유센터 추진동력은 벽에 부딪쳤다. 더 이상 주무 부처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강행하기는 열정도 시간도 없다.
성기학 회장의 합목적성과 헌신적인 열정을 열렬히 지지하며 동참했던 섬유· 패션 단체장들은 이 땅에 다시는 글로벌 섬유센터를 지을 천지일우의 호기를 상실한 데 대해 충격과 비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젠 도전과 혁신의 상징인 글로벌 섬유센터를 다시 기대할 수 없는 가운데 재임대를 향한 출구 전략밖에 길이 없게 됐다. 자율과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사단법인 민간단체의 건물 신축문제까지 미주알고주알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규제와 통제에 섬유 패션 지도자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흉보며 닮아가듯 과거 암울했던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규제나 통제의 구태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 법리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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