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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의류 시장 연 6조억불 ‘포기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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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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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과 미사일 발사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절체절명 상황에서 생뚱맞은 얘기로 들릴지 모른다. 그저 웃고 넘길 수 없는 우리 산업 현장의 현주소를 여과 없이 드러낸 실상을 공감하자는 의도다.
한때 TV 개그 프로에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에서 겪는 설움과 괄시를 풍자한 “한국 사람 참 나빠요”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거꾸로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한국은 지상천국으로 묘사돼 “한국 참 좋은 나라”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국 참 좋은 나라”라는 어느 외국인 근로자의 독백 내용을 잠시 옮겨 본다.

/한국 참으로 좋은 나라다. 오기 전 많은 폐소 빚내서 오길 잘했다. 한국 참으로 외노자에겐 봉인 나라다. 한국 사람들 일하기 싫어하고 게으른 것 같다. 우리나라와 바뀌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눈치껏 일하면 최저임금 받는 나는 평균 월 300만원 인도네시아로 보내니 한국 참 좋은 나라다./

외국인 근로자 “한국 참 좋은 나라” 비아냥

/그런데 내년에 시급 7530원 황홀하다. 설레인다. 조금만 참으면 월 400만원 고국으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힘든 줄 모르고 일한다. 한국 참 좋은 나라다./ 잠자리 제공해주지. 그나마 잠자리 안 좋아 다른 데 간다고 하면 월급 올려주고 숙소도 새로 지어준다. 식사도 최상급으로 준다. 인도네시아선 꿈도 못 꾼다. 가끔 반찬 타령하면 특식으로 준다./
/한국 참 좋은 나라다. 평일에 어영부영 때우다 토요일, 일요일 어차피 갈 곳 없는 우리는 회사에서 시간 때우며 돈은 따따불로 받는다. 한국 참 좋은 나라다/…중략/

생산 현장의 피 말리는 인력난 속에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는 현상을 그들이 조소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해 준 알량한 나라의 엄청난 국부유출을 정치하는 사람은 모른다.
얘기는 다르지만 지난 8월 섬유산업연합회가 올해 섬유의 날을 맞아 정부 포상신청자 심사 위원회를 가졌다. 해마다 포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도 150여 명이 신청해 치열한 각축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이상한 것은 포상 신청자 중 경기지역 섬유 지역 기업인은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었다. 업체 수로는 이미 대구 산지보다 많고 원사 수요도 대구보다 많은 섬유단지 경기도에서 포상 신청자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괴이쩍은 일이었다.
원인을 찾아보고 허탈한 탄식을 떨칠 수 없었다. 국무총리 표창 이상 정부 포상자는 신원 조회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형사 문제가 계류됐거나 처벌받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지 않으면 자격이 박탈된다. 경기 북부에 그 많은 섬유기업인 중 포상 신청자가 없다는 것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 고용으로 벌금을 부과받는 전과자(?)가 많기 때문이다. 내국인은 떡 쪄놓고 빌어도 생산현장에는 오지 않는 씁쓸한 자화상의 한 단면이다. 공장 문을 닫지 않기 위해서는 나중에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합법· 불법 가리지 않고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한국은 참 좋은 나라”라고 비꼬는 외국인 근로자의 독백처럼 산업현장에서 돈보다 더 급한 것이 사람이고 산업은 속절없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16.4%나 껑충 뛰어 시급 7530원으로 오른다. 그다음 불과 2년 후엔 시급 1만원 시대를 받아놓은 밥상이다. 지난번에도 지적했지만 삼성전자 구미공장 생산 현장 근로자 임금은 월 3750달러다. 2만 4000명이 종사하는 베트남 하노이공장 임금은 월 350달러다. 무슨 축지법을 쓰지 않고는 ‘MADE IN KOREA’ 제품은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품질 경쟁력도 어제가 옛날이다. 중국· 베트남산 원사나 원단이 가격만 싼 게 아니고 품질도 더 좋다.
인도네시아산 폴리에스테르 직물은 대구 산지 제품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이 터키시장에서부터 공인돼 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산 화섬사가 전년보다 200% 이상 폭증한 것은 품질 좋고, 값이 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구 염색업계 일각에서 베트남산 니트원단 생지를 대량 들여와 염색가공 후 팔고 있다. 한국산보다 생지값이 야드당 20센트가 싸 10센트는 자신이 갖고 10센트는 수요자에 주니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이 시점에서 섬유산업이 살길을 찾아야 하지만 백가쟁명식 소리만 요란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존 전략에 대한 총론은 있지만 각론이 없다. 중언부언하지만 명제는 자명하다. 능력이 있다면 막차를 타고 해외로 나가거나 아니면 문을 닫거나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국내에서 기업을 유지할 의지가 있다면 스마트 공장으로 변신할 수밖에 없다. 바로 자동화 투자다.
지금 섬유산업현장에는 일단 자동화 설비 개체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최저임금 급상승에 이번 정기 국회에서 본격 다루게 된 근로시간 단축까지 겹쳐 좌불안석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란 메가톤급 악재가 가시화되면서 섬유산업 생산현장에는 야간근무 폐지가 유행되고 있다. 대구 염색공단 내 모 업체는 최근 야간근무 폐지에 따라 직원 45명을 줄였다고 한다. 설비 자동화와 시설을 증설해 주간 근무만으로 생산량을 충당하겠다는 의도다. 인력을 줄인 만큼 자동화 설비로 량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예증으로 최근 경기도 소재 某 연사업체 사장은 최저임금 인상에도 “나는 걱정 안 한다”고 농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는 최근 회사 돈과 개인 쌈짓돈 다 털어 자동화 설비로 개체했기 때문이다. 종전 직원 12명을 3명으로 줄였어도 생산량은 줄지 않고 품질도 유지돼 최저임금 인상 걱정 안한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 섬유산업이 사는 길은 자동화 설비의 스마트 공장뿐이다. 일본의 섬유산업 현장에는 상당수 야간 가동을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자동화· 무인 공장이 늘어나면 고용은 급속히 감소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방대한 세계섬유 의류시장 놓칠 수 없다.

아무튼 우리 섬유산업은 고래 심줄보다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노송(老松)이 무덤을 지키듯 국가 기간산업인 섬유산업이 우리 경제를 지키고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화 설비와 차별화 특화 전략만 강화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리에게는 반세기 동안 쌓아온 섬유산업 노하우가 있다. 200개국 섬유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건 해외에서건 한국인의 경영 능력은 세계 최고다. 사즉생(死則生) 각오로 총력 대응하면 길은 있다.
세계 의류시장 규모는 올해 전 세계 GDP의 2%인 3조억 달러 규모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2025년에는 의류시장 규모가 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4년 기준 6000만 명에서 7500만 명이 원단과 의류· 제화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이 엄청난 규모의 섬유의류제품의 80%가 입고 난 후 매립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매년 5000만 톤 규모의 옷과 신발이 버려지고 있다. (렌징사 분석)
이같이 방대하고 무궁무진한 섬유의류시장을 섬유 패션 강국 한국이 포기할 수 없다. 기업과 정부, 단체, 연구소가 다시 해보겠다는 강한 신념을 공유하며 이 비상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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