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 치수 데이터 활용…의류 등 구입 시 사이즈 걱정 해소
스타트투데이, ‘워라벨’ 문화…직원 복지ㆍ근무 환경 개선

‘입어볼 수 없다’는 인터넷 쇼핑몰의 고질적인 불편함을 호소해야 했던 소비자들에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혁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온라인 쇼핑은 착용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구매 후 반품 및 교환이 잦다. 또 브랜드마다 사이즈 스펙이 다르고 사진과 제품의 실물이 달라 여전히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많은 패션기업이 IoT 기술을 접목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의 패션 전자상거래 업체 ‘조조타운’을 운영하는 스타트투데이(대표 마에자와 유사쿠)는 뉴질랜드의 소프트센서 개발 기업인 스트레치센스와 공동 개발, 입는 순간 신체 치수를 측정해주는 바디수트인 ‘조조슈트(ZOZOSUIT)’를 선보였다.

고객이 조조슈트를 입고 스마트폰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센서가 인체 모든 부위의 치수를 측정하고, 그 데이터는 ZOZO 어플리케이션에 저장되는 시스템. 단순 허리와 가슴 둘레, 어깨 너비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손목 둘레, 목 둘레 등 세세한 부분의 수치까지 나타난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지만 직접 착용이 불가한 것이 단점이었던 온라인 쇼핑이 조조슈트에 의해 해소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조슈트는 150개의 신축형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체형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고, 그 데이터는 스마트폰을 통해 조조타운에 전송돼 제품 구입이나 개인 브랜드 개발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제품검색 기능이나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 또 조조슈트는 현재 인기 폭주로 예약이 쇄도해 배송시기는 점점 늦어지고 있지만 조조타운 회원들은 배송비만 지불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마에자와 유사쿠 CEO는 “사람이 옷에 맞추는 시대에서 옷이 사람에 맞추는 시대로 변모한다”면서 “조조슈트는 압도적인 속도로 전 세계에 무료로 퍼질 것이며 체중계나 체온계처럼 각 가정에 하나씩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조조타운은 2017년 3월 말 기준 3928개의 입점 브랜드와 월 평균 2500만 명의 회원이 방문한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핵심 사업은 브랜드로부터 제품을 받아 판매하는 위탁판매이고 상품 판매 대금과 각 브랜드의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수수료는 평균 30% 초반으로 높은 편이지만 조조타운에 한번 입점하면 많은 고객들에게 간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은 판매 업체들은 조조타운 입점 경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현재 일본 내 트렌드 패션 전자상거래 시장 과반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의류 분야에서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또 조조슈트는 단순히 신체의 치수를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더 나아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패션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유아동, 노인 및 장애인들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스타트투데이 ‘워라벨’

이런 스타트투데이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놀라운 경영 성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에자와 유사쿠 CEO의 경영 방법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서도 좋은 직장문화로 평가를 받고 있는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이 전세계적으로 열풍이다.

그의 모토는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 모토가 투영된 스타트투데이의 인사 제도는 딱딱한 일본 여타 기업과 달리 독특하다.

그는 직원 간의 유대 활성화를 목표로 다양한 인사 제도를 만들었다. 일본에서는 6시간 이상 일하면 45분 이상 휴식을 주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1일 6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15시까지 점심시간 없이 일하면 바로 퇴근 시켜주는 제도다.

이를 비롯해 지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본사 근처 거주자에게 매달 5만 엔을 지급하는 ‘마쿠하리 수당’, 직원 간 교류를 목적으로 각종 이벤트를 여는 ‘프렌드십 데이’‘보너스 균등지급’ 등을 실시해 직원들의 생산성과 근무 생활 밸런스를 향상시키고 있다. 이런 경영 제도와 IoT기술의 도입으로 스타트투데이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1998년 설립된 스타트투데이는 연간 순이익이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중이며, 연 매출 26억 달러(약 2조 8000억)의 높은 매출을 비롯. 기업 가치가 약 11조 원에 달한다. 이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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