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 대담] 민은기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대담 조영일 발행인

민은기 이사장

-섬유수출입조합의 이사장으로서 새해를 맞는 소감은?

 “어려운 시기에 섬유직물 수출 업계의 성장을 돕는 중책을 맡아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 업계와 힘을 합쳐 수출 증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직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69억6700만불로 지속되는 하향세를 꺾지는 못했습니다. 새해에도 이러한 큰 흐름을 반전시킬 만한 호재는 보이지 않고 있어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온 업계의 저력을 믿고 다시 희망을 가지고 출발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섬유직물 수출을 돌아보고 올해를 전망하신다면?

“지난해에는 우리 제품이 중국ㆍ대만 등 경쟁국에 밀리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폴리에스터 직물이나 니트 직물은 중국과, 나일론 직물은 대만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중국 정부는 줄기차게 사드보복 조치를 강화하는 등 해외 시장 환경이 악화됐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찾으며 고군분투했던 한 해였습니다.
올해에도 시장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완만하나마 경기회복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우리가 주력했던 품목의 수요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여 보다 기술과 감성 중심의 하이테크 섬유로의 전환이 필요할 때입니다. 특히 범용성 의류소재는 고감성 다기능성 소재로, 일반 산업용 소재는 고성능 부품소재로의 아이템 전환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또한 친환경 소재와 ICT융합 전자섬유는 미래에 우리 섬유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지금부터 기술선점과 수요시장 창출을 위해 준비해가야 합니다."

 

-항상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올해에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업계 마케팅 지원에 나서실지?

 “저는 마케팅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기업이 지나온 길이 이를 말해 줍니다. 우리 선배들과 동료들이 해외 시장을 누비며 ‘섬유 한국’을 알리고 이를 통해 섬유 강국 대열에 자리매김했습니다. 저도 이 분야에서 한 평생을 보냈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열쇠 역시 마케팅에 있다고 봅니다. 이에 조합은 지난해에 이어 새 해에도 글로벌 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 간, 바이어와 기업 간 다리를 놓는데 힘을 다 할 것이며 특히 4차 산업 시대의 핵심이 되는 Mass Customization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생산과 판매의 구조 개선을 위해 집중하고자 합니다. 조합의 마케팅 사업에 우리 섬유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적극 참여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올해에도 ‘4차 산업 시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합이 추진하는 섬유패션산업에 가치와 효율을 입히는 비즈니스 역량모델 강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기업의 생산과정에 소비자의 참여도를 높여 시장 니즈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적기 개선을 추진하려는 노력이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조합의 대응 방향은?

“4차 산업 시대의 수요 패턴을 나타내는 대표 키워드를 꼽으라고 하면 대체로 수요의 개인화와 변화의 가속화 그리고 무경계를 꼽는데 소비자의 생산 과정 참여는 대표적인 예 입니다. 작년 이 맘 때에도 이 말을 하면서 패션기업인 트레들리스(Threadless)를 예로 들어 드린 적이 기억이 납니다. 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Ktextile.net도 어찌 보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다 신속하게 소비자의 니즈를 생산에 반영코자 함에 목적이 있습니다. 새해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직물 소재를 사용하는 유저(User)들과의 온라인 접점을 강화하기 위해 3D Matching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과 전략적으로 제휴하여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하여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섬유수출입조합은 R&D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섬유 업계의 R&D지원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우리 기업들이 불황기를 맞아 R&D 예산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무조건 많이 개발해 그 중 하나라도 적중시켜야겠다는 과거와 같은 생각으로 지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도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요에 적합한 소재만을 집중 개발해야 합니다. 이에 조합의 R&D지원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을 통해 매년 50~60개의 중소 원단업체를 선정해 프리미엄 패션소재와 고성능 산업용 섬유소재의 제작지원을 위해 체계적인 기획 및 기술컨설팅과 기업 맞춤형 샘플생산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섬유소재 업체들이 패션소재에만 매몰되어서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조합은 이미 2013년부터 산업용 섬유의 기반조성 및 기업지원을 위한 사업을 시작으로 이제는 산업용섬유 분야의 선도적인 지원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성장 아이템으로 ICT 융합 섬유제품의 산업 활성화를 위해 선도기업 육성과 제품화 지원 및 해외 비즈니스 플렛폼 구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프리뷰 인 서울’ 전시회에서 Wearable Tech 관을 운영하여 국내의 전자섬유 제품화 수준을 선보였고 많은 참관객으로부터 높은 호응과 미래 우리 섬유산업의 비젼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해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의 폭을 넓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국내 산업용 섬유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 구축을 위해 조합은 techtex.or.kr의 웹플랫폼을 운영으로 유용한 기술 및 시장정보와 생산기업 정보를 지속적으로 생성하고 정보 확산을 위해 꾸준한 홍보를 통해 17년 월 평균 1만건 이상의 접속건을 가지는 가장 활성화된 플랫폼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지난 한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섬유패션 업계가 어려웠습니다. 올해는 어떤 환경을 예상할 수 있을까요?

 “우선 미국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어 과거 통상 문제에 집중했던 조합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기라고 생각되네요. 각 시장의 무역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입수하는 즉시 우리 업계에 알리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가장 큰 변화가 우려되는 미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우선 한-미 FTA가 순항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새로운 변수에도 주목하며 대응에 노력하겠습니다. 또 아직도 유럽의 경기가 불투명하고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 등으로 국내 기업의 주요 시장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조합은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의 통상정책을 예의 주시하며 정부와 유관단체와 긴밀한 협조를 통한 공동보조로 우리 업계가 선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올해 조합은 베트남에서 시장 조사를 실시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새해 구상이 있으시다면?

“지난해 중국은 사드보복 조치로 우리 섬유패션 기업에게 어려운 과제를 던졌습니다. 올해에는 다소 완화되기는 하겠지만 위험은 상존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생산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중국 기업들이 자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틈새시장을 용납하지 않는 상태로 가져가리라 봅니다. 물론 생산 환경이 어려워지는 중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해 질 것입니다.
   이에 조합은 지난 연말 베트남 투자 및 시장 조사단을 파견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는 보다 적극적인 사업을 전개할 방침입니다. 중국 이후의 시장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시장 조사와 비즈니스 미팅 등 많은 검토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이를 토대로 정부나 지자체와 협력해 현지 전시회 참가나 상담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해 조합이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이 있으시다면?

"조합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산업부 섬유패션활성화 사업의 글로벌 섬유패션 공급망지원사업, 의류생활용 섬유기획 및 개발역량강화사업과 산업용섬유 생산역량강화사업이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사업은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4차 산업 시대의 한국 섬유 재도약 엔진이 될 수 있도록 3D 매칭 시스템을 활용한 마케팅 4.0 기반 구축 사업, 옴니채널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오프라인 마케팅 강화 사업, 한국 섬유산업의 미래 전략 제품인 ICT 섬유제품의 마케팅 기반 구축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 될 것입니다.
 의류생활용 섬유 지원사업은 지속적으로 프리미엄화를 위한 기획지원과 신소재의 브랜딩 지원에 좀 더 비중을 둘 예정이며 수요맞춤형 수혜기업을 확대하여 섬유-패션기업의 상생협력 모델 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패션소재의 감성지수화를 위한 TF팀을 운영하여 제조혁신에 따른 패션산업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우리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산업용 섬유 사업으로는 국내 통계기반 구축을 위한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생산기업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산업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수출 활성화를 위한 해외 비즈니스 플랫폼 개척과 수요기업 연계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을 펼칠 계획입니다.
   ICT융합 전자섬유 분야는 중간재와 완제품 지원으로 이원화하여 핵심기업 20개사를 육성지원하고 지속적인 협의체 운영을 통해 섬유기업과 전자기업 등의 이업종 협력을 통한 효율적인 개발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핵심적인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중동 전문 수출업체인 ㈜성광의 대표로서 대중동 수출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해 주신다면?

 “중동시장은 전통적으로 우리 업계의 중요한 직물시장입니다. 블랙직물과 화이트직물 등 그들의 전통 의상의 소재를 많은 우리 기업들이 수출해 왔습니다. 저는 지난해 두바이를 방문했고 이어서 이란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참가해 현지에서 오더를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란은 중동에서 이집트와 더불어 인구 8,000만명이 넘는 큰 시장입니다. 그들은 신뢰관계를 중요시해 비즈니스 관계를 가지려면 상당 기간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이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과거 일본을 넘어 섰듯이 중국을 제치고 현지 시장에서 가장 큰 공급자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와 성향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지에 찾아가는 것은 물론 그들이 한국을 직접 찾을 수 있도록 조합도 중동시장 확대를 위하여 기능성 개선 상품개발 지원 사업을 확대하도록 할 겁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 섬유 업계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국내 섬유업계는 그 동안 지속적으로 사업구조 개선과 역량 제고에 각고의 노력을 펼쳐 왔지만 늘 중국 등 경쟁국에 밀리고 한계에 부딪쳐 제 자리 걸음 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에 맞추어 적극적으로 대응해 가야 합니다. 지금 시대는 중소기업들이 더 이상 개별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시장 변화의 폭도 넓고 속도도 빠릅니다.
이에 국내 섬유산업 미들 스트림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차별화 섬유소재 중심의 산업구조로 전환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빅데이타 시스템을 활용해 제품개발에 나서야 합니다. 특히 국내 섬유산업이 특정 시장 중심에서 벗어나고 수출 품목도 다변화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수출환경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조합이 미들스트림을 넘어서 스트림간 협업을 극대화하여 한국의 섬유산업 재도약에 앞장서겠습니다. 국내 섬유직물 수출업체들의 참여와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정리= 김경환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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