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하지 않는 아이템…차별화 전략 필요
생산 캐퍼는 줄이고 마케팅 분야 다변화해야

지난해는 국내 화섬ㆍ교직물의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는 고통스러운 한 해였다. 특히 지난 11월의 재킷용 교직물 오더는 전멸 상태였다.
지난 10~11월 독일 아웃도어 브랜드 ‘J’의 관계자가 방한해 종전 대비 2/3 수준 가격으로 올해 오더 상담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전체 오더의 85%는 대만, 나머지 15%를 국내 업체에 오퍼하는 데 이 가격마저 이토록 떨어뜨렸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
지난해 겨울 불어온 ‘롱 패딩 열풍’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소재 가격이 20% 정도 비싸 별로 득을 얻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겠지만, 주된 원인은 중국 업체 등이 봉제해 완제품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라 현지에서 완사입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며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업체의 소재를 노미네이션하는 사례가 점차 줄고 있다.
앞으로 국내 소재 업체들이 원단을 어느 정도 공급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연사, 염색, 코팅, 워싱 공정 등이 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제직 공정은 오토메이션화가 자리잡아 큰 문제가 없으나, 염색 공정이 원만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데 올해부터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염색 공정 캐퍼가 줄어 비수기에는 가격을 맞추기 어렵고 성수기에는 오더를 모두 소화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이는 반드시 재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를 바라볼 때 긍정적인 이슈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이 하지 않는 차별화 제품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같은 아이템이라면 가격 대비 성능이 월등해야 한다.
화섬ㆍ교직물을 사용하는 우븐 봉제는 주로 중국, 방글라데시, 국내 Y사, K사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중국이 대부분 아이템을 생산하고 있어 점차 비중이 줄고 있다. 그나마 국내 봉제 벤더가 있어서 아직까지 일부 한국 원단이 쓰이는 것이 다행이다. 자라의 경우에도 국내 봉제 벤더인 D사와 M사가 자리잡고 있는 등 앞으로는 ‘봉제 벤더 비즈니스’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어서 국내 봉제 벤더의 활약이 기대된다.
또한 소재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올해 우리 업계의 당면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직물의 경우 전에는 N/C, 메모리 교직물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나일론보다는 폴리에스터가 주로 쓰이고, 메모리직물도 교직보다는 100%가 사용되고 있어 교직물 카테고리가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전문 아이템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돌아 보면, 우리 기업들의 위기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강세에 따라 나타났고, 아마존 같은 온라인 브랜드의 패션 시장 진입으로 심화된 경향이 있다. 물론 이들의 값 싼 제품이 언제까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지 주시해야겠지만, 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몸집을 적절히 줄이고 타깃 방향을 바꿔 이탈리아나 일본 원단 트레이딩 업체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올해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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