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광주 임동 방적공장, 시흥 염색공장 문 닫아
-장기불황 누적적자 버티다 결단내려 근로자 200여 명 실직
-경방, 일신방, 동일방, 국일방 등도 베트남 추가 탈출 러시
-재력 있는 가연업체들도 미리 포기 최저임금 1만원 되면 공멸

 

예상대로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후폭풍이 섬유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확정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사상 두 번째인 16.4%가 올라 시급 7530원으로 껑충 뛰어 새해 1월부터 적용되면서 벌써부터 추위 타는 기업, 얼어 죽는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보여진다.
먼저 섬유산업 중 고용인원이 가장 많은 면방업체부터 공장 문을 닫았거나 해외 추가탈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83년 역사의 전방이 지난해 선언한대로 지난 11월 광주공장 중 임동 면방공장을 문 닫았다.
시흥에 있는 염색공장도 같은 시기에 문을 닫았다.
전방의 광주 임동공장은 5만 9040추 규모로 53년 설립 이후 65년간 가동돼온 면방적공장이며 시흥공장은 염색 전문공장으로 이 역시 거의 동시에 문을 닫았다.
전방의 광주 임동 방적공장과 시흥 염색공장에는 근로자 22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마지막 공장정리 작업을 맡은 50여 명을 제외하고는 이미 일자리를 잃었으며 남은 인원도 해고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방 광주 임동 공장의 설비 중 일부는 광주 평동 공장과 영암 공장으로 이전하지만 상당수의 설비는 가동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 공장은 그동안 면방 경기 장기불황으로 계속 누적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보유 부동산 등을 매각해 운영자금으로 충당해왔으나 최저임금이 새해부터 16.4%나 오르자 눈덩이 적자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 공장 문을 닫는 결단을 내렸다.
이 회사의 근로자 37%가 최저임금 적용대상이어서 누적적자 회사에서 새해부터 가파르게 인상된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도 그동안 회사가 적자를 지속하면서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피하며 버티어 온 상황을 잘 알고 있어 공장 문을 닫는데 대해 아무런 불만이나 마찰 없이 회사를 떠났다.
해외 진출을 한사코 거부하며 고집스럽게 국내공장을 유지해온 전방이 급기야 최저임금인상을 감당하지 못해 2개 공장 문을 닫는데 이어 타 면방업체들의 해외 탈출이 더욱 빠르게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베트남에 이미 진출한 경방과 일신방, 동일방, 국일방 등이 국내공장의 추가이전을 금년에 본격화할 방침이어서 국내 섬유산업의 뿌리인 면방설비가 80년대 말 370만추에서 금년에 70만추 규모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여진다.
면방뿐 아니다.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중소 가연업체 중 내용이 알찬 회사들이 최저임금인상과 수입사 반입에 따른 향후 전망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가연업체의 특징은 수입사가 몰려온 것에 대비해 국내 설비의 성력화 투자가 일부 선도업체들에 의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동안 재력을 많이 쌓는 알찬 기업들이 미리서 공장가동을 포기하고 가연업을 떠나는 현상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데 따라 걱정을 하면서도 아직 실감하지 못한 섬유 제조업들은 1월분 봉급이 지급되는 2월 20일을 전후해 예상이 현실로 다가온 데 따른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근로시간 단축까지 겹치면서 섬유를 비롯한 중소 제조업체들은 휴일 연장근무 중단, 야간작업중단 등으로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인력감축과 자동화 투자에 올인하고 있어 편의점· 자영업자와 함께 중소제조업 현장은 비로소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더욱이 2020년에 최저임금을 시급 1만원으로 올릴 경우 섬유를 비롯한 국내 중소제조업은 경쟁력을 잃어 공멸 위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여져 올해 인상된 최저임금을 내년부터는 사실상 동결시키는 노사 대타협이 발등의 불로 제기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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